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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책기관 “북한 김정은 신년사, 대대적 정풍운동 예고”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새해를 맞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1일 새해를 맞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북한 최고 지도자로선 이례적으로 자아비판성 발언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국책연구기관은 앞으로 북한 간부층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예고한 발언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된 육성 신년사에서 인민을 위하는 자신의 마음을 강조하며 북한 최고 지도자로선 이례적으로 자책성 발언을 했습니다.

[녹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언제나 늘 마음 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 해를 보냈는데 올해에는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 할 결심을 가다듬게 됩니다.”

이에 대해 한국 국책연구기관은 김 위원장의 이런 자아비판이 향후 대대적인 숙청과 물갈이를 동반하는 정풍운동을 펴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017년 김정은 신년사 특징과 전망’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김 위원장이 이례적인 자아비판을 통해 당과 정, 군 내부의 대대적인 정풍운동을 예고했고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핵 보유국 지위 확보에 전력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수석 박사입니다.

[녹취: 이수석 박사 /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령 스스로가 자아비판을 하면서 반성을 했기 때문에 당 정 군 간부들은 그보다 더한 반성을 해야 하고 또 향후 북한체제의 잘못된 상황이나 경제 실패에 책임을 묻겠다는 그런 의도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향후에 북한에선 이런 정풍운동을 포함한 대대적인 숙청 바람이 불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패배주의와 보신주의, 형식주의, 요령주의와 단호한 결별을 강조한 대목도 그동안의 부진한 실적을 기성 관료들의 무능 탓으로 돌리고 세대교체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포석으로 분석했습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또 이런 김 위원장의 발언이 만성적인 경제난과 무리한 동원체제로 인한 민심 동요에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고 고조되는 주민들의 불만을 무마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이와 함께 수령의 무오류성 원칙에 반하는 파격 발언이 나온 배경으로 핵 개발 집착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 주민들의 삶이 피폐해졌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꼽았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도 김 위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북한사회, 특히 간부층을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자아비판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 동국대 북한학과] "북한사회 내에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거겠죠. 그래서 자기부터 먼저 자책하면서 일꾼들과 관리들에게 분발을 촉구하고 제재와 압박 속에서도 견뎌나가기 위해선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그런 의미를 내포한다고도 할 수가 있겠습니다.”

한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매봉통일연구소 남광규 소장은 김 위원장이 민생 차원에서 뚜렷한 업적이 없었던 데 대한 솔직한 고백을 함으로써 애민지도자상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남광규 소장 / 매봉통일연구소] “핵 개발 말고는 북한 주민들이 가시적으로 느낄 수 있는 생활 개선이나 업적이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김정은의 솔직한 자기표현이다 이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러나 김 위원장이 이처럼 진솔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는 데 대해 그만큼 권력 기반이 안정화됐다는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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