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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풍경] 탈북자단체, 폐결핵 앓는 북한 소년 구명 음악회


오는 18일 워싱턴지역 탈북자지원단체가 북한에 홀로 남겨진 소년을 구하기 위해 구명 음악회를 연다. 사진은 음악회 '갈망' 포스터.
오는 18일 워싱턴지역 탈북자지원단체가 북한에 홀로 남겨진 소년을 구하기 위해 구명 음악회를 연다. 사진은 음악회 '갈망' 포스터.

매주 화요일 화제성 뉴스를 소개하는 `뉴스 투데이 풍경’입니다. 워싱턴지역 탈북자지원단체가 부모 없이 북한에 홀로 남겨진 8세 소년을 구하기 위한 음악회를 엽니다. 미국에서 살고 있는 소년의 어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져 마련된 겁니다. 장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뉴스 풍경 오디오 듣기] 탈북자단체, 폐결핵 앓는 북한 소년 구명 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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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 최보미] “좋은 것을 먹어도 좋은 집에서 살아도 가시를 씹고 있는 것처럼 살고 있습니다. 이 추운 곳에 배고픔을 안고 홀로 남겨진 아들을 생각하면 죄 많은 엄마가...”

“돈 벌어서 인차 돌아간다”는 약속 하나로 아들을 떠난 것이 오랜 이별이 될 줄 몰랐던 탈북 여성 최보미 씨가 탈북자 지원단체에 보낸 사연입니다.

최씨는 수년 전 중국으로 돈을 벌려고 나갔다가 인신매매 꾼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됐습니다.

인신매매로 팔려가느니 차라리 북송 되는 것이 낫다 싶어 중국 공안을 찾아가려던 최 씨에게 누군가 한국 행을 권했습니다.

한국에서 돈을 마련해서 아들과 남편을 데리고 오는 게 북한에 끌려가 고초를 당하는 것 보다 낫다는 말에 다시 먼 길을 떠났습니다.

한국을 거쳐 미국에 입국한 최씨는 탈북자지원단체 NKUSA 대표 조진혜씨를 알게 됐고 올 해 6월 어려운 부탁을 했습니다.

[녹취: 조진혜] “어떤 날은 울다가 전화 끊고 그러시더라고요. 아들을 데리고 오는 방법을 물었어요.”

조 대표는 북한에 있는 최 씨의 오빠로부터 그녀의 남편이 사망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아내가 인신매매 위기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중국에 건너갔다가 북송 됐기 때문입니다.

[녹취: 조진혜] “남편이 이미 사망을 했다는 거예요. 부인 찾다가 체포돼서 북송된거예요. 보위 부에서 안전 부에서..구호소까지 끌려갔다가 두 달 동안 있다가 사망했다고 하더라고요.”

최 씨와 조 대표는 아들이 아빠 없이 꽃제비로 살아간다는 소식에 하루 빨리 아들을 구출할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더욱이 최 씨의 아들이 폐결핵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는 브로커의 말에 최 씨의 가슴은 타 들어 갑니다. 곧 추운 겨울이 오기 때문입니다.
조 대표는 8살난 최씨의 아들이 아픈 몸으로 꽃제비 수용소에서 매를 맞고 옷을 빼앗겨 수용소에서 도망쳐 생활하고 있다는 말에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아들을 중국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1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북한 어린이를 중국으로 내보내는데 필요한 비용이 8천 달러가 넘기 때문입니다.

북한 어린이를 해외로 내보내다 잡히면 인신매매 혐의로 사형까지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 브로커가 풀려날 수 있는 돈을 마련해 놔야 하고 그 밖에 추가 경비와 중국에서 한국으로 가는데 필요한 금액까지 총 1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든다고 조 대표는 말했습니다.

조 대표는 폐결핵이 걸린 아이가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치료도 못 받는다면 6개월을 넘기지 못한다며 결국 한인사회에 도움을 청하기로 결정해 음악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진혜]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음악회를 준비했어요. 매일 저녁 한 시간 두 시간 무용 연습하고 음악가들은 연습을 한다. 우리가 흘리는 땀이 그분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동생을 잃었잖아요. 그 아픔을 이해하고 노력해 주는 게 감사했어요 “

최 씨 모자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음악회에 참여하겠다는 한인들의 재능기부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조 대표는 무엇보다 눈물로 하루를 보내는 최 씨에게 마음의 힘이 되어 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진혜] “엄마로서 아들을 두고 온 미안함 남편에 미안함 때문에 전화하면 울고 있고..많은 사람들이 노력 한 거 그게 위로가 될 것 같아요. 작은 발걸음이 엄마가 아들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요. 아이가 살아서 미국에 살아서 입국한다면, 버지니아 분들이 살렸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8살 어린 아들이 국경을 넘어 병을 치료받고 태평양 건너 엄마 품에 안기기 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는 모르지만 최 씨는 아들을 볼 수 있을 그날을 소망하며 한인들의 정성에 감사를 전하고 있습니다.

[녹취: 최보미] “남편은 세상에 홀로 남겨진 우리 아들에게 제가 무엇이라도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기도로 함께 해 주시길 부탁 드리며 보잘 것 없는 한 여인을 위해 노력해주심을 기억하며 다시 한 번 감사 드립니다.”

“엄마는 오늘도 너의 이름을 부르고 또 불러 본다. 이름을 부르며 울다 지쳐 잠이든 베갯잇은 꿈결에도 젖어 있구나. 내 눈물이 강을 이루고 내 한숨은 산을 이루며 내 신음은 하늘에 닿았구나.
내 아들아. 꼭 살아 있어”

최 씨는 매일 밤 붙이지 못하는 편지를 써가며 누구보다 추운 가을 밤을 지새고 있습니다.

생이별한 두 모자의 만남을 위해 마련된 음악회 ‘갈망’은 18일 저녁 워싱턴 인근 ‘필 그림 교회’ 에서 열립니다.

VOA 뉴스 장양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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