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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고위관리들 "파울 석방, 미-북 관계에 큰 영향 못 미칠 것"


22일 새벽 북한에 5개월간 억류됐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가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톤의 공군기지에 도착해 가족들과 포웅하고 있다.
22일 새벽 북한에 5개월간 억류됐던 미국인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가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톤의 공군기지에 도착해 가족들과 포웅하고 있다.

북한이 미국인 파울 씨를 전격적으로 석방했지만, 당장 미-북 관계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들이 밝혔습니다. 미국인 두 명이 여전히 북한에 억류돼 있는데다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진정성도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은 적대행위 혐의를 적용해 기소하려던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를 전격 석방했습니다. 북한 측 설명은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거듭된 요청을 고려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특별조치로 파울 씨를 풀어줬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 (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은 북한이 이달 초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일행을 한국에 보내 고위급 대화를 가진 데서 멈추지 않고 미국에도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In this case Kim Jong Un...”

파울 씨 석방의 경우 북한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직접 결단을 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겁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북한이 미국인을 인질로 붙잡고 있다가 평양에 파견된 미국의 고위급 인사에게 넘겨주는 형식을 취하지 않은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도 김정은 제1위원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직접 인도주의적 조치를 지시하는 형식을 취했다는 데 의미를 뒀습니다.

[녹취: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 “I think the North Koreans would like to...”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다른 나라들로부터 에너지와 식량을 제공받기 위해 미국과 협상을 재개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엿보인다는 겁니다.

그러나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들은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당장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지난 해까지 미 국무부 비확산, 군축 담당 특보를 지내면서 대북제재를 담당했던 로버트 아인혼 씨입니다.

[녹취: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비확산, 군축 담당 특보] “I think it’s too soon to tell...”

미국 정부는 아직도 북한에 억류돼 있는 케네스 배 씨와 매튜 토드 밀러 씨의 석방을 위해 북한을 계속 압박할 것이기 때문에, 당장 미-북 관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겁니다.

아인혼 전 특보는 북한이 나머지 두 미국인을 계속 억류하는 한 파울 씨 석방은 작은 움직임에 불과할 뿐이며, 북한의 의도 역시 분명하게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도 파울 씨의 석방을 계기로 미-북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I am sure that there was some...”

미국과 북한 간에 파울 씨 석방과 관련해 서신 교환을 포함해 물밑 외교가 진행된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나머지 두 명의 미국인이 석방되기 전까지는 북한이 단순한 전술적 변화를 보이고 있는지, 아니면 진정으로 미국과 직접 협상을 원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은 북한이 고위급 미국 인사의 방북이 없었는데도 전격적으로 파울 씨를 석방했지만, 미국 정부가 이를 큰 변화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개리 새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조정관] “The North Koreans have been trying...”

북한이 고위급 인사의 방북을 원했지만 미국 정부가 북한의 이런 구태에 호응하지 않자, 북한이 억류 미국인 세 명 가운데 한 명만 풀어주면서 호의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는 겁니다.

그러나 나머지 두 명의 미국인 역시 북한이 처음부터 억류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었다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새모어 씨는 말했습니다.

다만 미국이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디트라니 전 미 국가비확산센터 소장입니다.

[녹취: 조셉 디트라니, 전 미 국가정보국 산하 국가비확산센터 소장] “I think the US has always been available...”

미국은 언제나 북한과의 의미 있는 대화에 관심이 있었고, 그런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겁니다.

디트라니 전 소장은 뉴욕 채널이나 제3국을 통해 미국과 북한이 탐색전 차원에서 모든 현안들을 다루는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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