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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적십자회담 제안도 무응답…"'한국 소외' 우려"


북한이 한국 정부가 제의한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회담 요청을 끝내 외면했다. 냉랭한 분위기 속에 지난 21일 서울 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 신청 접수처 입구가 한산한 모습이다.

한국 정부는 군사당국 회담에 이어 적십자회담 제안에도 아무런 응답을 내놓지 않은 북한에 호응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한국 내 일각에선 북한의 잇단 도발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한국 정부의 태도를 국제사회가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측의 군사당국 회담 제안을 무시했던 북한이 적십자회담을 열자는 한국 측의 또 다른 제안에 대해서도 끝내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한국 정부가 지난달 17일 적십자회담과 군사당국 회담을 북한에 제안했지만, 북한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1일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군사분계선상 적대행위 중지를 위한 군사당국 회담을 지난달 21일에, 그리고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이달 1일에 열자고 각각 제안했습니다.

통일부는 남북이 7·4 공동성명과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등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인도적 문제와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간 협력을 재개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1일 북한의 호응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통일부 이유진 부대변인입니다.

[녹취: 이유진 부대변인 / 한국 통일부] “우리 정부는 북한이 우리 제안에 호응해 나오기를 촉구하는 바이며 앞으로도 이산가족 문제 등 인도적 문제와 군사적 긴장 완화 문제의 해결을 위한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북한의 잇단 대형 도발에도 한국 정부는 대화와 제재를 병행한다는 전략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통일부를 방문한 제임스 최 주한 호주대사와 만나 북한의 도발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고 제재와 대화의 병행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내에선 북한의 도발이 미국의 인내한계선을 의미하는 이른바 ‘레드 라인’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 정부의 북한과의 대화 노력이 국제사회의 외면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자칫 한반도 문제에서 한국 정부가 배제되는 이른바 ‘코리아 패싱’ 현상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매봉통일연구소 남광규 소장입니다.

[녹취: 남광규 소장 / 매봉통일연구소] “지금은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제재나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공개적으로 자꾸 대화와 협력을 얘기하는 것은 사실 바람직하지 않죠. 그런 것 때문에 한국이 논의에서 소외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을 한국 정부가 자초하는 측면도 있다고 보여집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ICBM급 미사일 발사로 근본적인 판이 바뀌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가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자유한국당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서면브리핑에서 문재인 정부는 군사회담 제의에 북한이 미사일 도발로 답했는데도 여전히 베를린 구상을 포기하지 않은 채 대화의 창구가 닫혀있지 않다며 북한의 향후 행보를 속단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화 일변도가 아니라 대화와 제재 병행임을 분명히 했다며, 최근 북한에 제안한 회담은 전략적 수준의 북 핵 대화와는 무관한 군사적 긴장 완화와 인도적 차원의 대화라는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 동국대 북한학과] “임박한 남북 사이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긴장 완화 조치, 이른바 전술적 차원에서의 긴장 완화 조치에 한정한 대화였지 전략적 수준에서의 북 핵 대화를 얘기한 것은 아니었거든요.”

한국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어떤 경우에도 북한과 대화한다는 베를린 구상의 원칙에 대한 근본적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북한 도발과 정세 변화에 따라 제재와 대화 중 방점이 찍히는 부분이 달라질 수 있지만 대북정책의 원칙이 자꾸 바뀌면 국민 불안만 가중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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