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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중국산 디지털 TV 수입 급증


2006년 열린 중국 베이징 국제 라디오-TV-필름 기기 전시회에 중국산 디지털 TV가 전시되어있다.
2006년 열린 중국 베이징 국제 라디오-TV-필름 기기 전시회에 중국산 디지털 TV가 전시되어있다.
북한의 중국산 디지털 TV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적 추세에서 도태될 수 없다는 북한 당국의 인식이 반영된 현상이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올 들어 중국에서 디지털 TV 수신기를 대대적으로 수입하고 있습니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한 LCD 디지털 TV 수신기는 모두 1천770만 달러어치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400만 달러의 네 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북한은 2011년 한 해 동안 중국산 디지털 TV 수신기를 310만 달러어치 수입했지만 이듬해인 2012년엔 850만 달러어치를 들여왔습니다. 급증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북한이 이처럼 디지털 TV 수신기 수입을 크게 늘린 것은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보다 화질이 뛰어나고 기능이 다양한 디지털 방송을 본격 시행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3월 북한 당국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내나라’는 2012년 디지털 TV의 시험방송이 시작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은 2011년 초 유엔 산하 전기.통신 전문기구인 국제전기통신연합에 디지털 방송의 전환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집권 직후부터 현지지도 등을 통해 강조해 온 세계적 추세를 의식한 조치라는 관측입니다. 한국의 동아대학교 강동완 교수입니다.

[녹취: 강동완 동아대 교수] “북한도 기존의 통제와 단속만으로 체제를 유지하는 데 한계를 분명히 느낀다는 것이죠. 얼마 전에 모란봉악단 공연을 보면 ‘오페라의 유령’도 연주를 했잖아요, 그런 것들을 보면 세계적인 추세를 쫓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김정은이 문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면 디지털방송 전환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죠.”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은 교육과 건축 문화 체육 등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는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012년 7월 평양공항을 방문해 세계적 추세에 맞게 공항 서비스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독려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 “항공역은 하나의 위성도시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고 하시면서…”

김 제1위원장의 치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마식령 스키장과 문수 물놀이장 건설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입니다.

디지털 TV 보급은 이와 함께 TV 방송 서비스를 개선함으로써 김정은 정권이 주민생활 향상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선전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제1위원장은 새로 건설한 아파트를 방문할 때 입주 주민들에게 LCD TV를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강동완 동아대 교수입니다.

[녹취: 강동완 동아대 교수] “아날로그 텔레비전은 북한 주민들의 가전품 가운데 필수품이거든요.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하고 LCD 텔레비전처럼 화질이 좋은 텔레비전을 선물로 준다는 것은 당국이 북한 주민들의 생활 향상을 위해 준다는 이런 의미로 선전할 수 있는 것이죠.”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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