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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북한 석탄 반입 관련 '세컨더리 보이콧’ 엇갈린 평가


북한 나선 항에 수출용 석탄이 쌓여있다. (자료사진)
북한 나선 항에 수출용 석탄이 쌓여있다. (자료사진)

북한산 석탄이 한국에 반입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이 적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이조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이번 사건에 연관된 한국 기업이 세컨더리 제재를 적용 받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제재 위반은 어디까지나 위반”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녹취:클링너 선임연구원] “I don’t think that’s right. If it’s a violation, it’s a violation...”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상 금수품목인 북한산 석탄을 반입하고 거래 대부분에 달러를 사용했다면 엄연히 유엔과 미국 제재를 위반한 것으로, 미국은 그 대상이 한국 기업이라도 규정에 따라 세컨더리 제재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한국으로 반입된 석탄이 북한산인지 사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돼야 미국의 세컨더리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지난 10일 한국 관세청은 북한산 석탄 반입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미국의 독자제재인 세컨더리 보이콧은 제재 위반이 반복적으로 행해지고 관련국에서 조치가 없을 때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미 정부는 사건 초기부터 공조해 왔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 하원 외교위원회 법률 자문관을 지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산 석탄임을 암시하는 단서들이 있었다며, 한국 정부와 관련 발전업체, 그리고 은행들은 제재 위반 가능성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스탠튼 변호사] “There are things that they should’ve seen. Number one, the coal was anthracite coal. China doesn’t export anthracite coal. Russia does export anthracite coal. But, the country in that region that has the most anthracite coal for sale is North Korea. But, this coal was selling at a substantial discount, which was a red flag…”

석탄이 수분과 발열량이 낮은 무연탄이라는 점, 그리고 이 석탄이 시장 가격보다 상당히 낮은 가격으로 판매됐다는 점은 북한산 석탄임을 경고하는 ‘적신호’였다는 겁니다.

또한 문제의 석탄이 주로 북한산 석탄을 밀반입하는 항구들을 통해 들어온 점과 여기에 사용된 선박이 북한 선박 네트워크에 연결됐음을 암시하는 패턴으로 운항된 점도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각국 정부는 제재 시행과 관련해 법적 책임을 다할 의무가 있는데 한국 정부는 최소한 이런 책임을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유엔과 미국은 관련 발전업체와 은행들이 제재 위반 가능성을 사전 인지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녹취:스탠튼 변호사] “I think that there are thing that the US law enforcement and the UN panel of experts can investigate and should investigate, and the fact that the South Korean government denies it, it’s not persuasive to me.”

아울러 미국은 이번 사건에 연관된 러시아 홈스크 항과 나훗카 항에서 들어오는 선박에 대한 검열 강화 조치를 적용할 수 있다며, 한국의 평택과 포항도 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조지타운대 교수는 미국의 세컨더리 제재 적용이 가능한 상황이라면서도, 현재로서 미국은 한 발 물러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녹취:브라운 교수] “I mean it’s possible, but it would be a big mistake I think on our side because basically they would be saying that South Korean government can’t do its own job…”

한국은 북한과의 지리적 근접성 때문에 대북제재에 취약할 수 밖에 없으며, 제재 집행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한국 정부가 자체 조치를 취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다만, 한국이 북한산 석탄을 반입한 선박 4척에 대해 입항금지 처벌을 내린 것은 현재로선 충분하지 않은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브라운 교수] “I would argue that South Korean government needs to set up a very high bar…”

미국의 제재를 비롯해 모든 대북제재는 결국 한국을 위한 것인 만큼 한국이 주도적으로 제재 시행과 처벌 기준을 높게 설정해야 국제사회의 모범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만약 충분한 시간이 지난 뒤에도 한국 정부가 독자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한국에 많은 압박을 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과거 미국과 중국 정부는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중국 은행들을 처벌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한 사례들이 있다며 미국과 한국도 이런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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