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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언론 '웜비어 죽음에 경악...공세적 대북정책 요구 높아질 것'


지난해 3월 북한 최고재판소가 억류 중인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운데) 씨에게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했다. 웜비어 씨는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미국에 송환됐고, 엿새만에 숨졌다.
지난해 3월 북한 최고재판소가 억류 중인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운데) 씨에게 국가전복음모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했다. 웜비어 씨는 지난 13일 혼수상태로 미국에 송환됐고, 엿새만에 숨졌다.

미국 언론들은 북한에 억류됐다 귀국 직후 사망한 웜비어 씨의 죽음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미 행정부와 중국 정부에 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언론들은 웜비어 씨의 죽음에 대한 미국 내 반응은 '분노'가 지배적인 정서라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20일 웜비어 씨의 죽음이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무기 공격으로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을 때 미국이 보였던 분노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번 사건이 북한 기준으로 볼 때도 잔인한 행위라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의견란에 `북한이 웜비어를 왜 그렇게 잔인하게 다뤘는지 묻고 싶다'는 독자의 편지를 실었습니다. 이 독자는 `웜비어의 죽음에서 볼 수 있듯이 북한은폭압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다루는 전체주의 사회'라고 비판했습니다.

'CNN' 방송은 웜비어 씨가 그저 며칠 간 북한을 방문하러 갔을 뿐인데 장기간 잡혀있었을 뿐더러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며, 웜비어 씨의 부모는 아들이 고문당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사건이 트럼프 정부와 중국 정부의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은 웜비어 씨의 죽음에 대한 분노가 미-북 관계 악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특히 '블룸버그통신'은 군사 개입이나 제재 강화 같은 공세적인 대북정책을 트럼프 행정부에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대부분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정부가 미국인들의 북한여행을 전면 금지하는 조처를 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주간지 '타임'은 미국 시민이 외교관계가 없는 북한을 여행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번 사건이 극명하게 보여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밖에 미국 언론들은 북한의 버팀목 구실을 하는 중국에 대한 압력도 가중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위해 북한을 더 밀어붙이라는 주문이 중국에 나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CNN' 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번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기업이나 나라를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을 전면적으로 시행하라는 목소리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웜비어 씨의 죽음이 대화를 통한 해결이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기조를 되돌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망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들어 미국과 북한 사이에 비공식 대화가 진행되는 등 미-북 간 대화 시도가 있었다며, 웜비어 씨 사건이 끔찍하기는 하지만 이런 흐름을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이번 사건이 미-북 대화의 돌파구를 만들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아직도 미국인 3명이 북한에 억류돼 있다면서, 이들을 석방하기 위한 협상이 본격적인 미-북 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통신'도 억류돼 있는 미국인들이 있어 대화 외에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별로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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