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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신년사, ICBM 언급 격랑 예고…트럼프 행정부엔 관망 자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1일 부인 리설주와 함께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1일 부인 리설주와 함께 김일성·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의 시험발사 가능성을 언급해 올해 한반도 정세에 격랑을 예고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출범을 앞두고 있는 미국의 트럼프 새 행정부에 대해 좀 더 관망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육성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를 처음 언급함으로써 북한이 조만간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입니다.

[녹취: 정성장 박사 / 세종연구소] “북한은 그동안 ICBM급인 KN-08을 개발했지만 아직 시험발사 과정을 거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이번에 대륙간탄도로케트 시험발사 준비사업이 마감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기 때문에 앞으로 위성 발사 말고 실제로 ICBM을 조만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정 박사는 이르면 김 위원장의 생일인 오는 8일이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새 행정부가 출범하는 오는 20일 이전 시험발사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후 평양 노동당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후 평양 노동당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ICBM 시험발사를 할 만큼 기술을 확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다분히 업적과시용 주장이라는 분석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부형욱 박사입니다.

[녹취: 부형욱 박사 / 한국 국방연구원] “ICBM이나 핵무기 소형화 이런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하지만 자신의 실적 부풀리기 이런 차원에서 언급을 한 것 같고 앞으로 계속 그런 방향으로 가겠다는 메시지를 대외적으로 보낸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미국이 예민하게 여기는 ICBM 시험발사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은 북한 적대시 정책 포기를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는 분석입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박사 /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미국의 적대시 정책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미국이 한계점(레드 라인)으로까지 생각할 수 있는 ICBM 문제를 거론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신년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고 비핵화나 평화협정 등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아직 대북정책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트럼프 행정부를 출범 전부터 굳이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이번 신년사에서 비핵화와 평화협정, 그리고 트럼프 신 행정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것은 아마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자세를 엿볼 수 있고 더 나아가서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세워지면 거기에 따라서 대응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합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 개선을 언급하면서도 대화 제의를 하지 않은 데 대해선 올해 치러질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염두에 두고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이른바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으로 탄핵 위기에 처한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반통일 사대 매국세력'이라고 맹비난한 데 대해선 한국 내 여론 분열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분석입니다.

김 위원장은 또 신년사에서 자신의 ‘능력 부족’을 거론하는 등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매우 드물게 자아비판 성격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녹취: 양무진 교수 / 북한대학원대학교] “최고 지도자가 자아반성 한다는 것은 모든 분야에서 자신감 있다는 간접적인 표시일 수 있고 인민들을 위한 인민들과 함께 하는 주민친화적인 리더십을 부각시키겠다는 그런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합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김일성이나 김정일 선대 지도자들과 관련한 언급을 줄이고 자강력 제일주의와 같은 자신의 언어로 국가의 미래를 제시함으로써 자신감에 찬 지도자상을 부각시키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도 드러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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