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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 국방장관 회담, 2월 초 서울 개최 조율 중”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한 관계 조율을 위해 군사통로가 먼저 가동될 전망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서울 방문 일정 등을 미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한상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방부는 다음달 초 서울에서 미-한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을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다고 25일 밝혔습니다.

미-한 양국은 현재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방한 일정 등 구체적인 사항을 조율 중으로, 회담이 성사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여 일만에 이뤄지는, 미-한 간 첫 장관급 회동이 됩니다.

한국 국방부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부터 최대한 신속하게 미-한 국방장관 회담을 갖자고 미국 측에 제안해 왔다며 논의가 빠르게 진행돼 긍정적이라고 전했습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역시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미국 차기 정부와 한국 간 국방장관 회담은 빠를수록 좋다며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되도록 빨리 회담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상 미국이나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정상회담 개최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해 왔습니다. 국방장관 회담은 주로 정상회담 이후에 개최됐습니다.

지난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에도 미-한 간 협의는 외교장관 회담과 정상회담, 국방장관 회담 순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탄핵 사태로 정상회담 추진이 어렵게 되면서 한국 측은 미-한 간 조율을 위해 외교와 군사 채널을 동시에 가동했고 군사채널이 먼저 뚫린 겁니다.

물론 매티스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에 상원 인준을 받은 반면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지명자는 아직 인준을 받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매티스 장관은 한국과 함께 일본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매티스 장관이 첫 해외방문지로 동북아시아를 택한 것은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그만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아울러 중국의 세력이 점점 더 커지는 가운데 오바마 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동맹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란 분석도 있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배정호 박사입니다.

[녹취: 배정호 박사 / 한국 통일연구원]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미국의 동맹정책의 가장 핵심축이 미-일 동맹이에요. 바퀴가 있으면 바퀴의 축이 미-일 동맹, 바퀴 살이 한-미 동맹… 결국 국방부에서 미국의 동맹정책의 핵심이 군사 문제인데 동맹관계는 더욱 굳건히 해줄 필요가 있는 거죠.”

이에 따라 미-한 국방장관 회담이 개최되면 우선 미-한 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하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 배치 문제도 협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동대 김준형 교수는 매티스 장관의 이번 방한은 이례적으로 빠른 게 사실이라며, 이는 미국이 한국의 정치적 공백기 상황에서 원하는 판을 미리 깔기 위한 의도로 보여진다고 분석했습니다.

향후 미국의 행보에 필요한 공고한 동맹, 굳건한 파트너십 등을 강조하기 위한 움직임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인데 특히 사드 배치 문제의 경우 한국 정부가 원칙적으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김준형 교수는 강조했습니다.

[녹취: 김준형 교수 / 한동대 국제정치학] “사드 얘기를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문제인 것 같아요. 미국 이야기 다 들어보고 우리가 충분히 검토하겠다는 애매모호한 방식으로 나가야지, 우리 카드를 다 빼줘 버리면 다음 정부가 들어서도 선택을 할 수가 없게 되죠. 사드 배치를 하더라도 뭔가 우리가 협상을 위해 덜 내어주고 많이 받아오는 쪽으로 해야 하는데…”

여기에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문제가 논의될지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론하며 분담금 증액을 요구해 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군 당국은 첫 만남부터 껄끄러운 문제를 논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분담금 문제가 의제로 오를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한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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