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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들 “미북 정상회담, 비핵화 세부사항은 후속 협상에 넘길 것”


지난 25일 한국 서울역 대기실에 설치된 TV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란히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 서울역 대기실에 설치된 TV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란히 나오고 있다.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북 정상회담이 당초 일정대로 열리더라도 후속 논의를 위한 예비회담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북한의 비핵화 방식과 속도, 이에 대한 보상을 2주일 안에 결정하기 힘든 만큼, 핵폐기 원칙에 합의한 뒤 본격 협상은 차후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미-북 회담이 당초 일정대로 다음달 12일 열릴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구체적 비핵화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What we don’t know of course is whether the summit will achieve very much because it’s unlikely that the US and North Korea will agree to any major elements of the disarmament plan in such a short period time…”

미국과 북한이 짧은 시간 내에 핵 폐기와 관련한 핵심 사안들에 합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회담은 (핵 폐기에 관한) 일반적 원칙이 담긴 선언이나 성명 발표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으며, 구체적 비핵화 내용에 관한 ‘진짜 협상’은 다음달 12일 회담 이후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도 미국과 북한, 한국 모두가 원하는 만큼, 미-북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높지만 당초 예정됐던 대로 다음달 12일에 열릴지 아니면 다소 지연될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갈루치 전 특사]”The only deal that the United States will make I think that President Trump, Secretary of State…”

1994년 미-북 제네바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대표를 지낸 갈루치 전 특사는 비핵화가 이번 회담의 의제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이지만, 핵 폐기의 속도와 보상 시점에 관한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에 회담이 지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그리고 존 볼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성공으로 간주할 유일한 합의는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핵무기 개발 역량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형태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도 비핵화가 미-북 회담의 의제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며 그렇지 않다면 회담 개최 가능성은 매우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 방식과 속도, 그리고 무엇이 보상으로 제공될 것인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 안전 보장에 관한 것은 이미 상당 부분 다뤄졌다고 밝혔습니다.

[녹취:스나이더 선임연구원]”For the North Koreans, how can we assure them that we are not trying to change their regime…”

남북한은 이미 판문점 선언을 통해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기로 합의했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도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점을 거듭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해, 갈루치 전 특사는 일괄타결 방식으로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갈루치 전 특사]”It would seem implausible to me that the North Koreans would make such a dramatic move…”

북한이 단계적 보상 없이 한 번에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기 때문에 신속하게 이뤄지는 단계적 비핵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입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들어선 일괄타결 방식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깨달은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도 북한이 한 번에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요구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The only approach towards denuclearization is step by step, incremental, stretched out over a very long period time…”

장기간에 걸쳐 ‘행동 대 행동’으로 이뤄지는 단계적 방식만이 비핵화를 향한 유일한 접근법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도 이런 단계적 방식이 성공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세이모어 전 조정관] “But to work out the details of that, in particular to work out the verification measures...”

검증을 포함해 단계적 방식에 관한 세부 내용을 조율하는 것은 매우 어렵고 긴 협상이 될 것이기 때문에, 모든 단계적 조치를 협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조치들에는 모두 국제 사찰단의 포괄적 접근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하는데 북한은 이를 받아들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갈루치 전 특사는 비핵화 조치에 대한 보상 시점은 미국이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에 따라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녹취:갈루치 전 특사]”It depends on what you’re having in mind for offering something in return…”

제재 완화나 평화협정 체결, 또는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해주는 식의 보상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는 반면, 25년 전 미국이 북한에 약속했던 것과 같은 경수로 건설 지원과 같은 보상은 8~10년 정도 걸릴 것이란 설명입니다.

또한 양측에 대사관을 두는 식의 관계 정상화와 같은 보상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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