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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드 압박수위 조절…방한 외교부장 언급 없어


제7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마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1일 서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7차 한중일 외교장관회의를 마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1일 서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주말 서울에서 열린 한국과 중국의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인 사드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사드를 둘러싼 한-중 간 외교적 대립이 일단 수그러든 상황입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1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또 이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는 ‘중국의 입장은 이미 여러 차례 말했다’는 선에서 답변을 마무리 했습니다.

사드에 대해 그동안 중국이 보인 태도를 고려할 때 왕 부장의 이런 태도는 예상 밖이라는 평가입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정례 기자설명회나 창완취안 중국 국방부장,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가 방한했을 때의 언급에 비추어 보면 왕 부장도 어떤 식으로든 사드 문제를 짚고 넘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기 때문입니다.

왕 부장의 방한에 앞서 지난 16일 한국을 방문한 류 부장조리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깊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녹취:](중국어)

류 부장조리는 한국과 미국이 타당한 결정을 내리고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중시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류 부장조리의 발언 이후 한국 정부가 주변국이 한국의 안보정책에 영향력을 미치려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하자, 한 국가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려면 다른 국가의 우려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도 고려해야 한다고 되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따라 왕 중국 외교부장의 대응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에 별다른 추가 진전 상황이 없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공식 협의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드에 대해 중국이 내놓을 수 있는 의사 표명은 다했다는 분석입니다.

이와 함께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한 미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AIIB 참여가 곧 이뤄질 것이라는 나름의 상황 판단에서 한국을 공개적으로 압박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중국 문제 전문가인 광운대 신상진 교수입니다.

[녹취: 신상진 광운대 교수]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 강하게 발언 수위를 높이지 않은 이유는 일단은 중국이 이번에 와서 한국으로 하여금 AIIB,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 가입을 요구하는 데에 중점을 둔 것 같아요. 그래서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 외교부장이 강하게 한국을 압박하는 발언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드를 반대하는 중국의 목적이 미-한 동맹과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대체적인 평가 속에서 사드를 고리로 한 한국에 대한 중국의 압박은 계속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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