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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김정남 피살 확실시…김정은 정권의 잔학성, 반인륜성 드러나”


15일 강철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왼쪽 두번째)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시신 부검을 위해 옮겨진 쿠알라룸푸르 병원 영안실에서 나오고 있다.
15일 강철 주 말레이시아 북한 대사(왼쪽 두번째)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시신 부검을 위해 옮겨진 쿠알라룸푸르 병원 영안실에서 나오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 씨의 피살은 김정은 정권의 잔학성과 반인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한국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통일부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발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배다른 형인 ‘김정남 살해 사건’과 관련해 아직 말레이시아 경찰에서 정확한 사인과 그 밖의 여러 정황에 대해 발표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15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이같이 말했지만 살해된 사람이 김정남 씨인 것으로 확실시 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정준희 대변인/ 한국 통일부] “정부는 살해된 인물이 김정남이 확실시 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특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조사 중인 사항이라서 좀더 자세한 사항은 관련국 정부가 발표한 다음에 있어야 할 일이고요.”

정 대변인은 김정남 씨의 피살이 북한 정권의 소행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말레이시아 당국의 수사 결과 사실관계가 정확히 나온 다음에 답변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대변인은 또 김정남 씨 자녀들의 행방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파악된 내용이 없고 김정은 위원장의 이복누이인 김설송의 감금설에 대해서도 ‘갖고 있는 정보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황교안 한국 대통령 권한대행은 15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모두발언에서 ‘김정남 피살 사건’의 의미를 언급했습니다.

[녹취: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이번 김정남 씨 살해가)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된 것으로 확인이 된다면 이는 김정은 정권의 잔학성과 반인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황 권한대행은 이번 사건이 심히 중대하다는 인식 아래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 권한대행은 또 이번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파악할 수 있도록 말레이시아 당국과 계속 긴밀히 협력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습니다.

말레이시아 현지 당국자는 피살된 김정남 씨의 시신이 쿠알라룸푸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15일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병원에서 김정남 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경찰은 김정남 씨 살해 사건과 관련해 한국 내 주요 탈북 인사의 신변보호 인력을 증원해 안전 확보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입국 이후에도 북한의 테러 가능성 등을 고려해 주요 탈북 인사의 신변보호 수준을 대폭 강화했었습니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관영매체들은 15일 오후까지 김정남 씨의 피살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김정남 씨가 이른바 ‘최고 존엄’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이지만 권력다툼 끝에 밀려나 해외를 전전한 백두혈통의 ‘곁가지’로 분류된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다만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근거를 둔 친북 웹사이트인 ‘민족통신’은 15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최대 명절인 `광명성절'이 다가오고 있고, ‘북극성 2형’의 발사로 축제 분위기 속에서 ‘백두혈통’인 김정남 씨를 살해할 이유가 없다는 요지의 보도를 내놓았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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