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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한에 '도발 자제, 대화 수용' 거듭 촉구


지난달 29일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1월중 남북간 상호 관심사에 대한 당국자 대화를 가질 것을 북측에 공식 제의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달 29일 류길재 한국 통일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1월중 남북간 상호 관심사에 대한 당국자 대화를 가질 것을 북측에 공식 제의하고 있다. (자료사진)

한국 정부는 북한 측에 대화에 적극 나서줄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한국 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미국의 강경대응에 핵실험 등으로 맞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15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소니 영화사 해킹에 대한 미국의 강경 대응으로 북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은 남북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미국의 초강경 대응에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 실험 움직임을 보이는 등의 정면 대응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는 현명한 선택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으로서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년 탈상을 끝내고 올해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스스로 업적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 때문에 꽉 막힌 대외관계의 돌파구로 남북대화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 안팎에선 성 김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남북대화를 북한 비핵화와 연계시킨 발언에 대해 남북대화의 속도 조절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성 김 대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3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가 개최한 소니 영화사 해킹 관련 청문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남북한이 다뤄야 할 사안이 물론 있겠지만 남북대화는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을 지지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한-미는 북한의 비핵화, 정상국가화라는 큰 틀에서의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최근 남북정상회담 얘기까지 나오니까 미국 측에서 남북관계가 너무 앞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도 비슷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녹취: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성 김 대표의 남북대화 지지는 외형상으로는 원칙적인 입장을 재확인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의 속도조절을 요구하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됩니다."

미국 측의 이런 우려는 5.24 제재 조치 해제나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가 남북대화의 의제로 다뤄지는 단계에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미국이 강력한 금융제재를 천명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죄고 있던 북한의 돈줄을 푸는 문제를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양보 없이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입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한국의 남북대화 제안에 좀처럼 답을 내놓지 않고 있는 북한이 다음 주 초까지는 상황을 더 지켜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 발표가 오는 20일로, 싱가포르에서의 미-북 간 반관반민 접촉이 이번 주말로 각각 예정돼 있고 여기에 한국 민간단체가 김 제1위원장을 소재로 한 미국 코미디 영화 ‘인터뷰’의 DVD를 북한에 뿌리겠다고 예고한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12월 29일 대통령 직속 반관반민 기구인 통일준비위원회 명의로 북한 측에 당국 간 대화를 제의하고 이후 형식에 구애 받지 않는 대화를 천명한 만큼 북한의 대답을 기다린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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