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한국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기지에서 미8군 창설 75주년을 맞아 주한미군들이 적 제압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기지에서 미8군 창설 75주년을 맞아 주한미군들이 적 제압 시범을 선보이고 있다.

미국 본토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하루 확진자 수가 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면서 한국에 들어오는 주한미군 장병 중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음달로 예정된 미-한 연합훈련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방역당국과 주한미군사령부에 따르면 지난 9일과 10일 이틀간 미국에서 한국에 들어온 주한미군 장병과 미국인 민간 근로자 등 16명이 도착 직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더기 양성반응을 보였습니다.

또 13일 미국 정부 전세기를 타고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미군 2명에 이어 지난 8일부터 4차례의 걸쳐 별도 민항기 편으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9명도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들 11명의 미군 장병들은 모두 미국 본토에서 출발했고, 현재 평택 캠프 험프리스나 오산 공군기지의 격리시설로 이송됐습니다.

미국 본토에서 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가 하루 7만명 이상을 기록하는 심각한 상황과 맞물린 현상이라는 분석입니다.

이 때문에 오는 8월 예정인 미-한 연합군사훈련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통상 미-한 연합훈련 때 미군 수 백 명이 전세기나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 한국에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국은 물론 주한미군에도 자칫 신종 코로나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8월 미-한 연합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진행되는 워 게임(war game) 형태의 연합지휘소 훈련과 미국 내 증원병력들이 한국에 들어와 참여하는 실제 기동훈련, 그리고 일부 민간인이 참여하는 재난대비 훈련 등이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실내에서 이뤄지는 연합지휘소 훈련도 신종 코로나에 노출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전쟁지휘본부니까 전쟁이 났을 때 폭격을 받더라고 생존할 수 있도록 지하를 파서 완전히 미로같이 해놓고 다 밀폐공간으로 해놨거든요. 그 안에서 숙식을 하도록 돼 있거든요. 바깥으로 안 나오고 일주일 길게는 열흘까지도 있고 그리고 최소한 영관급 이상의 장군들이 많이 가는 데에요. 그렇다면 이게 굉장히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미국 본토에서 연일 하루 확진자 최다 기록이 나오는 상황에서 훈련에 참여하기 위해 들어오는 미군 증원병력들은 한국 방역당국에 큰 부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한국 입국 후 신종 코로나 검사 결과와 무관하게 무조건 2주간 격리생활을 해야 합니다. 

양국 군은 올 전반기 연합훈련을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로 연기하고, 연합지휘소 요원 능력 향상을 위한 전투참모단 훈련과 간부교육 등으로 대체한 바 있습니다.

[녹취: 에이브럼스 사령관] “We had to postpone our theatre-level combined command post training event earlier this year due to the ongoing global pandemic. Those theatre-level training events are essential to our readiness.” 

로버트 에이브럼스 미-한 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앞서 지난 1일 미-한 동맹포럼 초청강연에서 전반기 훈련 연기를 언급하며 “전구급 연합훈련은 연합준비태세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8월 훈련 만큼은 연합대비태세 점검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발언이었습니다.

한국 측의 사정은 한층 더 복잡합니다. 한국군은 이번 연합훈련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2단계 완전운용능력, FOC 검증평가를 위한 훈련으로 실시할 계획이었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한 미-한 연합검증평가는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2단계 완전운용능력,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평가 순으로 진행됩니다.

미-한 두 나라는 앞서 지난해 8월 1단계 기본운용능력 평가 훈련을 실시했지만 다음달 FOC 평가훈련이 연기 또는 취소될 경우 한국 정부가 목표로 잡았던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은 힘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3차 미-북 정상회담 추진을 처음 꺼낸 한국 정부로선 북한 변수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최근 담화에서 미국 측의 정상회담 언급에 대해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하라고 압박했습니다.

한국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입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북한이 요구하는 사안을 보면 적대시 철폐를 요구하잖아요. 그런데 연합군사 훈련이 가장 앞에 있는 거니까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선 연합군사훈련을 축소하거나 조정할 필요가 있는 거죠. 다른 한편으론 전작권 전환을 예정대로 추진하기 위해선 FOC훈련이 연합군사훈련하고 맞물려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걸 또 안하기가 그런 거에요.” 

전문가들은 미국 내 증원병력의 한국 파견을 위한 절차와 입국 후 자가격리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시간이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한국 국방부는 아직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입니다.

[녹취: 문홍식 부대변인] “한-미는 코로나19 등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이번 연합연습 시 전작권 전환을 위한 FOC 검증 평가를 추진하기 위해서 긴밀히 공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경두 한국 국방장관과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지난 7일 긴급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개된 일정에 없던 양국 군 수뇌의 회동으로, 두 사람은 연합훈련 시행 문제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미국은 연합대비태세 점검에 중점을 둔 훈련을 원하고 있고, 한국은 규모를 대폭 축소한, FOC 검증 평가에 초점을 맞춘 실내 훈련을 바라고 있어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