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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북-중 무역 크게 감소..."핵실험으로 더 악화될 듯"


북-중 접경 도시인 단둥 항구에서 중국인 노동자가 북한에서 들여온 석탄을 선적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자료사진)
북-중 접경 도시인 단둥 항구에서 중국인 노동자가 북한에서 들여온 석탄을 선적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자료사진)

지난해 북한과 중국 간 무역이 전년도 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중 관계의 정치적 갈등과 중국 경기의 부진이 원인으로 지목됐는데요,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양국 간 무역을 더 위축시킬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영문 기사 보기] Institute Reports Sizable Drop in N. Korea-China Trade

지난해 북-중 무역이 전년도 대비 1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종규 한국개발연구원 (KDI) 북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지난해 북한의 대외무역 평가와 2016년 전망’을 주제로 한 논문에서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북-중 무역액은 49억900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약 15%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대중 수출은 12% 줄어든 22억8천만 달러, 수입은 17% 감소한 26억3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연평균 22%의 고속성장을 해 온 북-중 무역이 두 자리 수 퍼센트로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전년도 대비 감소세를 보인 적은 2009년과 2014년 두 차례 뿐이었습니다.

2009년엔 처음엔 전년도 대비 39%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지만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분이 누락된 수치여서 데이터 보정작업을 한 결과 4% 감소로 조사됐다고 이 연구위원은 밝혔습니다.

2014년엔 3% 정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은 원유 수입까지 포함할 경우 무역액은 오히려 5% 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특히 지난해 통계에 북한의 원유 수입분이 빠져 있지만 비교 대상인 2014년 통계치에도 원유 수입이 누락돼 있어 북-중 무역이 확실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의 대중 수출이 감소한 것은 주력 수출품목인 지하자원의 부진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석탄 수출액은 6%, 철광석은 69%나 감소하면서 전체 대중 수출 감소에 두 품목이 영향을 미친 비율은 66%에 달했습니다.

세계 경기 하락으로 석탄과 철광석 가격이 반 토막이 난 데다 특히 철광석의 경우엔 중국 내 수요 감소와 세계적인 공급 확대로 수출 물량까지 크게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수입이 크게 줄어든 데 대해선 이 연구위원은 냉랭한 북-중 간 정치적 관계와 중국 경제 주체들의 위험 회피 심리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이와 함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국산품 애용 지시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제1위원장은 2015년 신년사에서 모든 공장과 기업소들이 수입병을 없애고 원료와 자재, 설비의 국산화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대중 무역의 감소는 외화가 있어야 돌아가는 북한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지만, 북한은 노동력 해외 송출이나 관광 수입, 장마당과 같은 내부의 비공식 경제를 통한 자금 흡수에 자신감이 커진 모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대외환경이 계속 어려울 경우 북한 당국은 국산화를 강조하고 장마당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이종규 연구위원 / 한국개발연구원] “앞으로의 전망을 본다면 대외무역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 아무래도 비공식적인 부문을 통해서, 국내적인 부문을 통해서 자금을 빨아들이는 노력들을 더 기울이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이 연구위원은 최근 북한 4차 핵실험으로 촉발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로 올해 상반기까지의 북-중 무역은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이종규 연구위원 / 한국개발연구원] “핵실험 뒤엔 중국이 액션을 취해왔으니까요. 해관을 통한 검문검색 강화라든가 여러 가지 액션을 취했고 이게 적어도 1~2 분기 동안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번에도 그런 것들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집니다.”

북한 무역의 중국 의존도는 2000년엔 25%선에 머물렀지만 이후 각종 도발로 인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다른 나라와의 무역이 끊기면서 지금은 90%에 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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