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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임현수 목사, 북한 억류에서 석방까지…31개월 만에 찾은 자유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지난 2015년 7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임 목사는 9일 전격 석방됐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가 지난 2015년 7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임 목사는 9일 전격 석방됐다.

북한은 9일 관영매체 보도를 통해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를 병 보석으로 석방했다고 밝혔습니다. 31개월 만에 자유를 찾은 임현수 목사의 북한 억류에서 석방까지를 김현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지난 2015년 1월 말 인도주의 사업을 위해 방북한 임현수 목사는 1월 31일 라진에서 평양으로 들어간 뒤 연락이 끊겼습니다.

한 달 넘게 연락 두절 상태에 있던 임 목사가 북한에 억류된 사실은 캐나다 정부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연락이 두절된 지 33일 만인 3월 5일, 임 목사의 억류 사실을 알고 있으며 캐나다 영사들이 임 목사 가족을 접촉해 필요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아무런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억류 6개월째인 7월 30일 임 목사를 카메라 앞에 처음 세웠습니다.

[녹취: 임현수 목사] “제가 저지른 가장 엄중한 범죄는 북한의 최고존엄과 체제를 중상모독하고 국가전복 음모 행위를 감행한 것입니다.”

임 목사는 이날 평양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역죄를 저질렀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억류 외국인을 공개 석상에 내세워 허위 자백을 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임 목사 가족은 이후 11월 13일 북한 정부에 보내는 첫 공개성명을 통해 “온정을 베풀어 임 목사를 석방해 가족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간청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북한 당국은 한 달 뒤인 2015년 12월 16일 임 목사에게 종신형을 선고했습니다. 북한이 외국인에게 선고한 최고형이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6일 최고재판소에서 특대형 국가전복 음모 행위를 감행한 캐나다 목사 임현수에 대한 재판이 진행됐다”며 “재판에서는 피소자 임현수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이 언도됐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검사는 이날 재판에서 임 목사가 특대형 국가전복음모 행위를 했다며, 과거 임 목사의 선교집회 강의 영상을 증거자료로 직접 제시했습니다.

[녹취: 임현수 목사-우리민족끼리 동영상 중] “정권을 잡고 있는 극소수의 사람! 그건 아주 악입니다. 악 자체에요. 악한 영들인데… 텔레비전에서 보여주는 평양의 쇼 하는 모습은 10%도 안 되는 모습을 겉으로만 보시는 거고, 아주 공포정치가 돼 가지고 점점 더 심해집니다.(중략) 그래서 이제는 복음의 씨앗을 뿌리기만 하면 이제 (북한 주민들이) 교회에 나올 수 있는 모든 준비들이 돼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캐나다 정부는 북한의 무기노동교화형 선고에 “경악한다”고 밝혔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임 목사에게 종신형이 선고되고 이틀 뒤인 12월 18일, 캐나다 외교관과 임 목사와의 첫 면담이 이뤄졌습니다.

세계적인 청원운동 웹사이트인 change.org에는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과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임 목사 석방 노력을 호소하는 캠페인이 펼쳐졌습니다.

캐나다 외무부 당국자들은 이듬해인 2016년 2월과 12월 북한을 방문해 임 목사를 영사접견 했습니다.

캐나다 정부는 당시 임 목사 문제에 적극 관여하고 있으며 영사 관리들이 임 목사의 석방을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임 목사 억류는 미국인으로 최장기를 기록한 케네스 배 씨의 억류기간을 훌쩍 뛰어넘어 외국인으로는 최장기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트뤼도 총리의 특사단이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임 목사 석방 여부에 관심이 쏠렸습니다.

북한은 대니얼 장 캐나다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뤼도 총리의 특사로 방북한 지 하루 만인 9일 임 목사를 석방했습니다.

31개월 만에 다시 찾은 자유였습니다.

VOA 뉴스 김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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