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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바흐 위원장, 대북제재 예외요청 UN 거부에 '유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3월 평양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지난 3월 북한 방문을 마치고 스위스로 돌아가는 중 바흐 위원장은 북한의 올림픽 출전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오른쪽)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지난 3월 평양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지난 3월 북한 방문을 마치고 스위스로 돌아가는 중 바흐 위원장은 북한의 올림픽 출전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엔 안보리가 북한에 스포츠 장비를 반입할 수 있게 해달라는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의 요청을 거부하자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실망감을 나타냈습니다. 스포츠를 통한 화합 노력에 제동이 걸렸다는 주장입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으로 스포츠 장비를 이전하려던 IOC의 시도가 유엔에 의해 제동이 걸리자,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바흐 위원장은 9일 발표한 성명에서, 유엔의 결정으로 전세계 스포츠 선수들이 함께 모여 이해와 우정을 증진하려는 IOC의 임무를 완수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IOC의 요청은 매우 제한된 일부 선수들에 한해 운동 장비 반입 제한을 완화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이를 거부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IOC는 스포츠를 통해 한반도 주변의 평화와 화해에 계속 기여할 것"이라고 바흐 위원장은 말했습니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3일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에 대북제재 예외 요청 서한을 보냈습니다.

북한 선수들이 올림픽을 준비하고 역량을 갖춰 참가할 수 있도록 스포츠 장비 반입을 허용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레크레이션 스포츠 장비'는 유엔 안보리가 2016년 3월 채택한 대북결의 2270호에 따라 제재 대상 사치품으로 분류돼 반입할 수 없습니다.

IOC는 지난달 31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도 제재 예외 요청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매우 한정된 숫자의 선수들을 위한 장비 제공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해달라는 요청으로, 이들이 다음 올림픽 경기에 출전 자격을 갖추고 참가할 수 있게 하려는 취지였다는 설명입니다.

“The request for exemption was confined to equipment for a very limited number of athletes so that they can prepare to qualify and participate in upcoming Olympic Games.”

그러면서 전 세계 선수들이 배경이나 국적과 관계없이 공정하게 경쟁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IOC의 역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It is the role of the IOC to ensure a level playing field for athletes from around the world regardless of their background or country of origin.”

유엔 대북제재위는 지난 2월 한국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북한 선수들에게 장비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제재 예외를 허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IOC는 이번 요청에도 같은 결과를 기대했던 겁니다.

일부 국가에선 긍정적인 기류도 있었습니다.

유엔 총회 의장을 맡고 있는 미로슬라프 라이착 슬로바키아 외무장관 측은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에 상당한 진전이 이뤄져야만 제재가 해제될 수 있다는 데 완전히 동의한다면서도, IOC의 요청을 진심 어린 것으로 간주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선수들이 올림픽 경기를 준비하고 자격을 갖춰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도우려는 목적이며, 이런 움직임이 신뢰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지난달 말 일부 언론들이 미국의 반대로 IOC의 제재 예외 요청이 거부됐다고 보도했고, 유엔 측도 최근 VOA에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영국 대표부의 매튜 무디 대변인은 3일 이메일 답변에서 IOC 위원장이 스포츠 장비 이전을 허용해 달라며 1718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재 예외’를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지만, 미국이 그 요구를 지지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따라서 이는 '제재 예외' 요청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무디: 유엔 안보리 대변인] “I can confirm that fact. The President of the IOC wrote to the Chair of the 1718 Committee to request sanctions exemptions for the transfer of sports equipment. The US did not support that request. That means the exemption has not been granted.”

안보리의 제재 이행을 감시하는 대북제재위는 안보리 15개 이사국으로 구성돼 있으며, 모든 조치는 이사국의 전원 동의가 필요합니다.

국무부는 지난달 28일 미국이 IOC의 요청을 거부했느냐는 VOA의 질문에, 대북제재위원회가 비밀리에 심의한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유엔 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대북 제재의 완전한 이행에 합의했다면서 안보리가 이 같은 약속을 지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이 같은 입장은 북한의 비핵화 이행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최근 '대북제재 주의보'를 발령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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