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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개성공단 기업들 "북한, 무단사용 말아야"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11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개성공단 무단 가동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문창섭 공동위원장, 신한용 대표위원장, 정기섭 공동위원장.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북한 정부에 기업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들은 ‘VOA’에 사유 재산을 북한 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용하고 몰수한다면 북한 스스로 경제성장의 길을 막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이 개성공단을 일방적으로 재가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한국의 입주기업들 사이에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성명을 발표하고, 북한 정부에 개성공단 투자 자산의 무단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개성공단 투자 자산은 남북한 당국으로부터 정당한 절차와 승인을 얻어 투자와 경영을 합법적으로 보장받은 기업의 자산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무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북한은 앞서 대외선전매체들을 통해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당당한 모습을 언급하며, 공장들이 더욱 힘차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었습니다.

이는 사실상 개성공단을 일방적으로 재가동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한국에서 반발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은 ‘VOA’에 “북한 정부가 기업의 자산에 손을 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정태 회장] “우리가 상 관례에 따라 개인과 개인이 잘못돼 남의 것을 손댈 수는 있지만 하나의 국가인데 정부가 자기 나라에 진출한 기업의 재산을 함부로 손대는 것은 국제관례상도 맞지 않고 온당하지 않은 일이다.”

과거 평양에도 공장을 세웠던 김 회장은 북한 정권의 움직임은 사실상 재산을 몰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북한의 번영과 미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정태 회장] “우리가 한반도 미래를 내다볼 때 결국 언젠가는 남북한이 함께 번영하려면 거기 가장 큰 매개체는 기업의 진출인데, 민간 경협이거든요. 근데 이 민간 경협에 투자한 개인 기업의 재산을 손댔을 때 이제는 앞으로 아무리 좋은 정책을 갖고 기업을 유치한다 해도 우리뿐만 아니라 제3국의 기업들도 북한에 대한 불신 때문에 진출이 안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자기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막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그 점을 북한 정부가 알아야 된다는 것이죠.”
실제로 남북한이 체결한 투자보장합의서는 투자자의 자산을 국유화하거나 수용하면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은 특히 지난 2013년 6개월여 동안 폐쇄됐던 개성공단 정상화에 합의하며 발표한 5개 항의 합의서에서 “개성공단 투자 기업들의 투자 자산을 보호”하고 “국제적 수준의 기업활동 조건을 보장”한다고 명시했습니다.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 역시 투자자의 재산을 국유화하지 않으며 부득불 국유화할 경우 사전 협의가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도 앞서 북한이 개성공단의 공장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면 이는 북한법과 남북 간 합의에 위배되는 것이라며, 재산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었습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개성공단 무단 가동의 진위를 확인하고 시설물 유지관리와 보존 대책 마련을 위해 방북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VOA’에, 폐쇄가 장기화되면서 기계 등 시설물 손상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옥성석 부회장] “이미 기계는 많은 손상이 왔을 겁니다. 곰팡이도 피고. 우리도 화장실이나 수도 같은 것도 계속 사용하지 않으면 다 녹슬어 버리잖아요.”

옥 부회장은 지난 2013년 공단이 6개월 폐쇄됐을 때도 기계 손상이 컸었다며, 최소한 관리 차원에서 남북한 당국이 기업들의 방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옥성석 부회장] “지금 당장 가동을 안 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언젠가 가동을 할 테니까 시설물 유지라도 해보자. 이를 위해 남북 간 당국이 만나서 얘기하는 것은 나쁜 것은 아니다.”

옥 부회장 등 일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도 공장을 세워 가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어 소통과 품질관리, 운반비, 인건비 등 여러 측면에서 볼 때 여전히 개성공단 만한 곳이 없다고 지적합니다.

옥성석 부회장은 북한 정부가 이런 개성공단의 강점을 고려해 국제관례를 존중하고 전향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옥성석 부회장] “나는 북한이 정말 앞으로 개성공단 재가동 의지가 있고, 꼭 한국뿐 아니라 제3국이 북한에 투자하더라도 투자가의 지위를 인정하고 보장해주는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에 우리가 시설물 점검을 위해 가는 부분에 대해 북한이 승인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나는 상식적으로 북한이 승인을 안 해줄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에 대해 11일 정례브리핑에서 기업들이 방북 요청을 할 경우 “여러 상황을 고려해서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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