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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풍경] 미국 내 한인 여성의 탈북 학생 사랑


지난 31일 워싱턴 D.C.의 링컨기념관 앞에서 미 해병대(USMC)의장대의 사열행사가 열리고 있다.

한 주 간 북한 관련 화제성 뉴스를 전해 드리는 ‘뉴스 풍경’ 입니다. 미국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이 한국 내 탈북자 학생과 단체를 미국에 초청했습니다.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스풍경 오디오] 미국 내 한인 여성의 탈북 학생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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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음: 미 해병 의장대 사일런트 드릴]

지난달 31일 저녁 7시 워싱턴 시내 링컨기념관. 미 해병대(USMC) 의장대의 사열행사가 열렸습니다.

관중들은 침묵 속에 거행되는 이 행사를 숨죽여 지켜봤는데요, 일렬로 선 의장대는 총을 수직으로 던져 회전시켰다가 다시 흐트러짐없이 총을 잡고 자세를 갖춥니다.

파도가 일듯 총들이 솟구치는데, 순간 총구가 바닥으로 곤두박질하는 예기치 않은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관중들은 사뭇 놀랐지만 다른 해병이 총을 떨어뜨린 해병에게 다가가 원래 위치를 갖추도록 돕습니다.

모든 동작은 흐트러짐이 전혀 없었고, 관중은 이런 모습에 오히려 감동을 받는 표정이었습니다.

관중에 섞여 사열 행사를 관람하던 탈북자는 북한 같았으면 용서가 안 되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입니다.

[녹취: 권류연] ”북한 같았으면 용서가 안 되거든요, 행사가 끝나면 그 사람은 그냥 정치범이예요. 중대한 행사에서 총을 잘 못 건드렸다 아니면 떨궜다면 그 사람은 행사 끝나면 바로 총살감이예요. 야만인 나라예요. 거기는. 그런데 여기는 다시 할 수 있게끔 기회를 주잖아요. 그 순간 아 저 사람 죽었구나 생각했는데..”

의장대 사열 행사는 한 시간가량 진행됐는데요, 한국에서 온 탈북자들은 미국이 강대국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탈북자들은 사열 행사가 끝난 뒤 한국전쟁 기념공원과 베트남전쟁 기념비 등 링컨기념관 주변의 전쟁기념공원을 둘러보며 사진 촬영을 하는 등 의미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14일까지 3주 일정으로 워싱턴을 찾은 방문객들은 한국 내 탈북자지원 민간단체 사단법인 ‘큰샘’에 소속된 탈북자들입니다.

2013년 출범한 사단법인 큰샘은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의 방과후 학습지도 프로그램 운영을 주요 활동으로 삼고 있으며, 탈북자 자녀들이 정규교육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원어민 교사와 학생들의 영어교실 운영은 한국 주요매체들이 주목할 만큼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큰샘의 미국 방문은 지난 1월부터 두 차례 이뤄졌습니다. 자원하는 학생들에 한해 항공료는 개인이 부담하지만 미국 체류기간 중 비용은 전액 프로그램을 주관하는 측이 부담합니다.

미 동부 버지니아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지순자 씨가 지난 해부터 구상했던 일을 올 1월부터 시작한 겁니다.

지순자 씨는 6년 전 탈북자단체와 인연을 맺게되면서 탈북자들에 관심을 두게 됐습니다.

기독교 민간단체에서 일하는 지순자 씨는 무엇보다 부모없이 고아원에서 자란 자신의 개인적인 사연이 이런 활동을 하게 된 동기 중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지 씨는 한국 경기도 수원의 한 고아원에서 2살이 채 안됐을 때 미국인 부모에게 입양됐다고 말했는데요, 자신의 정체성과 탈북자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순자] “since I was an orphan in Korea, it’s like my life was different because someone found me…”

한국에서 고아로 자란 자신을 미국인 양부모가 입양해 삶이 바뀌었지만 북한에서 태어난 고아들은 그런 기회조차 없다며, 자신이 미국에서 얻게 된 것들을 한국과 북한의 불우한 어린이들에게 나누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지 씨는 무엇보다 자신과 탈북자들은 공통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순자] “even though they moved they escaped North Korea, and they live somewhere else, they didn’t forget North Korea..”

