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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동서남북] 미-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회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며 왼손으로 단독회담장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매주 월요일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미-북 정상회담은 한반도 냉전구도 해체의 획기적 계기가 될 전망입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70년 간 계속된 미-북 적대관계를 공존과 평화 관계로 바꾸기 위한 첫 걸음을 뗐는데요. 미-북 관계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미-북 정상회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회담’ 그 자체입니다.

이번 회담은 미국과 북한의 현직 최고 지도자가 사상 최초로 얼굴을 맞대고 핵 문제와 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를 논의한 최초의 미-북 정상회담이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70년 간 계속된 적대와 대결의 미-북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지난 70년 간 적대관계였던 양국이 이제 대립관계를 끝내고 정상화의 길, 정상적인 국가관계를 수립할 수 있는 첫 발걸음을 뗐다고 볼 수 있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5시간 가량 회담 끝에 만들어 낸 6.12 싱가포르 공동성명이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발표된 공동성명은 모두 4개항으로 돼 있는데, 비핵화는 3항에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고만 돼 있을 뿐 구체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그 동안 언론에 자주 등장했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즉, CVID도 없고, 핵 폐기 기한도 없고, 핵탄두와 미사일을 반출해 폐기한다는 내용도 없습니다.

그러나 6.12 공동성명은 미국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직접 만나 담판을 벌인 끝에 합의한 내용을 자신의 손으로 서명한 정치적 문서입니다.

따라서 비핵화 내용이 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나 2005년 9.19 공동성명 보다 부족할지 몰라도 그 정치적 비중은 훨씬 크다고 워싱턴의 북한 전문가인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Absolutely, two leaders come together that did not happen before…"

또 공동성명에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해서 비핵화 합의가 아예 안 이뤄졌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회담이 끝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미사일 엔진 실험장을 파괴할 것”이라며 “신속히, 많은 사람을 동원해 핵 시설을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한이 오랫동안 요구해 온 미-한 군사훈련의 중단 방침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과 조치는 공동성명에 담길 정도는 아니지만 미-북 정상이 비핵화 문제를 상당히 구체적으로 논의했으며, 일련의 주고받기 협상이 이뤄졌음을 의미합니다.다시 강인덕 전 장관입니다.

[녹취: 강인덕]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안 하겠다고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했으니까, 반드시 북한도 그 대가를 얘기했겠죠, 아마도 ICBM이나 제조 시설이나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얘기했을 겁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정상회담 자체가 지닌 정치적 상징성입니다. 불과 10개월 전만 하더라도 미국과 북한은 그야말로 전쟁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고 ‘북한 완전파괴’를 위협했습니다.

그러자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미치광이 늙다리’라고 부르며 자신의 책상 위에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핵 단추가 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미국은 11월 항공모함 3척을 동해에 투입해 군사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그야말로 전쟁 일보 직전이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에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3번의 악수와 5시간에 걸친 단독, 확대정상 회담, 그리고 오찬을 함께 하며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이런 변화에 대해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미국과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직접 나서서 군사적 충돌 대신 평화와 공존을 선택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녹취:켄 고스] ”Shift toward engagement…”

이번에 채택된 공동성명은 90% 이상을 미-북 관계 개선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우선 성명은 전문에 이번 회담이 역사상 처음 열린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상회담’이라며 이 회담이 두 나라 사이에서 수 십 년에 걸친 긴장과 적대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여는 `획기적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동성명 4개 항목 중 3개항은 미-북 관계 개선 노력을 담고 있습니다. 1항에서 미국과 북한은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두 나라 국민들의 염원에 따라 새로운 관계를 마련한다고 돼 있습니다. 또 2항은 미국과 북한이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들고, 4항은 북한 내 미군 유해 송환을 약속하고 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싱가포르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백악관 방문 초청을 수락했다며, 자신도 적절한 시기에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트럼프] "I also inviting Chairman Kim to White House…"

이는 북한 비핵화의 진전 여하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2차,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래리 닉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 연구위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닉쉬] "Another meeting either in Washington or Pyongyang…"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 발언도 주목할 만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모두 4차례 공개 발언을 했는데 한결같이 ‘발목을 잡는 과거 청산’ ‘오늘을 기회로 거대한 사업 시작’ ‘역사적 만남에서 새로운 출발’처럼 과거의 냉전구조 청산과 개방,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모두발언 내용입니다.

[녹취: 김정은]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은 아니었습니다.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우기도 했는데 우린 모든 것을 이겨내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전문가들은 곧 시작될 미-북 후속 비핵화 회담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마이크 폼페오 미 국무장관이 참여할 비핵화 협상에서 검증 문제와 구체적인 비핵화 시간표 등이 마련되면 대북 제재 해제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핵 폐기가 시작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고 김정은 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2차, 3차 미-북 정상회담, 그리고 연락사무소와 상주대사관이 설치되는 국교 정상화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후속 비핵화 협상이 검증 문제 등을 둘러싸고 삐걱거릴 경우 미국은 미-한 군사훈련을 재개하는 것은 물론 미-북 관계가 또 다시 도발과 제재라는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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