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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북한 억류 파울씨 석방에 신중한 반응


지난 9월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석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지난 9월 제프리 에드워드 파울 씨가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석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북한이 억류하고 있던 미국인 에드워드 파울 씨를 전격 석방한 의도에 대해 한국 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이를 지렛대 삼아 한국과의 대화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에드워드 제프리 파울 씨를 전격 석방한 데 대해 한국 정부는 다소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22일 파울 씨의 석방이 미국과 북한의 사전 협의를 통해 이뤄진 것 같지 않고 북한이 일방적으로 풀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러나 북한의 이번 조치가 미국과의 대화 신호인 지 여부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에 대화를 제의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당장 이번 조치에 대해 큰 의미를 둘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아직 풀어주지 않고 있는 미국인 2명에 대한 처리 문제를 놓고 앞으로 미국과 어떤 협상을 벌일 지 등을 지켜보고 판단할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은 파울 씨를 데려오기 위한 미국 군용기의 북한 방문 계획을 언론에 발표하기 전에 한국 측에 알려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파울 씨의 혐의를 장기간 억류할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미국과의 대화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석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입니다.

[녹취: 고유환 동국대 교수]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오바마 행정부에게 북-미 쪽에선 그래도 숨통을 좀 틔워주고 협상을 기대해보는 그런 수순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와 함께 최근 한국에 대해서 도발적 행동과 대화 제스처를 동시에 보이고 있는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분위기 조성을 지렛대 삼아 남북 대화의 주도권을 쥐어보려는 계산된 행동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전통적인 ‘통미봉남’ 즉 미국과 소통하고 한국은 배제한다는 전술은 아니더라도 미-북 간대화 분위기로 한국을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효과를 노렸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유호열 고려대 교수] “(북한의) 미국과의 대화는 남한으로 하여금 자기들과의 대화를 하게끔 하는 그런 유인 요인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이에 대해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대외관계를 전반적으로 확장하려는 큰 그림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가운데 미국과의 관계가 핵심이고 남-북 관계도 미-북 관계와 맞물려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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