자신이 늘 한국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 탈북자들도 떠나온 북한을 잊지 않고 살아가며 고향을 향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지 씨는 자신이 만난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을 돕는 마음과 노력이 매우 강하다며 그런 점에 마음이 끌렸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탈북자 초청 프로그램은 ‘미국문화 경험하기, 영어와 친해지기’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는데요, 미술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 방문, 미국인 가정 홈스테이, 영어 일기쓰기가 주요 일과입니다.

2013년 가족과 함께 한국에 입국한 중학교 2학년생 강 모 양은 지난 8일 동안 방문한 곳들 가운데 미술관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미술관에서 본 그림들에 대해 얘기하면서, 자신이 촬영한 수 십 장의 사진 중 하나를 소개했습니다.

[녹취: 강 모양] “제가 좋아하는 것은 풍경화라서 풍경화 위주로 봤는데, 이 작품인데 보면 되게 빛도 잘 그리고 자세히 그려서 인상깊었어요. 대단한 거 같아서.. 이렇게 잘 못 그리니까. 벌레같은 것도 그려놨는데, 섬세한 것까지 다 그리는 사람 같아서 인상깊었어요.”

심리상담자가 꿈인 강 양은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이 궁금하다며, 청소년 자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 모양] “자기 인생을 포기한 거 잖아요. 저는.. 살았으면,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

미국은 거리가 복잡하지 않고 사람들이 매우 친철한 점도 인상적이라며 미국에서 알게 된 한인 학생 자매와의 만남도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백화점에서 자신의 취향을 적극적으로 물어보며 마음에 드는 옷을 살수 있게 도와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는 겁니다.

강 양은 매일 저녁 지순자 씨가 영어 일기를 점검해 준다면서, 3주 후 영어 실력이 조금은 늘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은 15명인데요, 한인 대학생 데빈 리 양은 여동생과 함께 참여하고 있습니다.

데빈 양은 방송 미디어를 통해 느꼈던 북한 사람과 직접 만난 탈북자는 많이 달랐다며, 평범하고 편안한 보통사람라는 것이 새로웠다고 말했습니다.

데빈 양은 탈북자들이 겪은 일들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이들이 자유를 향해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이 존경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 풍선보내기, 쌀과 USB 보내기 등 대북 정보 유입 활동에 참여하며 탈북 학생들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 큰샘의 박정오 대표는 미국 경험이 탈북 학생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정오] “얘들 자체가 힘들게 왔지만, 마음대로 여권 받아서 자기 돈으로 갈 수 있는 나라 가고, 미국을 주적으로 알았는데 와서 보니까, 아닌 거예요. 남을 배려해주고. 깨끗하고 …보면 아이들이 이렇게 잘 살려면 영어를 배우고 그 나라도 전통하면 살아가기 쉽다는 걸 애들이 느낄 거예요. 통일이 되면 북한에 친구들에게 전수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권류연 큰샘 방과후 교실 원장은 지순자 씨가 자비를 들여 탈북 학생들에게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 준 것에 크게 감사하고 있었습니다.

[녹취: 권류연] “와보니까 정말 아이들한테는 큰 공부가 되더라고요. 1월 달에 온 학생 중에 한 명이 왔다 가더니, 수업 시간에 업드려서 공부하기 싫어했는데, 외국인과도 대화 하더라고요. 3주가 짧다면 짧지만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걸 알았어요. 순자 씨에게 미안한 거 있어요. 아이들 원하는 것 다 해주려고 하고 감동이 있어요.”

권 원장은 한국 내 탈북 학생들에게 이런 지속적인 도움이 제공된다면 더 넓게 세상을 보는데 큰 힘이 될 거라며, 이런 기회는 축복이라고 말했습니다.

지순자 씨와 탈북자들은 남은 일정 동안 쉐난도우 국립공원, 미 의회 빌딩, 동물원 등을 방문합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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