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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한 협상언급 일축..."비핵화 의지 없으면 계속 압박"


지난 1일 한국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최근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 대한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지난 1일 한국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최근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 대한 보도를 시청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협상을 거론한 북한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일축하고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의 계속된 도발과 위협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지난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새 대북 제재 결의가 나온 뒤 강경 일변도의 언행을 쏟아내다가 한 달 만에 처음으로 협상을 거론한 데 대해 비핵화 의지를 먼저 보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한국도 대화의 문은 열려 있지만 중요한 것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대화에 나와야 한다는 점이고 이를 위해 지금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키려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준혁 대변인 / 한국 외교부] “북한은 도발과 위협을 즉각 중단하고 비핵화가 유일한 선택지임을 깨닫고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의 길로 나와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보이지 않고 변화를 거부하는 한 우리와 국제사회의 압박은 계속될 것임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조 대변인은 북한이 전략적인 셈법의 변화를 꾀하지 않고 무의미한 대화를 추구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미-한 두 나라의 공통된 입장이라고 확인했습니다.

또 최근 미국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된 미-한-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 국제사회가 단합된 의지를 바탕으로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과 같은 강력한 대북 압박을 지속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중국도 안보리 결의의 전면적 이행을 공개적으로 언급해왔고 지난달 3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한국 정부는 중국의 이런 입장이 실질적 조치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 같은 반응은 북한이 협상을 언급했지만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대북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또 중국이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병행 논의하자고 제안한 가운데 비핵화 우선이라는 미-한 두 나라의 공통된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조 대변인은 새 안보리 결의 효과와 관련해선 지난 한 달 간 국제사회의 안보리 결의 이행과 독자 제재 조치로 ‘국제사회 대 북한’이라는 구도가 공고화되는 등 제재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3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등을 비난하면서도 일방적 제재보다는 안정 유지가 급선무이고 군사적 압박보다 협상 마련이 근본 해결책이며 제도 전복보다 인정과 협조가 출로라는 여론이 크게 만들어졌다며, 미국이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한 사태 수습에 나설 것을 종용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5일 한국 청와대와 정부종합청사 등 서울의 주요 정부기관을 장사정포로 공격하는 가상 동영상을 공개하며 위협을 이어나갔습니다.

북한의 대외선전용 웹사이트인 ‘조선의 오늘’은 ‘최후통첩에 불응한다면’이라는 제목의 1분 28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6일 북한 인민군 전선대연합부대 장거리 포병대는 ‘최후통첩장’을 내고 북한 핵심시설을 겨냥한 한국 군의 ‘정밀 타격훈련’을 거론하면서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공개 사과하지 않으면 청와대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이 협상을 거론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위협을 계속하고 있는 겁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 동국대 북한학과] “직접 화법의 협상이 아닌 여론의 형태를 빌어 간접화법으로 협상을 요구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지금 시점에서 협상에 나올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보고, 그러나 제재 국면에서 앞으로 출구는 협상 밖에 없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발언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유환 교수는 북한의 이런 위협적 언행은 적어도 미-한 합동군사훈련이 끝날 때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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