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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관리들 “비핵화 협상, 교착 속에서도 진전 가능성”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기념촬영 행사에서 대화하고 있다.

미국의 전직 당국자들은 교착 상태인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진전 국면으로 전환될 조짐도 엿보인다고 내다봤습니다. 정상 간 서한이 오가고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의 방북 가능성이 제기되는 건 답보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조율 과정이라는 진단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현재의 미-북 협상을 교착 국면으로 규정했습니다.

[녹취:와일더 전 보좌관] “I think that the North Koreans have indicated very strong interest in having a peace treaty, and the United States is saying that a peace treaty is not possible unless we have a plan forward on the denuclearization program. So, we are at an impasse…”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와일더 전 보좌관은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평화협정을 강력히 원하는 반면 미국은 비핵화 계획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라며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미국과 북한은 비핵화와 제재 완화 사이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최근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비핵화와 제재 이행을 강조한 반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쌍방의 동시 행동을 강조하며 먼저 움직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6일 미국이 “단계별 동시 행동원칙을 외면한 채 강도적인 ‘선 비핵화’ 주장만을 고집함으로써 양국관계를 교착상태에 빠트리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그러나 오히려 긍정적인 신호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며 섣부른 판단을 경계했습니다.

무엇보다 폼페오 장관의 추가 방북 가능성을 시사한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녹취:와일더 전 보좌관] “I thought that was a very interesting statement. I think what the administration is saying is if Kim will talk about a denuclearization plan, then the United States will begin to talk about the end of the war. So, I actually see underneath the rhetoric an opportunity to move the discussion forward on both sides…”

이런 발언은 김정은이 비핵화 계획에 대해 얘기할 의향이 있다면 미국은 종전에 관한 얘기를 시작할 수 있다는 의미로, 미-북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라는 진단입니다.

앞서 볼튼 보좌관은 7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폼페오 장관이 북한으로 돌아가 김정은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또 북한이 일부 미군 유해를 송환하고 미-북 정상 간 서한이 오가고 있는 움직임들은 비록 협상 과정이 더딜지라도 아직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은 아니라는 신호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소음이 생길 때 실제로는 진전을 위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도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와일더 전 보좌관] “Sometimes, when you have noise like this, it conceals actual attempts at moving forward…”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면서도 진전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it would be very interesting to see whether North Korea agrees to receive Pompeo because the condition for the Pompeo’s trip would be to meet with KJU…”

폼페오 장관이 다시 북한을 방문해 이번엔 김정은에게 직접 제시할 새로운 제안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선언을 대가로 북한에 요구하는 새로운 제안을 폼페오 장관이 김정은에게 제시할 경우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를 벗어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폼페오 장관이 준비한 새로운 제안은 지난 1일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 대한 응답격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폼페오 장관의 추가 방북이 성사될 지 전망은 불투명합니다.

폼페오 장관의 추가 방북 가능성이 거론된 건 협상이 진전될 수 있는 기회로 볼만한 대목이지만, 북한의 의지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는 진단입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북한이 비핵화 로드맵에 동의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는 한 폼페오 장관의 방북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I don’t think he is going back unless he has a very solid indication that the North is going to agree on roadmap for denuclearization…”

아울러 북한이 폼페오 장관을 초청한다면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 협의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폼페오 장관의 방북 조건은 김정은과의 만남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북한이 과연 동의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급한 건 북한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the question in my mind is that how long Kim Jong Un will tolerate the current situations…”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위험을 줄이고 미군 유해 일부를 돌려받는 등 싱가포르 회담을 큰 성과로 평가하며 현 상황에 매우 만족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북한과 타협할 이유가 없지만, 북한은 상황이 다르다는 겁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싱가포르 회담 이후 북한은 중국, 러시아 덕분에 어느 정도의 제재 완화는 받았지만 충분한 제재 완화를 이끌어내지 못했고 미국과 평화협정이나 관계정상화와 같은 원하는 목표에 진전을 보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 핵 특사.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 핵 특사.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도 답보 상태를 벗어나려면 북한이 먼저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갈루치 전 특사] “It’s not a terrible picture. I think that one of the things that we might worry about is that we are on something of a plateau with no testing. But, that’s not good enough because I think all of us believe that, unless there is some evidence to the contrary, the North Koreans are still building nuclear weapons, they are still producing fissile arm materials…”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실질적인 진전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북한은 충분한 핵 실험을 했기 때문에 실험을 중단한 것이지 핵,미사일 개발은 계속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어 비핵화에 관한 실질적, 그리고 정치적 진전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북한이 미국의 제재 압박을 비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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