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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CVID 강조하며 '북 핵 용인론' 일축하는 미국


북한이 지난달 29일 새벽에 실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 모습을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새벽에 실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 모습을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공개했다.

미국 국무부는 핵 보유국 인정 문제를 놓고 북한과 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주장을 일축한 것이지만, 미국 내 일각의 `북 핵 용인론’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건 미국 정부의 일관된 입장인데요. 왜 새삼 이런 점을 강조한 건가요?

기자) 북한이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 받아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데 뒤이은 주장입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 측 주장에 대해 묻는 질문에 “미국의 정책은 매우 분명하다”며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바꾸지도, 되돌아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서도 공동성명 등을 통해 이런 입장을 확인했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문재인 한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일련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 핵 불용’ 원칙을 거듭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이 기회 있을 때마다 이런 원칙을 확인하는 건, 북한의 비핵화가 대북 제재와 압박의 이유임을 강조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 내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북 핵 용인론’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북한이 최근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이런 주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가령 `뉴욕타임스’ 신문은 `북한에 관한 7가지 중요한 진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은 이제 핵 국가’라며, `북한의 핵 지위를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 외에 옵션이 거의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른 매체들에도 북한의 핵 보유는 기정사실이라는 견해가 실리고 있습니다.

진행자) 전직 고위 관리들 중에서도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지요?

기자) 네, 이들의 주장은 `북한의 핵 포기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평가를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실을 인정하고 추가 핵 개발과 사용, 확산을 막기 위한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진행자) 어떤 사람들이 이런 주장을 펴고 있는 겁니까?

기자) 윌리엄 페리와 로버트 게이츠, 척 헤이글 등 전직 국방장관들과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마이클 모렐 전 중앙정보국 국장대행도 6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바랄 수 있는 최선은 북한과 협상해 북한의 전략무기 프로그램들을 우리가 참고 살아갈 수 있는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중국에서도 관영매체가 이런 주장을 제기한 것으로 압니다.

기자) 네. 영어로 발행되는 `차이나 데일리’ 가 지난달 30일 사설에서 이런 주장을 폈는데요, 이 신문은 “이제 핵을 보유한 북한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거나, 가장 나쁜 시나리오(전쟁)의 방아쇠를 당기는 쪽으로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영국의 `더 타임스’ 신문은 지난 3일 중국 전문가와 서방 외교관들을 인용해, 중국 내에서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받아들이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중국에 촉구하면서 한국과 일본 등의 핵무장 가능성을 거론한 건 이런 기류를 의식한 것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이 예민하게 여기는 사안을 지적해 대북 추가 행동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맥매스터 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중국의 대북 압박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 자신의 국가이익을 위해서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이 북한의 핵 보유를 반대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한국과 일본, 타이완 등 주변국들의 핵 개발을 촉발할 것이란 우려 때문임을 겨냥한 겁니다.

진행자) 미국은 줄곧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의 핵 폐기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결국 미-북 간 대화나 협상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미국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을 선언하고 이를 이행하면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고 있지는 않지만, 비핵화가 대화의 목표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핵 보유국 인정을 대화의 조건으로 주장하는 한 양측의 대화는 시작 자체가 어려울 전망입니다.

한반도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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