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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판문점 고위급 접촉, 성과 없이 끝나


12일 남북 당국간 고위급 접촉이 판문점에서 열린 가운데, 북측 수석대표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 일행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으로 이동하고 있다.
12일 남북 당국간 고위급 접촉이 판문점에서 열린 가운데, 북측 수석대표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 일행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판문점 남측 지역 평화의 집으로 이동하고 있다.
한국의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남북 당국 간 고위급 접촉이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북한은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이산가족 상봉 이후로 연기하라고 요구했지만 한국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한이 12일 판문점에서 고위급 접촉을 가졌습니다.

한국 측에서는 청와대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수석대표로 청와대와 통일부, 국방부 관계자 등 모두 5 명이 참가했습니다.

북한 측도 원동연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수석대표로 국방위와 조평통 관계자 등 5 명이 참석했습니다.

남북은 사전에 의제를 정하지 않고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했습니다.

전체회의에서는 남북관계 전반에 걸쳐 기본입장을 교환했고, 수석대표 접촉에서 쟁점들에 대해 본격적인 협의를 벌였습니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과 미-한 연합군사훈련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차이를 확인했을 뿐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13일 발표한 설명자료에서 북한 측이 이산가족 상봉과 미-한 군사훈련을 연계시키며, 훈련을 이산가족 상봉 행사 이후로 연기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측은 순수한 인도주의적 문제와 군사적 사안을 연계시켜서는 안된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한국 정부는 설명했습니다.

한국 측은 또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기본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차질없는 개최가 남북관계 개선의 첫 단추임을 강조하고, 우선 남북간 합의사항인 이산가족 상봉을 이행해 신뢰를 쌓아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 측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북한 국방위원회가 ‘중대 제안’과 ‘공개서한’에서 밝힌 상호 비방중상과 군사적 적대행위 중단 등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설명자료에 따르면 북한 측은 이외에도 최고존엄과 체제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 내용을 문제 삼으면서 한국 정부가 언론을 통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측은 언론에 대한 정부의 통제는 있을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한국 정부는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남북한은 이날 논의된 사안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남북 접촉이 서로 입장을 설명하고 경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타결을 목표로 조율을 하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남북 고위급 접촉은 한국의 박근혜 정부와 북한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뒤 처음 열린 것입니다.

한편 북한은 지난 8일 고위급 접촉을 제안하면서 남측에 비공개로 해줄 것을 제의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VOA 뉴스 김연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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