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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미국 원색 비난...이례적 행동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민군 제572대련합부대와 제630대련합부대 관하 부대들의 련합협동훈련을 조직 지도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자료사진)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인민군 제572대련합부대와 제630대련합부대 관하 부대들의 련합협동훈련을 조직 지도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자료사진)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미국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북한 최고 지도자로선 이례적 행동이어서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여과 없이 분노를 표출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위원장이 황해남도 신천박물관에서 현지 지도를 하며 미국을 맹비난한 발언들을 25일 보도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한국전쟁 당시 미군이 신천군 일대에서 대규모 양민 학살을 저질렀다며 ‘살인귀’, ‘식인종’, ‘침략의 원흉’ 등 거친 표현들을 쏟아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의 이런 행동은 미국이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 공세를 주도하고 있는 데 대한 분노를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신천박물관은 특히 북한에서 반미 교양의 거점으로 삼고 있는 곳으로 김 제1위원장이 이 곳을 찾은 것은 집권 이후 처음입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 최고 지도자가 직접 미국을 비난한 데 대해 매우 이례적인 반응으로 보고 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이 사실상 김 제1위원장을 겨냥한 내용을 포함한 데 대해 당사자의 직접적인 항의 표시로 보이지만 과거 지도자와는 사뭇 다른 행태라는 설명입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김정일 같은 경우는 미국에 대한 적대감을 추상화된 또는 일반화된 우회적인 방식으로 표현했다면 김정은은 직설적이고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엔총회 제3위원회는 최근 북한인권 문제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와 책임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촉구하는 북한인권 결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채택했었습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이런 움직임을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이고 체제붕괴 시도라고 반발하며 정면 대응 의지를 천명해왔습니다.

최고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도 지난 23일 발표한 성명에서 인권 공세에 맞서 ‘초강경 대응전’을 펼칠 것이라며 그 첫 번째 대상으로 미국을 겨냥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의 미국에 대한 직접 비난의 의도와 관련해선 체제 결속을 다지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고 지도자가 반미의 선봉에 서 있는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주민 동요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라는 관측입니다.

김 제1위원장의 이번 발언으로 미-북 관계는 당분간 찬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김용현 동국대 교수]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직접 그런 표현을 씀으로써 미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현하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당분간 북-미 관계를 얼어붙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이 이달 초 북한에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 (DNI) 국장을 파견하고 북한이 억류한 미국인들을 모두 석방하면서 조성되는 듯 했던 미-북 관계 개선 분위기는 일단 물 건너갔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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