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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금강산 관광 여객선 투자 유치 공고…한국 “핵 관심 돌리기”


지난 2011년 8월 중국인 관광객들이 금강산 관광을 즐기고 있다.
지난 2011년 8월 중국인 관광객들이 금강산 관광을 즐기고 있다.

북한이 여객선을 활용해 금강산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투자 유치 계획을 공고했습니다. 여객선 내부에 도박장인 카지노 설치를 허용하는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했는데요, 한국 정부는 핵과 미사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최근 웹사이트 ‘금강산’에 ‘관광 여객선 투자안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금강산 관광용 여객선 유치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안내서에 따르면 북한 ‘금강산 국제관광특구 개발총회사’는 금강산 고성항을 모항으로 하는 2만t에서 3만t급 여객선을 유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외국의 단독 기업이나 합영기업이 10년 간 미화로 천만 달러에서 2천만 달러를 투자해 운항할 수 있게 하는 방식입니다.

여객선의 이동 범위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라선과 원산을 거쳐 금강산에 이르는 경로와 동남아시아에서 금강산을 경유해 원산까지 닿는 경로 등 두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동맹국인 러시아와 우방국이 많고 신흥개발국들이 부상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지역 관광객들을 겨냥한 여행상품 개발이라는 관측입니다.

안내서는 특히 천 명의 승선객들이 문화적이고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여객선 안에 여러 시설을 갖추려 한다며, 서양식 도박장인 카지노 영업도 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여객선은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에 따라 특혜적인 경제활동 조건을 보장받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웹사이트 ‘금강산’은 강원도 고성군 삼일포 관광상품 개발과 관련한 투자안내서도 공고했습니다.

안내서는 삼일포가 관동팔경의 하나로 호수경치로 으뜸이라고 소개하고, 합영 또는 합작 방식으로 양식장과 낚시터, 식당을 개발하는데 투자 규모는 미화 50만 달러, 이행기간은 총 15년이라고 제안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런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핵과 미사일 개발로 높아지고 있는 국제사회 우려를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이 스스로 개방된 곳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핵과 미사일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이런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 금강산관광을 다시 일으키고 싶은 생각도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북 투자가 안 되는 핵심적인 이유가 예측이 불가능한 북한 당국의 방침 때문이 아니냐고 지적했습니다.

IBK 경제연구소 조봉현 박사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로 외국자본 유치가 어려워지자 유엔의 제재 대상에서 빠져 있는 관광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그나마 여건이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N. Korea invites foreign investment in cruise program to Mt. Kumgang…act1 hyk 3-23-17> [녹취: 조봉현 박사 / IBK 경제연구소] “직접적인 제재 대상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제3국 기업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임을출 교수는 러시아와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선 북한관광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투자 유치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여객선 내 카지노 허용도 북한으로선 파격적인 제안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임을출 교수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경제특구에서 외국인에게만은 도박이 허용돼 있습니다. 그런데 배에 카지노를 설치하겠다는 것은 처음이고 어떻게 보면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다 획기적으로 유인하기 위한 상당히 높은 수준의 유인책이라고 할 수 있죠.”

남북 경제협력 차원에서 진행됐던 금강산 관광은 지난 2008년 7월 북한 보초병의 총격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중단됐습니다.

북한은 2011년 4월 한국 측 현대아산의 금강산 독점사업권을 취소한 뒤 같은 해 11월부터 중국인 등을 상대로 한 국제 관광으로 전환했지만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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