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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탈북자 체포 증가...단속 늘고, 집단 이동 방식도 원인"


지난 2007년 태국 치앙라이에서 경찰에 체포되 대기 중인 탈북자들. (자료사진)

지난 2007년 태국 치앙라이에서 경찰에 체포되 대기 중인 탈북자들. (자료사진)

중국에서는 최근 탈북자들이 집단으로 이동하다 당국에 체포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부 관계자들은 탈북자 출신 한국인 중개자들의 과열경쟁과 집단 이동 방식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행을 위해 제3국으로 이동하던 탈북자 11명이 12일 중국과 라오스 접경지역에서 중국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어린이와 여성들로, 라오스로 가기 위해 함께 이동하다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달에는 중국 남부 쿤밍에서 18명, 칭타오에서 9 명이 체포되는 등 중국 당국에 검거되는 탈북자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개선모임의 김희태 사무국장은 12일 ‘VOA’에 지난달에만 100여 명이 체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희태 국장] “지난달에 거의 100여 명이 됐고요. 잡힌 사람이. 3일 전에 창춘에서도 10 명이 잡혔구요. 어제 도문 (투먼)에서도 11명이 잡히고. 언론에 모든 게 다 나오지 않아서 그렇지 지금 잡히고 확인돼서 가족들이 난리가 된 상황이 되게 많죠.”

탈북 지원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국 내에서 탈북자들이 계속 체포되는 이유는 다양합니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탈북자들을 지원해 온 한 관계자는 12일 ‘VOA’에 한국에 정착한 뒤 중개자 (브로커)로 나선 탈북자들의 과열경쟁을 주된 이유로 지적했습니다. 중개인들이 경비를 낮추기 위해 많은 탈북자를 집단으로 이동시키다가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겁니다.

이 관계자는 주목을 피하기 위해서는 5-6 명 정도가 함께 이동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경비 절감을 위해 10명 이상씩 이동하다 검문을 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내 탈북 중개인들은 중국 당국의 검문 강화로 기차와 공공 버스 대신 승합차나 미니버스를 대절해 탈북자들을 이동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갈렙선교회 대표인 김성은 목사는 중개인들이 탈북자들을 보호자 없이 구간별로 ‘택배’처럼 이동시키면서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옛날에는 탈북자가 다섯이면 다섯, 일곱이면 일곱, 이렇게 그 때도 인원은 많았지만 브로커들이 같이 동행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브로커들이 동행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요즘 소위 말하는 택배처럼 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의 중개인들이 탈북자들을 받아 인계만 하고 이동은 중국인 승합차 운전자에게 맡기다 보니 중국 문화와 언어에 낯선 탈북자들이 위험 상황에서 대처를 못해 적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 목사는 북-중 국경 지역의 경비 강화로 탈북자 수요는 줄어든 대신 중개인은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쟁이 과열되면서 비용은 낮아졌지만 이동 방식은 택배식으로 거의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중개인들은 탈북자와 동행하지 않기 때문에 체포 위험이 적고 경비도 절감할 수 있어 선호하지만 대신 탈북자들이 체포될 위험성은 더 높아졌다는 겁니다. 다시 김성은 목사입니다.

[녹취: 김성은 목사] “가격이 과거보다 싸지는 대신 브로커들에게는 수입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중국 당국의 처벌은 계속 강화되다 보니 사람의 목숨을 우선으로 하고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자꾸 떨어지는 거죠.”

탈북 경비는 중개자와 구간, 선불과 후불 등 지불 방식에 따라 다양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탈출 경비, 중국 국경 지역에서 연길 등 내륙으로 이동하는 경비, 그리고 다시 내륙에서 동남아시아로 이동하는 경비가 다릅니다.

탈북 지원단체 관계자들과 한 중개인은 ‘VOA’에 내륙에서 동남아시아까지 이동하는 경비는 최근 중개인들의 경쟁으로 떨어져 한화로2백만원, 미화 1천950달러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인권개선모임의 김희태 국장은 경비 문제 등으로 중개인들의 역할이 지역별로 분화되면서 당국의 불심검문에 적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김희태 국장] “자기네 자체적으로 루트를 운영하지 않고 전문화 분업화되는 형태죠. 그러니까 연변 지역에서 탈북자들을 데리고 내륙 쪽으로 이동하는 전문팀이 있고 내륙에서 중국 국경까지 데려가는 팀이 있고 국경에서 라오스로 가는 팀이 있고, 이렇게 적어도 3분할이 돼서 하다 보니까 이번 경우도 브로커 4-5명이 (국경을 넘는) 이동팀한테 (동시에) 부탁을 한 거죠. 그러니까 비용을 줄이기 위해 분업화하는 과정에서 이런 일이 생긴 거고 현장에서 일하는 중국 현지인들이 자기 나름의 편리성을 위해서 그렇게 막무가내로 현장을 잘 알고 관리들에게 뇌물을 줬기 때문에 자신감에 넘쳐 하다가 엉뚱하게 (당하는 거죠).”

중국의 한 소식통은 이런 위험한 탈북자 이동 방식이 최근 부쩍 강화된 중국 당국의 테러와 마약 단속과 겹치면서 탈북자 검거율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의 주요 경유지인 쿤밍에서는 지난 3월 초 괴한들의 테러로 적어도 33명이 숨지고 130명이 다치자 지역의 검문 검색이 크게 강화됐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후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를 통해 반테러 대책과 대응을 크게 강화했습니다.

하지만 신장 위구르 자치지역 등 여러 지역에서 최근 테러가 계속되자 지난달 베이징의 테러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전국 주요 도시와 도로에 경비와 검문을 크게 강화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동북 3성에서 북한산 마약 단속이 강화되면서 그 여파가 탈북자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일부 탈북 중개인들이 마약 유통까지 겸하는 사례가 있어 중국 당국의 단속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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