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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개성공단 폐쇄 1주년


지난 6일 경기도 파주시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개성을 오가던 버스가 출경 게이트 옆에 주차되어 있다. 지난 10일로 개성공단 폐쇄 1년을 맞았다.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 입니다. 남북한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공단 착공에서 폐쇄까지 지난 13년 간 개성공단이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최원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남북한 화해와 협력을 위한 개성공단의 출발점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평양에서 만나 ‘6.15 공동선언’을 발표하고 경제협력에 합의했습니다. 한국 김대중 대통령입니다.

[녹취: 김대중 대통령] “남한의 기술과 자본,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과 자원이 합쳐지면 민족경제의 균형발전과 대도약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합의를 토대로 남북경협 사업을 추진해온 한국의 현대그룹과 북한은 개성공단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78km,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라는 점이 개성에 공단을 만들기로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2003년 6월 개성공단 착공식에 이어 이듬해 공단이 들어설 부지 조성공사가 완료됐습니다.

[녹취:KBS] “북한 개성공단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오늘로 시범단지 부지 조성공사가 완료됐습니다.”

이듬해 6월, 한국 기업 열 다섯 곳이 개성공단에 입주했고 첫 제품이 생산됐습니다.

[녹취: KBS]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첫 스테인레스 냄비가 오늘 저녁 우리 밥상에도 올랐습니다. 남한의 자본과 북측의 노동력이 손 잡고 만들어낸 첫 결실입니다.”

이후 2005년 18개에 불과했던 개성공단 입주 한국 업체는 2007년에 65개, 2016년에는 124개로 늘어났습니다.

공단에 근무하는 북한 노동자도 2004년 55명을 시작으로 2007년에 2만 명, 2009년에 4만 명, 그리고 2016년에는 5만4천 명으로 늘었습니다.

개성공단은 단순히 공단이 아니라 분단 후 처음으로 남북한 주민들이 매일 얼굴을 맞대고 대화와 교류를 하는 ‘통일실험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개성공단이 처음 문을 열었을 때 북측 노동자들은 잔뜩 긴장한 채 눈도 돌리지 않고 일만 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남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건 물론이고, 초코파이와 라면, 커피 같은 남한 음식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또 온수 샤워나 수세식 화장실도 처음엔 생소했지만 점차 북측 노동자들이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 됐습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에서는 당 간부 자녀들도 개성공단에서 일하고 싶어했다고 탈북자 권효진 씨는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권효진] “평양에서 중앙당 간부 자녀들도 개성공단에 가고 싶어하거든요. 또 공단 직원들도 보너스를 받아서 밖에서 몇 십 배의 이윤을 붙여서 시장에 되거리를 하거든요. 그런 사람은 잘 살죠.”

또 개성공단을 통해 남한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인식이 바뀌었다고 한국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의 조은희 연구교수는 말했습니다.

[녹취: 이대 조은희 연구교수] “5만5천 명이 개성공단에 있기 때문에 4인 가족을 기준으로 하면 20만 명이 남한의 문화와 상품을 통해 대남 인식을 바꾸는데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개성공단도 남북관계 악화에 따른 영향에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북한은 2013년 4월,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이유로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하고 북한 노동자 전원을 철수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개성공업지구에서 일하던 우리 종업원들을 전부 철수한다.”

이로 인해 5개월 간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가 이어지면서 남북한 모두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은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습니다.

한국 기업은 그동안 북한 노동자 임금으로 연간 1억 달러의 외화를 북한 당국에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핵 개발을 막기 위해서는 북한으로 유입되는 돈줄을 차단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개성공단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한국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녹취: 박근혜 대통령] “이번에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중단하기로 결정한 것도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를 막기 위해서는 북한으로의 외화 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상황 인식에 따른 것입니다.”

개성공단은 착공 13년 만에 핵 문제로 인해 폐쇄됐습니다.

공단에서 일하던 5만4천 명 북한 노동자는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고, 공단에 입주했던 124개 남한 기업은 큰 손실을 봤습니다.

이와 함께 `남북관계의 마중물'이라며 개성공단을 통해 남북 화해와 통일을 이루려던 꿈도 멀어졌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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