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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정원 “북한, 김정남 암살 5년 전부터 준비”


14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사건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 당국이 김정남 씨를 암살하기 위해 5년 전부터 준비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또 김정남 씨가 이복동생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자신과 가족을 살려달라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 당국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씨에 대해 5년 전부터 암살 시도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남 씨는 김 위원장에게 편지를 보내 살려달라고 호소했던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병호 한국 국가정보원장은 1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 출석해 이같이 보고했다고 야당 측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전했습니다.

[녹취: 김병기 의원 / 더불어민주당] “김정남의 암살은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스탠딩 오더, 즉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 명령이었다고 합니다. 2012년 본격적인 시도가 한 번 있었고, 이후 2012년 4월 김정남은 김정은에게 저와 제 가족을 살려달라는 서신을 발송하기도 한 바 있다고 합니다.”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이철우 위원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15일 오전 북한 김정남 피살 관련 정보위원회 간담회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이철우 위원장(오른쪽)과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이 15일 오전 북한 김정남 피살 관련 정보위원회 간담회를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원장은 김정남 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것으로 확인됐다며 말레이시아 경찰 발표는 ‘김철’이라는 이름의 북한 여권을 가진 북한 사람이 사망했다는 내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원장은 말레이시아 현지 시간 13일 오전 9시쯤 마카오행 비행기 탑승을 위해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하던 김정남 씨에게 아시아계로 보이는 젊은 여성 두 명이 접근해 이 가운데 한 여성이 김정남 씨의 신체를 접촉했고, 이 직후 김정남 씨가 공항 카운터에 도움을 요청해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숨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살해 수법에 대해선 독침에 의한 암살인지 또는 주사기에 의한 암살인지 등은 확인해 봐야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김정남 씨는 지난 6일 말레이시아로 들어가 일주일 간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원장은 이와 함께 정찰총국을 비롯한 북한의 정보당국이 지난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암살 기회를 엿보며 준비한 끝에 이번에 암살을 실행에 옮긴 것이기 때문에 암살 시점과 관련해서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정남 씨가 자신의 통치에 위협이 된다는 계산적 행동이라기보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편집광적 성향이 반영된 조치라는 평가입니다. 한국 국회 이철우 정보위원장입니다.

[녹취: 이철우 위원장 / 한국 국회 정보위원회] “김정은에 위협이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테러를 한 것은 김정은 성격에 문제가 있다, 편집광적 성향이다, 이렇게 분석됩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김정남 씨가 북한에 세력 기반이 없고 입국도 마음대로 못할 정도로 입지가 취약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겐 숙부인 김평일 체코주재 북한대사가 더 위협적인 인물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김평일은 북한 주민들이 모두 알고 있고 김일성 가계 자손 중 유일하게 호위총국 장갑차 대대장까지 했을 정도로 군 경력도 있고요. 그리고 김일성 주석을 빼 닮은데다 성격도 호방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위협은 김평일이지 김정남이 아닙니다. 우리 상식과 다르게 북한 주민들은 김정남에 대해서 전혀 모르거든요.”

국가정보원은 김정남 씨가 과거 한국으로 망명을 시도한 적은 없었으며 북한 내부에서 김정남 씨를 새 지도자로 옹립하려는 시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그런 사실이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통일전선부 간부 출신 탈북민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는 김정남 씨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으로, 존재 자체가 김정은 우상화에 결정적인 방해 요소였기 때문에 제거됐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녹취: 장진성 대표 / 탈북민 인터넷 매체 ‘뉴포커스’] “김정은 신격화가 많이 흔들리고 있다고 봐야죠. 그렇기 때문에 흔들리는 신격화를 더 뿌리째 흔들 수 있는 같은 혈통의 김정남이라는 존재가 껄끄러운 거죠.”

한편 국가정보원은 김정남 씨의 가족으로는 본처와 아들 한 명이 중국 베이징에, 그리고 후처와 1남 1녀가 마카오에 있다고 전했습니다.

두 가족은 모두 중국 당국의 신변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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