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한국 강화도에서 휴전선 너머로 바라본 북한 마을.
한국 강화도에서 휴전선 너머로 바라본 북한 마을.

한국 내 탈북민들이 최근 단파와 유튜브 등을 통한 대북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들은 한국 정부의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과 북한의 반동사상문화배격법으로 더욱 고립된 북한 주민들을 위해 방송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비영리 민간단체인 북한민주화위원회가 2일부터 대북 단파 라디오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이 단체의 허광일 위원장은 3일 VOA에, 2일부터 단파 7580 kHz로 시험 방송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토요일 밤 11시부터 30분 동안 이 단체 설립자인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과거 육성을 들려주고 북한 민주화 방안을 담은 저서들을 낭독하며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깨우기 위한 노력을 적극 펼치겠다는 겁니다. 

[녹취: 허광일 위원장] “맞춤형 방송입니다. 조준사격이죠. 한마디로 말해서 다양한 계층을 조준해서 그 계층에 맞는 방송을 하되 그 기본은 ‘바로 지금!’이란 슬로건 아래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이런 메시지를 듣고, 내가 지금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기본 목적이 있습니다.”

허광일 북한민주화위원장.

허 위원장은 자신이 과거 북한에 있을 때와 러시아 파견 벌목공으로 생활할 때 VOA 방송을 들으면서 세상에 눈을 뜨고 북한 정권의 거짓 선전을 깨닫게 됐다며, “북한 주민들도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수뇌부의 잘못된 사회주의 정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과민 반응으로 국경을 장기간 봉쇄하면서 북한 주민들의 상황이 상당히 열악하다며, “이런 경제난의 책임이 제재가 아닌 그들의 최고존엄에 있다는 것을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런 위중한 상황 때문에 탈북민 회원들과 일부 지지자들이 사비를 털어 방송을 시작했다는 겁니다.

[녹취: 허광일 위원장] “지금 북한에 고난의 행군 이상으로 매우 심각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이 때에 우리마저 손을 놓고 있으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우리 쪽에서 관심을 보이는 몇몇 사람들과 적극 참여하는 사람들이 함께해서, 또 집세의 일부를 충당해서. 어쨌든 시작하자!”

허 위원장은 “북한 주민들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조용히 시작하려 했다”며, 그러나 “한국에서 단파 방송을 모니터하는 민간단체가 이를 파악해 공개하는 바람에 언론에도 숨길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민주화위원회의 대북 방송 송출로 한국 내 탈북민들의 대북 라디오 방송은 기존 미국 등의 지원을 받는 자유북한방송과 북한개혁방송을 포함해 3개로 늘었습니다. 

한편 과거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면담하는 등 북한 인권 운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지현아 작가도 지난 1일부터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북한복음방송’을 시작했습니다.

지 작가는 3일 VOA에, 해외 북한 외교관과 특수기관 파견 인력, 유학생, 중국 내 탈북민 등을 대상으로 외부 정보, 기독교 복음 등 종교와 신앙의 자유를 전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작가] “이번에 대북전단금지법이 통과됐잖아요. 이 법이 제정돼서 북한에 복음을 전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이전에는 육지로도, 중국을 통해서, 하늘길을 통해서, 바닷길을 통해서도 보냈지만 이 모든 게 한순간에 막히게 돼 대북 정보 유입이 막혔습니다. 그래서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를 비난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냥 손을 놓고 있을 수 없고 북한이란 거대한 감옥의 문을 열려면 감옥 밖에 있는 우리가 정보 유입을 해야 한다…”

지난 2018년 7월 미국 국무부가 개최한 인권 행사에 참석한 지현아 작가.

지 작가는 해외 북한 파견 인력이 인터넷을 통해 유튜브 방송을 보고 있다는 소식을 계속 듣는다며, 경비가 많이 드는 라디오 방송 대신 유튜브 채널로 이들을 겨냥한 방송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복수의 전·현직 해외 파견 북한 소식통과 러시아 내 탈북민은 지난해 VOA와의 전화 통화에서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탈북민들의 방송과 외부 소식을 자주 접하고 있다고 말했었습니다.

또 최근에는 미국 사이버 보안업체 선임연구원이 독일 언론 슈피겔에 2017년 인터넷 통신량 분석 결과 북한의 주요 분야 지도층 엘리트들은 일반 주민들과 달리 인터넷에 무제한 접근할 권한을 갖고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현아 작가는 미국과 유럽을 자주 방문하며 신앙의 자유가 주는 소중함을 새삼 느낀다며, 이런 점에 더 초점을 맞춰 북한 엘리트들의 의식을 깨우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지현아 작가 유튜브 방송] “17년간 기독교 박해 1순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북한에 생명인 복음을 전함으로써 암흑의 땅에서 생명의 땅으로 변화되는 것이…”

지 작가 등 탈북민들은 외부 정보 유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의 눈과 귀를 열어주는 것이 북한의 변화는 물론 향후 남북통일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