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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형사재판소 "NLL, 남북한 실질 해상경계선"


지난 2011년 3월 한국 서해 연병도 주변 해상에서 한국 해군함들이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1년 3월 한국 서해 연병도 주변 해상에서 한국 해군함들이 기동훈련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국제형사재판소, ICC가 서해 북방한계선, NLL을 사실상 남북 간 해상경계선으로 평가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국제기구가 NLL의 실질적 효력을 인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어서 주목됩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제형사재판소, ICC 검찰부는 지난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예비조사 보고서를 냈습니다.

ICC 검찰부는 이 보고서에서 북한이 법적 효력이 없는 선이라며 무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서해 북방한계선, NLL을 남북한 사이에 존재하는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으로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1953년 말 휴전협정 체결 이후 남북이 실질적인 해상경계선으로 NLL을 인정하고 존중해 왔고 또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와 1992년 ‘남북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에서도 NLL의 효용성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기존에 합의된 NLL을 1999년 일방적으로 변경해 ‘조선 서해 해상 군사분계선’을 선포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의 내용은 이로써 국제기구인 ICC가 한국 정부가 경계선으로 삼고 있는 NLL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2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동안 국제기구에서 서해 NLL 문제를 다루거나 평가한 일은 거의 없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ICC가 자체 판단으로 NLL을 사실상의 경계선으로 공식 문서에 서술한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도 ICC의 이런 판단이 NLL의 국제법적 효력을 둘러싼 논란을 종식시키긴 어렵겠지만 NLL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을 넓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장용석 박사입니다.

[녹취: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 “서해 북방한계선이 국제법적 의미에서 경계선으로서 지위를 가지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기구가 NLL이 사실상의 경계선으로 기능해왔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NLL을 둘러싼 분쟁에서 나름대로의 정당성을 좀더 강화할 수 있는 요소를 충분히 지닐 수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남북한은 지난 1951년 11월 군사분계선 설정 당시 육상경계선에 대해선 합의했지만 동서 해안의 해상경계선에 대해선 명시적 합의가 없었습니다.

이에 유엔군은 서해상에 당시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는 기준을 고려해 NLL을 설정했고 북한도 1990년대까지는 이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1999년과 2002년 1, 2차 연평해전과 2010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사건이 이어지면서 남북한 간 본격적인 영토 분쟁의 무대로 변했습니다.

한편 ICC는 보고서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이 전쟁범죄인지를 판단하기 위해 3년 6개월에 걸쳐 예비조사를 벌였지만 ICC가 관할하는 전쟁범죄는 아니라고 판단하고 조사를 종결했습니다.

보고서는 정확한 사실관계나 법적 판단을 위해서 북한에 정보 제공을 요청했으나 북한이 이를 철저히 무시해 충분한 조사 활동을 하지 못했다며 북한을 상대로 강제로 조사할 권한도 없어서 앞으로 새로운 사실이나 증거가 발견될 경우 조사를 재개키로 하고 예비조사를 종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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