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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트럼프 방중, 추가 대북압박 유도에 초점 맞춰야”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양자회담을 가졌다.
지난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 양자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특히 중국과 어떤 대북 해법을 도출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대북 원유 공급과 북한 노동자 문제에 대한 중국의 행동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면서도 중국의 보복을 불러올 지나친 조치엔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김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내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의 대북 압박에 전례 없는 협조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반응 속도를 문제 삼았습니다.

[녹취: 보니 글레이저 연구원] “I think that China is moving in the right direction but not necessarily doing enough, quickly enough because the threat from North Korea is accelerating very quickly”

중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매우 빨라진 북한의 위협에 상응하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또 압박 내용 면에서도 보강할 측면이 많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녹취: 글레이저 선임 연구원] “China could restrict the export of a crude oil to North Korea which it has not yet been willing..."

대북 원유 수출을 제한하지 않았고, 북한 노동자를 추방하지도 않았으며, 북한과 거래하는 은행과 기업을 전면적으로 제재하지도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따라서 오는 8일부터 2박3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기간 동안 이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That China has moved more in the direction of cooperating with US but it's not enough yet ..."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지도부를 만나 원유 공급과 노동자 문제 등과 관련해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반도 문제에 극도로 예민해 하는 중국의 전략적 한계 역시 인정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부차관보를 지낸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석좌연구원은 한반도에서 혼란이나 전쟁을 촉발시킬 만큼 대북 압박 강도를 높이지는 않겠다는 게 중국의 여전한 셈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롬버그 연구위원] “I still believe that China's overall strategic assessment is that causing chaos..."

글레이저 연구원도 대북 압박이 북한 정권의 붕괴나 경제적 불안정으로 이어지길 원치 않는 중국 정부의 오랜 입장을 중국의 접근법이 극도로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들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중국에게 아직까지 더 중요한 것은 미국과 협력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북한이라는 안전지대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they worry that if they go as far as the United States wants them to that North Korea will collapse so from..."

따라서 북한이 더 이상 전략적 자산이 아니라는 걸 중국에 설득시키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중국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과 관련해서는 엇갈린 제안을 내놨습니다.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개인과 기업, 은행 등을 제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상기시키며,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를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돈세탁에 연루된 뱅크오브차이나 등 중국의 대형 은행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해 미국 금융시스템으로의 접근을 차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고든 창 변호사] “Very simple one, we can enforce US law against Bank of China and other Chinese Banks..."

이 같은 조치로 미국 또한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지만, 중국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기 위해 미국도 피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반면 와일더 전 보좌관은 중국 대형 은행에 제재를 가하는 것을 ‘핵무기’에 비유하면서, 현재로선 이런 무기를 사용할 때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think hat's a nuclear weapon to be honest with you and I don't think we're at that point there..."

중국이 미국에 협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고, 이처럼 강력한 방안은 중국 경제뿐 아니라 미국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매우 신중히 결정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명단에 더 많은 중국 기업과 은행, 개인을 올리는 것이 현재로서는 가장 큰 압박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글레이저 선임연구원도 중국 대형 은행을 제재하면 예상치 못한 결과가 따를 수 있다며 훨씬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습니다.

[녹취: 글레이저 선임 연구원] “There are risks in sanctioning very large Banks I think that the Trump Administration will have to take that into account……”

미국이 북한 문제와 미-중 무역 문제를 연계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습니다.

[녹취: 고든 창 변호사] “I think certainly it will help and it can help. The issue here is going to be how determine Trump is and can he convince the Chinese that he's serious…”

고든 창 변호사는 중국이 두 나라 사이의 무역 불균형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강한 의지를 확인한다면 중국의 계산도 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도 결국은 김정은 정권의 생존보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이어 중국이 북한 정권의 붕괴를 더 우려하는 건 여태껏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그러나 양국간 무역을 고리로 한 이 같은 전략은 중국의 보복을 불러와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역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녹취: 와일더 전 보좌관] “I think direct linkages are a very tricky thing to do because then the other side can link other issues..."

미국이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하면 중국은 타이완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은 별개의 사안을 연계해 중국을 압박하기 보다 한반도 미래에 대한 공동의 이해를 발견해 공조를 강화하는 것을 보다 현명한 방안으로 제시했습니다.

윤 선 스팀슨센터 선임연구원은 각국 간 얽힌 복잡한 이해 관계에도 불구하고 결국 중국의 대북 접근법은 김정은의 행동에 달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또다시 도발할 경우 19차 당대회 이후 권력을 공고화한 중국이 북한에 더욱 강한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는 분석입니다.

와일더 전 보좌관도 중국이 북한의 최근 핵실험 등으로 인한 방사능 낙진 문제에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대기권 혹은 수중 핵실험 등으로 도발할 경우 이를 국내 문제로 인식해 대북 압박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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