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중병설과 사망설에 휩싸였던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순천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중병설과 사망설에 휩싸였던 김 위원장이 20일 만에 공개활동을 재개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 활동 빈도가 올들어 크게 줄어든 가운데 김 위원장이 또 다시 보름 가까이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행보가 장기간에 걸쳐 반복될 경우 북한 주민들 사이에 지도력에 대한 의문과 동요가 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공개 행보가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이후 또 다시 보름 가까이 뜸한 상태입니다.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이후 20일 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한 때 건강 이상설에 휩싸였던 김 위원장이 또 다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겁니다.

지난달엔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불참으로 김 위원장의 신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급기야 중태설 또는 사망설까지 나돌았지만 지금은 그런 이상 징후는 나타난 게 없습니다.

북한 전문가들은 그러나 김 위원장이 현지 지도나 공식 행사에 모습을 보이는 빈도가 올 들어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앞서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 위원장의 올해 공개 활동 횟수가 5월6일 현재 17차례로 예년 동기 평균인 50회와 비교해 66%나 감소한 역대 최소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국가정보원은 그 배경에 대해 김 위원장이 군 전력과 당정회의를 직접 챙기는 등 내부 전열 재정비에 집중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겹친 때문으로 평가했습니다.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 공백기가 빈번해지고, 이런 패턴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지도력에 대한 의문과 함께 민심 동요가 생길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중요한 것은 지속되는 기간이라고 보는데 지금 벌써 20일 잠행했다가 하루 나타났다가 거의 보름에 가까운 시간을 다시 잠행하고 있잖아요. 이런 식으로 잠행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지다 보면 그런 동요는 파급효과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거죠.”

신 센터장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을 모방해 적극적인 대민 접촉을 했던 김 위원장의 현지 지도 등 공개 행보가 크게 줄어든 이유에 대해 신종 코로나 이외에 그의 건강이나 통치 스타일 변경 등을 추측해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선대 지도자인 김일성 주석이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권력기반이 취약한 가운데 집권해 그동안 애민 지도자상을 부각하기 위해 대중과 포옹하는 등의 ‘현장밀착형’ 공개 활동을 의욕적으로 벌였다고 평가해 왔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맞서 ‘새로운 길’과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김 위원장으로선 신종 코로나 사태까지 겹치며 경제난이 더 심해진데다 특히 올해 노동당 창건 75주년에 걸맞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라도 여전히 현장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분석입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입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북한 상황이 매우 안 좋지 않습니까. 경제적으로 어렵고 장마당 물가도 들썩이고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서 뭔가를 하겠다라는 것, 2018년에 보여줬던 여러 행보로 북한 주민들이 전반적으로 기대가 높아지면서 그만큼 좌절이 큰데 이럴수록 현지 지도를 다니면서 그런 모습을 보여줄 필요성은 훨씬 크죠.”

박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공개 행보가 급감한 배경에는 북한이 경제난 악화로 김 위원장의 치적으로 내세울만한 행사를 만들기 어려운 사정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초 지난달 15일 태양절에 맞춰 준공하려 했던 원산갈마 관광지구도 아직 완공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정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이 북한 주민들에게도 퍼졌었기 때문에 이런 가운데 그의 공개 행보가 뜸해지면 지도력에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이미 김정은 위원장 건강 이상설, 사망설이 북한 내부에 퍼져 있거든요. 문제는 김 위원장의 현장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고 이미 이상설이 불거진 상황에서 공개 활동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면 김 위원장의 리더십, 그 다음에 주민들의 내부 민심 이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충분히 있죠.”

조 박사는 김일성 주석의 항일유격대 신화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20여 년에 걸친 권력승계 과정에서 체득한 통치 노하우 등 선대 지도자들 만큼의 정치적 자산이 없는 김 위원장이 스스로 지도자의 권위를 만들기 위해 이미지 정치에 각별한 신경을 써왔다고 말했습니다.

조 박사는 그런 김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나 경제난 심화라는 숙제를 안은 것은 물론 자신의 애민 지도자상 구축에도 큰 방해요소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