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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자전거 미 대륙횡단 청년들, 일본대사관 앞 시위


워싱턴지역 정신대문제 대책위원회와 워싱턴 희망나비 회원들이 22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워싱턴지역 정신대문제 대책위원회와 워싱턴 희망나비 회원들이 22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소식을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입니다. 2015년 시작된 한국 청년들의 위안부 알리기 노력, 일명 ‘트리플 에이 프로젝트’에 참가한 청년들이 워싱턴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스풍경 오디오] 자전거 미 대륙횡단 청년들, 일본대사관 앞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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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백덕열,심용석] "언제 할머니들이 가장 많이 생각나는지 떠올려보면 집회나 성명서를 읽을 때가 아니라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 길을 오를 때 거든요. 정말 힘들잖아요. 많이 힘들 때 할머님들은 이 거보다 힘드셨겠지, / 인권 침해 당하는 일이 있습니다. 공감하신다면 자발적으로 행동해 주세요. 하는 것을 전하는 것이거든요.”

지난 2015년 9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의 성노예로 희생된 위안부에 대해 알리기 위한 `3A 프로젝트’를 처음 시작한 백덕열, 심용석 씨가 `VOA’ 에 밝힌 내용입니다.

두 청년은 당시 섭씨 44도의 무더위와 싸우고, 부상을 당하면서도 미국대륙 6천여 킬로미터를 자전거로 횡단했습니다.

위안부로 끌려갔던 피해자들의 고통을 알리고,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와 인정을 받아내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트리플 A는 `Admit, Apology, Accompany' 즉, 일본 정부의 범죄에 대한 ‘인정’과 ‘사과’, 그리고 이를 받아낼 때까지 자신들이 ‘동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당시 두 청년은 1억 마일 달리기 프로젝트를 언급하며 청년들의 동참을 이끌어낼 각오를 다졌는데요, 두 한국 청년의 의지는 또 다른 청년들의 열정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5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올해로 4기를 맞았습니다.

백석대학교 신학과 백현재 씨와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호준 씨는 3A 프로젝트 4기로 지난 6월 18일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해 22일부터 공식 여정에 들어갔습니다.

지난해 처음 이 프로젝트와 위안부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백현재 씨입니다.

[녹취: 백현재] “저희가 개인적인 목표나 성취보다 책임감을 갖고 임하는 것이기 때문에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나눔의 집을 방문 했었을 때 이용수 할머니, 길원옥 할머니를 뵈었어요. 생각보다는 자신감 있는 모습, 도전이 되었습니다. 아픈 상처인데 전체를 위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우리가 후손으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되겠구나 생각했죠. “

올해 초 군 제대를 앞두고 참가를 신청했다는 이호준 씨는 위안부 문제는 상식의 문제라고 생각했다고 자신이 관심을 갖게 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호준] “잘못을 한 사람과 당한 사람이 있는데, 왜 그 사이에 얽혀있는 문제가 수 십 년이 지나도 안 풀어질까 곰곰히 생각해도 제 상식선에서는 이해가 안갔어요. 그게 제일 컸더 거 같고 ..결정적이었던 것은 1기 만든 형이 학교 선배인데, 학교방송 기자로 취재를 했는데, 마지막으로 했던 질문에 대한 답이, ‘이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군에 있을 때 생각하면서. 20대 뭔가 실천하면 좋겠다 생각했고, 군 복무 시절에 참가 신청했어요. 군대 한 번 더 온다 생각으로 왔던 거 같아요.”

두 청년은 6천 킬로미터의 자전거 미대륙 횡단을 앞두고 국토종주, 매주 70-80킬로미터 자전거타기, 근력키우기 등으로 체력을 다졌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다양한 질문에 답을 찾는 등으로 착실히 준비를 진행했습니다.

출국 두 달 전부터는 크라우드 펀딩 식으로 모금활동을 했는데, 정치적인 시각을 고려해 기업에는 후원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위안부 소녀상이 세워진 캘리포니아 LA글렌데일 시 소녀상 앞에서 출정식을 가진 두 청년은 오는 31일 마지막 일정인 뉴욕 입성을 앞두고 있는데요, 도착하는 도시 곳곳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특히 지난 22일 워싱턴의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에서는 미 주류사회와 일본 정부에 자신들의 시위 목적을 전달했습니다.

한 시간 동안 진행된 시위 내내 굳게 문이 닫혔던 일본대사관 정문을 통과해 성명과 프로젝트 팜플렛을 전달했습니다.

[녹취: 백현재] “정말 바로 들어가자마자 쓰레기 통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이 안에서 한 사람이라도 관심을 갖게 됬다면 그것 또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성명에서 두 사람은 2015년 당시 50명이었던 위안부 생존자 할머니 수가 지금은 27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박근혜 정권 시절 한국과 일본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언급했습니다.

