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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포트] "북한 고위급 인사, 압박국면 위기 의식 반영"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가 평양에서 진행됐다고 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왼쪽부터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상임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박봉주 내각총리,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단행한 고위급 인사는 국제사회의 전례 없는 압박 국면을 자기 사람들로 돌파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병진 노선' 고수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해 기존의 정책이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영권 특파원이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지난 7일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핵심 보직에 대한 인사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최룡해는 이번 인사에서 당 중앙군사위원과 당 부장까지 꿰차 당과 내각, 군대를 모두 아우르는 김정은 시대의 핵심 실세임을 과시했습니다.

만 30세로 알려진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은 당의 주요 정책결정 기구인 정치국 후보위원에 임명됐습니다.

또 홍영칠 당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 핵·미사일 개발에 기여한 핵심 실세 등 부부장급에서 실무를 담당했던 관리들이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 올랐습니다.

북한이 7일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명단을 노동신문 3면에 게재했다.
북한이 7일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발표한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명단을 노동신문 3면에 게재했다.

한국 통일부는 8일 북한의 이번 인사를 “고령자 세대교체”로 평가했습니다. “김정은이 현 국면을 심각하게 인식”해 “돌파를 위한 인적 개편 측면의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또 리용호 외무상 등 외교와 경제 분야 인물들을 정치국 위원에 선임한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으로 인한 고립을 탈피하고 자력갱생에 매진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 역시 정부와 비슷한 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행정대학원장은 9일 ‘VOA’에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대응해 장기적 대비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남성욱 원장] “본인 집권 6년 차를 맞아서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느낀 거죠.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문제를 푸는 게 장기적으로 갈 것이다. 경제 제재가 계속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경제 제재가 하루아침에 해결될 것은 아니고. 결국은 핵 개발은 지속되고 경제 제재는 계속됨으로써 인민들의 생활이 어렵다. 그럼 이런 험난한 시대를 견디기 위해서는 역시 사람이 중요하다. 그래서 아버지 때 임명된 사람들의 물갈이가 필요하다”

남 원장은 대표적인 예가 김 씨 정권의 선전선동 기획가였던 김기남 대신 최휘 함경북도 당 부위원장을 당 부위원장과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기용해 “선전선동의 새로운 피를 수혈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제재 시대에 주민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새로운 선전선동가를 포진시키는 한편 당 군수공업부의 홍영칠과 유진 등 핵·미사일 개발을 담당했던 실세들을 당 중앙위에 기용해 기존의 정책을 계속 추진하려는 의도란 겁니다.

또 최룡해를 당 중앙군사위원에 올려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군의 견제 균형을 맞추고, 미국과의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기 위해 리용호 외무상을 정치국 위원에 임명해 위상을 높였다는 분석입니다.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국제사회의 전례 없는 초강력 제재에 대한 북한의 위기감이 이번 인사에 중요하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녹취: 정성장 실장] “북한이 이 시점에 갑자기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개최한 데는 지난 9월 3일 6차 핵실험 뒤 국제사회의 전례 없는 초강력 제재가 북한에 큰 위기감을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이번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서 북한의 대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그런 자립경제 방향을 제시했고요. 그런 차원에서 당 중앙위 지도부도 대폭 개편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 중앙위원 부위원장 9명 가운데 3분의 2인 6명, 18명으로 추정되는 당 중앙위 전문부서 부장 중 39%에 해당하는 7명, 당 중앙군사위 12명 중 위원장을 제외한 11명 가운데 36%인 4명이나 바뀐 것은 국제사회의 제재에 대한 위기 의식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정 실장은 특히 북한이 8일 김정일 총비서 추대 경축 행사에서 김영남-최룡해-박봉주-황병서 순으로 호명해 최룡해와 황병서의 순서를 바꾼 것은 고립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경제 관리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인사 개편이 실질적인 정책 변화와 성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인사가 대결구도를 지속하겠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전망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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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박형중 선임연구위원] “핵 개발 노선을 지속하기 위한, 주변국가와의 대결을 지속하는 데 대한 적절한 준비를 하겠다는 노선이기 때문에 북한 내부적으로는 지금보다 과거 2012~2016년보다 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인민에 대한 통제가 더 심해지고 경제적으로도 조금 더 어려워질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남성욱 원장은 북한의 이번 인사와 김정은 위원장의 발언들은 “핵과 미사일 시대에 인민들의 허리띠를 더 졸라매자는 의미”라며 “북한 주민들 입장에서는 전혀 친화적인 발표로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남 원장은 특히 김정은 시대에는 과거와 달리 인물들을 통해 정책을 전망하는 게 큰 의미가 없어졌다며, 이번 인선이 큰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남성욱 원장] “옛날에는 인물을 통해 정책을 봤는데, 김정은 시대에는 인물을 통해 정책을 보기는 어려워졌어요. 결국은 미국의 경제 제재 속에 (새) 고난의 행군 시대에 체제가 온전하게 존립하기 위해서는 좀 더 새로운 인물의 발굴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이번 인사 개편을 했고 결국은 이게 하루아침에 끝날 게 아니다. 약간의 장기전에 대비하는, 또 핵·미사일 개발 실무진도 건재하고. 그래서 이제는 어떤 인물이 온다고 해서 그 사람의 탄력성과 자유재량이 굉장히 크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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