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 풀려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는 북한 당국의 강요 때문에 자신에 대한 범죄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임 목사는 앞으로 전세계 탈북자들을 돕는 활동을 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임현수 목사는 27일 캐나다 국영 `C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 있을 때 전혀 자유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세 대의 카메라로 자신을 감시했고, 2시간 마다 2명의 경비원이 교대로 자신을 감시하는 등 24시간 감시를 당했다는 겁니다.
임 목사는 또 겨울철에 과수원에서 구덩이를 파는 중노동으로 2개월 만에 체중이 23kg이나 빠졌고, 숨을 쉴 수가 없었으며, 손을 들어올릴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임 목사는 북한에 있을 때 범죄 혐의를 인정한 것도 북한의 강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자들이 사람들 앞에서 해야 할 말을 써주었고, 자신은 거기에 따랐을 뿐이라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목사는 지금 북한에 대해 분노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임 목사는 북한에 대해 화가 나지 않느냐는 질문에 “절대 그렇지 않다”면서 “나는 그들을 용서하고 사랑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이 경험을 통해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습니다.
임 목사는 자신의 석방 배경을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면서도 석방될 때 북한에 억류됐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가 숨졌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 일이 자신의 석방에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석방 대가로 지불한 돈이 있느냐는 물음에 절대 없었다고 대답했습니다.
임 목사는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것인지는 지금으로서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언젠가 북한이 초청하면 망설이지 않고 북한으로 갈 것이라며, 하지만, 캐나다 정부의 법과 정책을 준수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정부가 허가하지 않으면 가지 않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임 목사는 앞으로 교회로 돌아가 선교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많은 탈북자들이 북한을 탈출해 캐나다를 비롯해 전세계에 흩어져 있다며, 이들을 돕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임 목사는 많은 기도 모임이 있고, 캐나다와 한국에 대규모 기도 운동이 있다며, 많은 일들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임현수 목사는 지난 1997년부터 18년 간 북한을 100회 이상 드나들며 북한 주민들을 위해 대규모 인도주의 지원 사업을 하다가 2015년 초 라선지역 방문 중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이후 지난 2015년 12월 북한 당국으로부터 국가전복 음모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 지난 9일 병보석으로 풀려났습니다.
임 목사가 북한의 감옥에 수감돼 있던 31개월은 외국인으로는 가장 오랜 기간입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