당시 합의는 할머니들을 배제한 채 이뤄진 정치적 합의로 역사를 직시하려는 많은 이들의 노력을 배신했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세 가지 요구사항을 밝혔습니다. ‘일본 정부의 완전한 인정, 공식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과, 범죄의 재발 방지를 위해 동행할 것’ 입니다. 1992년부터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요집회에서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내용이자, 3A프로젝트의 존재 목적인 겁니다.

두 청년은 한국어와 영어로 성명을 낭독했고, 이날 모인 시위 참가자들과 이 내용을 반복해서 외쳤습니다

시위에는 한인 언론과 일본 언론의 취재진들과 워싱턴 정신대 문제 대책위원회(WCCW), 희망나비 회원 등 20여명이 모였습니다.

조현숙 위싱턴 희망나비 대표는 `VOA’에, 위안부 결의가 미 의회를 통과했지만 실제로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현숙] “저희가 HR121이 미국에서 통과된 것이 10년인데, 그 당시에는 관심도 많고 했지만 지금은 열기가 잦아들었죠. 10년 동안.. 그 뒤로 더이상의 큰 액션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 후로 변한 것은 없고, 실질적으로 일본 정부에 큰 영향을 미친 게 아니니까, 지난 10년의 활동을 보면 갑갑하죠..”

조 대표는 워싱턴에 위안부 소녀상을 세우려고 하는데 쉽지 않다며, 2년 전 워싱턴 디씨 정부의 도움으로 임시 제막식을 했지만 그 후로 진전이 없어 소녀상은 있는데 세울 곳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시위에 참가한 두 청년은 이번 여정을 통해 희망과 확신을 얻었다고 밝혔습니다.

두 달 동안 미국인들과 직접 만나 위안부 역사를 알리면서, 민간 차원에서의 활동을 통해 큰 의미와 진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이호준 씨입니다.

[녹취: 이호준] “한국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나라 시민들도 느낄 거라 확신했어요. 제일 기억에 남았던 분은 한 분은 역사 선생님인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저희 프로젝트가 내세우는 기치 세 가지. ‘인정, 사과, 동행’을 알아서 말씀을 해 주시더라고요. 그 때 이 문제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구나. 당연히 인정을 해야 사과로 나가고 사과를 해야 피해자들의 울림에 동행할 있겠구나. 그 말을 하는 선생님을 보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 틀리지 않았구나 확신을 얻었고 ..”

또 다른 미국인은 정부가 하지 못하는 일을 청년들이 하고 있다며 진심 어린 격려를 건넸다고 이 씨는 말했습니다.

3A Project의 인터넷 사회연결망 SNS에는 두 청년과 미국인들과의 만남이 수 십장의 사진과 함께 올라가 있습니다.

4기 3A Project 활동은 SNS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이들은 페이스북에 시카고에서 만난 미국인을 특별하게 소개했습니다.

안토니오 씨는 시카고에서 스페인어를 가르치고 있는데요, 인터넷상의 자전거 동호회에서 우연히 알게 돼 6월 초부터 두 청년을 기다려왔습니다.

시카고에서부터 2주 동안 두 청년과 함께 자전거를 탄 안토니오 씨는 22일 시위에서 자신이 적은 성명서를 별도로 발표했는데요, 위안부 문제는 2차 세계대전 당시의 문제만이 아니고 현재도 벌어지고 있는 여성의 인권 유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안토니오] “My motivation was , When I first heard about the projects, I thought is pretty cool that the riding cross country for..”

안토니오 씨는 위안부 문제도, 장거리 자전거 여행도 처음이라며, 자신의 활동을 통해 피해자 할머니들이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백현재, 이호준 두 청년은 미국인들에게 낯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것이 목적인 만큼 미국 현지인의 동참에 큰 의미를 뒀습니다.

80여일 간의 고된 여정 동안 이 씨는 동부 펜실베이나 주에서 자동차 접촉 사고로 허리를 다쳐 자전거 페달을 밟기가 어려워지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두 청년은 이번 여정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말합니다.

백현재, 이호준 씨입니다.

[녹취: 백현재] “할머님들이 이 문제에 대해 가슴아프지만, 이 문제를 맞서서 일본정부에 대항하시고 밖르올 나오시는 모습으로 용기를 얻었습니다. 저희도 이 문제가 세계인들에게 공론화가 되고, 한일 양국간 문제로 좁혀지지 않고, 인권의 문제로 알려지고 해결되기까지 청년들이 노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녹취: 이호준] “관심만 갖고 있다가 실천에 옴긴 것이 첫 걸음이니까 저 스스로도 용기가 생겼고. 포기하고 싶었을 때도 포기 안 한 이유는...할머니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싶어서 온 것이라서. 한국에 돌아간다고 해도. 이 경험을 되살려서 아무래도 조금 더 청년들에게 호소할 목소리가 강해지지 않았다. 생각합니다. 꾸준히 목소리를 내는 피해자 할머니들이 있었기에 저희가 여기서 힘차게 달리고 있다고 생가하기 때문에 제가 더 동참할테니까. 같이 나가는 걸로. 함게 하겠습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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