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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트럼프 대통령의 전임정부 대북정책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25년 간 북한에 수 십억 달러를 제공했을 뿐 얻은 건 아무 것도 없다”는 건데요, 한반도 주요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윤국한 기자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먼저, 지난 25년 간 북한 핵 문제에 관한 미국과 북한 간 합의가 몇 차례나 있었나요?

기자) 미-북 양자회담 외에 6자회담에서의 합의까지 합해서 모두 네 차례였습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의 제네바 기본합의, 조지 부시 대통령 재임 때인 2005년 6자회담에서의 9.19 공동성명 채택과 2007년 2.13 합의, 그리고 바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2.29 합의 등이 그 것인데요. 대체로 북한이 핵 활동을 중단하는 대신 미국이 식량과 에너지 등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행정부에서 물려 받은 대북정책이 `엉망이었다’고 여러 차례 비난했는데요, 사실을 정확하게 반영한 건가요?

기자) 현재의 북 핵 위기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심각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큰 틀에서 틀리지 않는 주장입니다. 북한은 현재 6차례의 핵실험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까지 두 차례 실시한 상태이며, 결국 미 본토를 핵.미사일로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진행자) 결국 북한이 합의를 어기거나, 또는 미국이 방치한 상태에서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해 왔다는 건가요?

기자) 사안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상황이 빚어졌습니다. 제네바 합의는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핵 개발 계획을 비밀리에 진행 중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2002년에 붕괴됐고, 2005년의 9.19 합의와 2007년의 2.13 합의는 북한의 핵 신고 내용에 대한 검증 문제를 둘러싼 견해차로 좌초됐습니다. 전체적인 양상을 보면, 북한의 도발과 제재, 협상, 합의, 그리고 합의 파기와 도발의 악순환이 계속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전임 행정부 시절에도 미국 내에서는 북한과의 합의 무용론이 제기됐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어렵게 이뤄 낸 합의가 계속 깨지니까 그런 목소리가 나왔던 게 사실입니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 2012년의 2.29 합의를 들 수 있는데요. 당시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이 합의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그리고 미국의 대북 24만t 식량 지원을 맞바꾸기로 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후 불과 16일 만에 장거리 로켓을 발사해 합의는 없던 일이 돼 버렸습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이 일로 대북 강경파들로부터 큰 비난에 직면했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지난 25년 간 북한에 13억5천만 달러를 제공했다는 주장은 사실인가요?

기자) 미국은 북한과의 합의 대가로, 또는 대북 협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식량과 에너지 등을 지원해 왔는데요.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지난 4월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 액수가 13억5천만 달러라고 밝혔습니다. 틸러슨 장관이 언급한 액수는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CRS) 자료를 인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CRS에 따르면 미국은 1995년부터 2008년 사이 북한에 식량과 에너지 지원 명목으로 약 13억 달러를 지출했습니다.

진행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전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속 비난하는 이유를 어떻게 봐야 하나요?

기자) 북한의 핵무기를 근본적으로 폐기하는 합의가 아니면 관심이 없고, 또 핵 폐기를 이유로 북한에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지도 않겠다는 뜻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행정부들에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어정쩡한 미봉성 합의를 했기 때문에 현재의 북 핵 위기가 초래됐고, 따라서 자신은 북한과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고, 합의를 위해 대가를 지불하지도 않을 것임을 강조한 것입니다.

진행자) 그런데, 미국과 북한이 대화할 때는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있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06년인데요, 그 해 7월에 대포동 2호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데 이어 10월에는 1차 핵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이 때는 9.19 합의에도 불구하고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미-북 간 갈등이 고조돼 있던 상황입니다. 북한은 이후 6자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2008년 말부터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을 계속하면서 핵.미사일 질주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한반도 주요 현안을 알기 쉽게 설명해 드리는 `뉴스 해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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