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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중국, 대북 석유 공급 중단할까?


지난 2016년 3월 북중 접경지역 두만강 유역에서 화물차들이 북한 남양시와 중국 투먼 통상구를 잇는 다리를 건너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6년 3월 북중 접경지역 두만강 유역에서 화물차들이 북한 남양시와 중국 투먼 통상구를 잇는 다리를 건너고 있다. (자료사진)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북한의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이후 미국은 중국에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을 발사하자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당국자들이 일제히 중국에 대해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발사 당일인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중단을 요청했습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대사도 이날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북한 핵 개발의 주 동력은 원유라며 중국에 공급 중단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녹취: 헤일리 대사] “Major supplier of that oil is China. In 2003, China actually stopped the oil to North Korea, soon after North Korea came to the table.”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도 30일 중국에 대북 원유 공급을 완전히 차단하지 않더라도 부분적으로 제한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틸러슨 장관] “I think the Chinese are doing a lot. We do think they can do more with the oil and we’re really, um, asking them to please restrain more of the oil-not cut it off completely. That was the most effective tool, the last time the North Koreans came to the table was cutting the oil off.”
이어 H.R.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 매일 커지고 있다"며, 중국이 독자 제재를 통해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전면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맥매스터 보좌관] “Getting the sanctions that we need 100% cut off I think be appropriate at this point, the president believes that.”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의 핵심 당국자들이 한 목소리로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촉구하는 건 북 핵 문제가 새로운 한계 상황에 돌입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로 북한은 미국 전역을 미사일 타격권에 넣게 됐습니다. 남은 것은 화성-15형에 핵탄두를 결합해 실전배치 하는 일뿐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몇 달 안에 핵 개발을 막지 못하면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해 존 맥로린 전 미 중앙정보국(CIA)국장대행도 최근 `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국을 공격을 능력을 갖추면 미국은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존 맥로린] "I think it is hard for United States.."

게다가 원유 공급 중단 외에 실효성 있는 대북 제재 수단도 별로 없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2006년 대북 결의 1718호부터 올해 채택된 2375호까지 모두 9차례 대북 결의를 채택했습니다.

그 결과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인 무기와 석탄, 철광석, 섬유 수출이 금지됐고 해외 노동자 송출도 힘들어졌습니다. 따라서 남아 있는 제재 카드는 원유 공급 중단이라고 서울의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말합니다.

[녹취: 양무진] ”미국이 직접 북한을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소진됐기 때문에 중국을 대북 압박 제재에 동참, 심화시키기 위한 수단일 수도 있고…”

중국은 현재 북한과 국경을 마주 한 단둥에서 길이 30km의 지하송유관을 통해 평안북도 백마리에 있는 봉화화학공장에 원유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제공된 연간 50만t의 원유를 정제해 군사, 교통, 발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국에너지 경제연구원의 김경술 연구위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김경술] "단둥에서 신의주 봉화화학공장이라는 정유공장까지 송유관이 묻혀있는데, 조-중 우호송유관이라고 하는데, 과거에는 원유를 100만t이상 보냈는데 지금은 50-55만t을 해마다 공급하고 있습니다.”

봉화화학공장에서 정제된 휘발유와 디젤유 등은 주로 군부와 정부 기관에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밖에도 북한은 유조선을 이용해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수 십만t의 휘발유와 디젤유 등을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합니다. 무엇보다 대북 송유관 꼭지를 잠글 경우 북한경제가 붕괴돼 전략적 자산을 잃게 된다는 겁니다.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중국은 이미 인도적 이유를 들어 대북 원유 공급을 줄일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China already made clear that they not turn off oil…”

기술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중국이 북한에 공급하는 원유에는 파라핀 성분이 많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송유관을 일시적으로 막을 경우 원유가 굳어져 원유 공급을 재개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김경술 연구위원은 말했습니다.

[녹취: 김경술] ”중국 대경 유전에서 나오는 원유에는 워낙 파라핀 성분이 많아서 수송하다 중단되면 응고된다고 합니다. 재가동하려면 용해제를 투입해 파라핀을 녹여야 하는데,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한편 중국은 북한에 제공하던 휘발유와 항공유 등 정제유 수출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가 한국무역협회의 10월 북-중 교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10월에는 중국의 대북 정제유 수출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앞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달 20일 북한에 휘발유 부족 현상이 생기고 있으며 정제유 수입이 유엔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중국이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할 경우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올 것인가 여부입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20년 간 핵 무력 완성을 위해 전력을 기울여 온 점을 들어,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감수하더라도 핵 개발을 계속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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