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억류 유조선, 중국 회사가 운영...북 유류취급 항구에선 선박 움직임 활발해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도쿄 MOU) 자료에서 확인된 코티 호의 운영회사 정보. 다롄 그랜드 오션 쉬핑 매니지먼트의 주소지가 중국으로 나와 있다. 사진 출처 =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 웹사이트.

북한에 유류를 공급한 선박이 잇달아 억류된 가운데 이들 선박의 실제 운영회사는 모두 중국에 주소지를 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류 저장소가 있는 북한의 항구에서는 선박의 활발한 움직임이 관측됐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최근 한국 정부가 억류한 ‘코티(KOTI)’ 호의 소유회사는 ‘다롄 그랜드 오션 쉬핑 매니지먼트’입니다.

‘VOA’가 ‘아태지역 항만국통제위원회(도쿄 MOU)’ 자료를 살펴본 결과 코티 호는 파나마 깃발을 달고 있었지만, ‘다롄’이라는 이름에서 볼 수 있듯 운영주가 중국회사였습니다.

실제로 다롄 그랜드 오션 쉬핑은 주소지가 랴오닝 성 다롄 중산 구였으며 전화번호와 팩스 번호 역시 중국의 국가 번호인 ‘86’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한국과 중국 등 회원국 항구에서 무작위로 안전검사를 실시하는 항만국통제위원회는 각 선박의 등록자료를 확인하는데, 이 때 운영 회사의 명칭은 물론 국제해사기구(IMO) 번호와 주소, 전화번호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도 함께 노출됩니다.

코티 호는 지난달 22일 한국 평택 항에 억류될 때를 비롯해 지난달 17일 중국 웨이하이 항에서 검사를 받을 당시에도 다롄 그랜드 오션 쉬핑이 운영 회사라는 사실을 확인했었습니다.

다롄 그랜드 오션 쉬핑은 코티 호를 비롯해 최소 5척의 선박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중 코티 호와 글로벌 드림 호, 코야 호는 파나마 선적이었고, 페이스 호와 킴벌리 호는 홍콩 깃발을 달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회사는 제 3국에 선박을 등록하는 `편의치적' 방식으로 소유 선박들을 운영해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 정부에 억류된 또 다른 선박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 역시 홍콩 깃발을 달았지만 실제 회사는 중국 본토에 주소지를 두고 있었습니다.

항만국통제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의 운영회사는 ‘라이트하우스 쉽 매니지먼트’로 주소는 광둥성 광저우 판위 구였습니다.

‘VOA’는 항만국통제위원회에 기재된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한 남성과 연결이 됐지만 이번 사안과 관련한 답변을 받진 못했습니다.

유류 운반선인 코티 호와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는 공해상에서 북한 선박 등과 만나 정유 제품을 넘긴 혐의로 한국 정부에 억류돼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는 지난 10월 북한 선박 ‘삼정 2’호에 정유제품 600t을 건넸으며, 코티 호는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와 항적이 유사해 유류 거래 여부를 의심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관영 환추시보는 지난 31일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는 타이완 기업이 임차한 선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문제의 선박이 중국 회사의 소유인 점은 인정하지만, 불법 행위에 가담한 건 타이완 기업이라는 겁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타이완 정부는 라이트하우스 윈모어 호가 타이완 소재 기업인 빌리언스벙커 그룹이 임차해 사용하고 있었지만 이 그룹은 마샬 제도에 등록돼 있다고 해명한 상태입니다.

안보리는 지난 9월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통해 공해상에서의 선박간 환적을 금지했고 같은 결의를 통해 북한에 판매한 정제유에 상한선을 부과하는 한편, 양과 금액을 매달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지난 10월 북한의 유류 운반선 ‘례성강 1’ 호가 공해상에서 다른 선박과 맞댄 상태에서 유류로 추정되는 제품을 옮겨 싣는 모습을 포착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북한으로 유류제품이 공급된 의혹은 점점 짙어지는 상황이지만 1일 현재 안보리에 대북 정제유 공급양과 금액을 보고한 나라는 하나도 없습니다.

유류 저장소가 모여 있는 북한 남포 항을 찍은 위성사진. 왼쪽부터 차례대로 지난달 11일과 19일, 27일, 31일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붉은 원으로 표시된 지점에 있던 선박이 사라지기도 하고, 반대로 나타나기도 한다.
유류 저장소가 모여 있는 북한 남포 항을 찍은 위성사진. 왼쪽부터 차례대로 지난달 11일과 19일, 27일, 31일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준다. 붉은 원으로 표시된 지점에 있던 선박이 사라지기도 하고, 반대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유류 저장소가 있는 남포 항에서는 배들의 움직임이 관측돼 해상 유류 거래와의 연관성 여부가 주목됩니다.

‘VOA’가 위성사진 서비스 업체 ‘플래닛(Planet)’을 통해 남포의 유류 저장소와 인접한 항구의 지난달 11일과 19일, 27일, 31일의 위성사진을 살펴본 결과 최소 4척의 선박이 입항과 출항을 한 흔적이 포착됐습니다.

11일 사진엔 비어 있던 지점에 19일 약 80~90m로 추정되는 선박이 등장했고, 27일엔 같은 자리에 길이가 더 짧은 선박이 들어섰습니다.

또 31일 사진에선 새로운 선박이 들어선 모습이 포착됐는데, 이 선박은 다른 선박에 맞댄 형태로 정박해 있었습니다.

유류 저장소가 모여 있는 북한 남포 항을 찍은 지난해 10월8일 위성사진(왼쪽부터)과 같은 달 13일, 24일, 27일 위성사진. 붉은 원으로 표시된 지점에서 선박이 드나드는 모습이 관측된다.
유류 저장소가 모여 있는 북한 남포 항을 찍은 지난해 10월8일 위성사진(왼쪽부터)과 같은 달 13일, 24일, 27일 위성사진. 붉은 원으로 표시된 지점에서 선박이 드나드는 모습이 관측된다.

공해상에서 유류 제품을 옮겨 실은 것으로 전해진 지난해 10월에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10월 8일 이 지역을 찍은 위성사진에는 약 90m의 선박이 정박해 있었지만, 19일에는 해당 자리가 비어있었습니다. 그러다 24일 이 자리가 다시 채워졌다가 3일만인 27일엔 다시 빈 자리가 됐습니다. 다만 27일 사진에는 새로운 선박이 또 다른 자리에 정박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물론 선박의 움직임만으로 실제 유류 거래나 대북제재 결의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순 없습니다. 특히 이들 선박이 북한 내부 운송 등에 동원됐거나 유류와 상관 없는 물품을 실어 날랐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그러나 북한의 석탄 항구들에서 최근 선박의 정박과 출항이 크게 줄어든 점과 비교한다면 분명 대조되는 모습입니다.

해당 항구에는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7개의 유류 저장 탱크가 있었지만, 이후 숫자가 꾸준히 늘어나 현재는 12개가 만들어진 상태입니다.

또 항구의 선박 접안 시설도 계속 확충돼 선박 여러 대가 동시에 정박할 수 있는 지금의 모습을 갖췄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