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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북한은 '통신혁명' 중…휴대전화 가입자 370만 명


지난 2015년 5월 평양 거리에서 한 남성이 손전화를 사용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입니다. 북한에서 휴대전화 가입자가 37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북한 인구가 2천400만인 점을 감안하며 6명중 1명꼴로 휴대전화를 가진 셈입니다. 휴대전화가 지난 15년 간 북한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에서 ‘손전화기’로 불리는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37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캐나다의 인터넷 소셜미디어 관리 기업인 ‘훗스위트’와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마케팅업체 ‘위아소셜’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377만 3천420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5년 12월 북한에서 한 남성이 손전화로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북한에서 한 남성이 손전화로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다.

일반 주민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시작한 지난 2008년,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9만 명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012년에는 100만 명을 돌파한데 이어 이듬해에는 200만, 그리고 이제는 370만명에 달한 겁니다. 이는 북한 주민 6명 중 1명이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북한에서 휴대전화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북한은 태국 기업인 ‘록슬리 퍼시픽’의 도움을 받아 당 간부 등 2만 명 정도에게 휴대전화를 제공했습니다.

당시 휴대전화는 권력과 부의 상징이었습니다. 노동당 고위 간부와 군 장성, 그리고 외화벌이 무역일꾼 등이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2004년 4월 평안북도 용천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사건이 김정일 당시 국방위원장을 겨냥했고, 원격조종에 손전화기가 사용됐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휴대전화는 전면 금지됐습니다.

지난 2008년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평양에서 3세대 휴대전화 네트워크 개통식을 가졌다. (자료사진)
지난 2008년 이집트 통신회사 오라스콤이 평양에서 3세대 휴대전화 네트워크 개통식을 가졌다. (자료사진)

그로부터 4년 뒤 북한은 이동통신사업을 재개했습니다. 이집트 기업 ‘오라스콤 텔레콤’ 이 4억 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합작사인 ‘고려링크’를 설립한 겁니다. 고려링크의 지분 중 75%는 오라스콤이, 나머지 25%는 북한 체신성이 갖기로 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조선 체신회사와 이집트 오라스콤 전기통신회사 사이의 협력관계가 더욱 강화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했습니다.”

2002년 휴대전화가 처음 도입됐을 때만 해도 평양 거리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주민들을 목격하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나 15년이 지난 지금 평양에서는 휴대전화로 통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통보문)를 보내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또 북한-TV에서도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장면이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녹취: 조선중앙TV] “아 글쎄, 평성시 유치원 꼬마들이 이렇게 손전화 (휴대전화)에 통보문(문자 메시지)을 보내온 게 아니겠습니까?"

휴대전화는 ‘돈주’라고 불리는 신흥자본가와 장마당 상인들의 필수품이 됐습니다. 특히 상인들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지방 각지의 가격을 파악하고 물건을 사고 파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통신요금은 1분기 즉, 석 달마다 북한 돈 3천원을 내면 월 200분 통화를 할 수 있습니다. 또 문자 메시지도 20개 가량 보낼 수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 월급이 3천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가격이 싸지 않습니다. 게다가 추가 통화를 하려면 별도로 돈을 내고 통화카드를 사야 합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손전화 등 각종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5월11일 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013년 5월 보도했다. 사진은 이 공장에서 생산된 안드로이드 OS가 탑재된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폰 '아리랑'.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손전화 등 각종 전자제품을 생산하는 '5월11일 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013년 5월 보도했다. 사진은 이 공장에서 생산된 안드로이드 OS가 탑재된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폰 '아리랑'.

북한에서 가장 인기 있는 휴대전화 기종은 ‘아리랑’과 ‘평양 타치’입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3년 8월, 아리랑 손전화기를 생산하는 공장을 방문해 지시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조선중앙TV]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아리랑 손전화기’가 보기도 좋고 가벼우며 통화와 학습에 필요한 여러 가지 봉사 기능이 설치돼 있어 사용하기에 편리하다’고 하셨습니다."

북한 당국은 자체적으로 손전화기를 생산했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 김책대학교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다가 2004년 한국으로 탈북한 김흥광 씨는 북한이 중국에서 부품을 사다가 조립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흥광] ”2015년에 북한이 만든 삼지연 폰이나 몇 가지 전화기를 봤을 때 그 안에는 삼성이나 한국 하이닉스가 만든 메모리 반도체가 있었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서방에서는 휴대전화 보급이 북한체제의 개방을 이끌어내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손전화를 통해 외부 정보 유입이 늘어나면 폐쇄된 체제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북한에서 ‘아랍의 봄’ 같은 사태가 일어나기는 힘들다고 지적합니다. 중동과 달리 북한 당국이 온갖 수단을 동원해 외부 정보 유입을 막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워싱턴의 존스홉킨스대학 국제대학원 산하 한미연구소의 김연호 선임연구원입니다.

[녹취:김연호 연구원] “(손전화를 통한) 파일 전송은 몇 년 전부터 정부 당국이 기술적으로 막았고, 그리고 근거리 정보 공유, 그러니까 블루투스 기능도 몇 년 전부터 기능 자체를 막고, 기존 전화기를 회수해서 기능을 막고, 또 새로 출시하는 전화기도 기능을 없앤 다음에 출시했고요. "

평양의 ‘손전화 바람’이 장차 북한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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