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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관광객 유치 부심...정세 개선, 인프라·상품 확충 급선무"


북한 평양 당창건기념탑 앞에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원들이 서있다.
북한 평양 당창건기념탑 앞에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원들이 서있다.

관광산업이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유엔이 밝혔습니다. 북한도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부심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김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는 올해를 '지속가능한 국제관광의 해'로 선포했습니다.

유엔은 여행을 통해 전세계 다양한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세계 평화를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세계관광기구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관광산업 매출은전세계 총생산(GDP)의 10%에 달하며, 일자리 11개 가운데 하나는 관광과 관련돼 있습니다.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산업 분야로 떠오른 관광업은 선진국뿐 아니라 많은 개발도상국들에도 중요한 수입원입니다.

평양 공항에서 외국인 승객들이 고려항공 여객기에 탑승하고 있다.
평양 공항에서 외국인 승객들이 고려항공 여객기에 탑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북한도 여러 경로를 통해 관광업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당시 북한의 김도준 국가관광총국장은 일본 ‘교도통신’과의 회견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수 십 배, 수 백 배로 늘리고 싶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이렇게 관광산업을 강조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비교적 손쉽게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신용석 박사의 설명입니다.

[녹취: 신용석 박사] "첫 째는 북한이 유엔의 제재로 캐시를 벌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습니다. 그렇게 되니까 대안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게 관광산업인데, 아시다시피 관광산업이 현금이 바로바로 들어오기 때문에 일반 산업과 다르게, 그래서 관광 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거고, 또 관광산업은 다른 제조업과 다르게 설비구축이 필요 없고 비용이 적게 들어서 그쪽에 관심을 가진 거죠."

관광업계 관계자들은 북한의 관광산업이 나름대로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합니다.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북한전문 여행사인 '영파이오니어 투어스'(Young Pioneer Tours)의 가레스 존슨(Gareth Johnson) 대표도 그런 사람 가운데 하나입니다.

[녹취: 가레스 존슨 대표] "The potential of toursim is extremely huge..."

존슨 대표는 1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백두산이나 금강산 같은 빼어난 관광명소가 있고, 또 외부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정치적 역사 덕에 북한 관광산업의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말했습니다.

존슨 대표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수용할 북한 내 호텔과 관광안내원들의 수준도 매우 높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관광업이 활성화하기 위해선 꼭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 있습니다.

북한관광 전문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연구원의 윤인주 연구원은 `VOA’에, 북한의 불안정한 정세를 꼽았습니다.

[녹취: 윤인주 연구원] "핵과 미사일 실험으로 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객관적으로 관광 여건상 한계를 주는 것이고요. 또 서방 관광객 입장에서 보면 거의 매년 외국인 관광객 억류 사건이 발생하는 것도 한계를 줍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연합을 비롯한 세계 많은 나라들이 북한의 도발 행위와 관광객 억류 등을 이유로 자국민들에게 북한 여행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을 가로막는 것은 북한을 둘러싼 정세뿐만은 아닙니다. 영파이오니어 투어스의 존슨 대표는 열악한 관광 관련 인프라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가레스 존슨 대표] "Currently there are some infra-structure problems..."

항공편이나 국내 교통이 문제이며, 특히 항공편이 크게 부족해서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성수기에 북한에 들어가는 교통편을 마련하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존슨 대표는 또 호텔들도 시설은 좋지만 객실 수가 매우 부족하다며, 호텔 문제와 항공편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신용석 박사도 관광 인프라만으로 평가하면 북한 관광산업의 잠재력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신용석 박사] “일단은 무엇보다 인프라가 개선돼야 합니다. 이건 항공노선이나 도로 부분도 있고요. 다음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콘텐츠나 프로그램이 다양화돼야 하는 측면이 있는데, 골프 대회나 마라톤, 자전거 등 관광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야 합니다."

다만 신용석 박사는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빌려 최근 북한 당국이 이전과 달리 일정이나 방문지 등과 관련해 여행사의 요구를 많이 수용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영파이오니어 투어스의 존슨 대표는 지난 8년 동안 북한을 찾는 관광객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라며, 하지만 정치정세가 안정되지 않는 한 이런 추세는 분명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정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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