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 구호단체 '사마리탄스 퍼스'가 지난 2011년 대북 지원물품을 항공기에 선적하고 있다. 사진=사마리탄스 퍼스 제공.
미국 민간 구호단체 '사마리탄스 퍼스'가 지난 2011년 대북 지원물품을 항공기에 선적하고 있다. 사진=사마리탄스 퍼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한 북한의 국경 봉쇄로 미국 내 구호단체들의 대북 지원 활동이 중단된 지도 1년 반이 돼 갑니다. 하지만 아직도 북한 국경이 열릴 조짐이 없어 구호단체들은 지원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국경을 걸어 잠그고 인적 교류는 물론 각종 물자까지 엄격하게 통제한 지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지난 3월 북한이 중국과의 무역을 소폭 재개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경 봉쇄 조치가 어느 정도 풀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었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1년 반 가까이 사실상 모든 대북 인도적 지원 활동을 중단한 미국 내 구호단체들은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몰라 답답하다고 말합니다.

대니얼 재스퍼 미국친우봉사회 워싱턴지부장은 4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 내 사업과 관련한 어떤 새로운 정보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재스퍼 지부장]”Unfortunately, we don’t have any updates on our work. We will have to wait to hear from partners“

재스퍼 지부장은 대북 지원 사업을 진행한 지난 40년 동안 지금처럼 어려운 적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내 협동농장 파트너들이 필요한 것과 최우선 지원 물자가 무엇인지 알려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친우봉사회는 매년 봄 북한의 모내기 작업을 돕기 위해 비료와 벼 종자를 위한 플라스틱 모판을 전달해 왔고, 가을에는 겨울철 온실 재배에 필요한 비닐 자재, 아연 파이프 등을 협동농장에 보내왔습니다.

온실에서 재배되는 채소는 겨울철 농장 가족들에게 영양소를 공급하는 중요한 식량입니다.

미국 친우봉사회는 또한 북한의 협동농장들이 겨울에 다음 해 봄 농사를 위한 필수 농업 물자들을 확보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난 1년 반 가까이 북한에 대한 모든 지원이 사실상 중단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년 가까이 해마다 2~3차례 방북해 의료 지원 사업을 펼쳐온 재미한인의사협회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재미한인의사협회 북한담당 국장을 맡고 있는 박기범 미 하버드 의대 신경외교 교수는 4일 VOA와의 통화에서, 북한 방문을 위한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으며 내부 상황도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기범 교수] “No one know because no one’s been in there, my last trip there was November 2019.”

박 교수는 2019년 11월 방북이 마지막이었다며, 이후 아무도 북한에 들어가지 못했고 지금은 국제기구 직원들마저도 모두 북한을 떠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교수는 최근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KEI)가 주최한 화상대담에서, 지난 번 방북 때 평양의과대학병원에서는 수술실 내부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컴퓨터단층촬영 장비인 CT 장비, 초음파 기기, 탱크 대신 파이프를 통해 산소가 필요한 곳까지 도달하게 하는 산소호흡기 등 최첨단 장비가 설치되고 있었다는 겁니다.

박 교수는 특히 북한 자체적으로 무릎 등 인공 관절 생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며,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터지면서 모든 것이 막혀 버렸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의 대니엘 워츠 국장은 4일 VOA와의 통화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비정부기구(NGO)들이 일반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워츠 국장] “Without the ability to travel to North Korea or even to ship goods there, NGOs have very limited options to help ordinary North Koreans other than to continue monitoring the situation and to be prepared for the day when their work can resume.”

북한을 방문하거나 심지어는 지원 물품을 보낼 수도 없는 상황에서 비정부기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상황을 계속 지켜보면서 지원 활동이 재개되는 날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 뿐이라는 겁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북한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북한 당국이 국경을 다시 개방할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엄격한 신종 코로나 방역 조치로 지난해 5월 평양을 떠나야 했던 콜린 크룩스 북한주재 영국 대사는 지난달 아일랜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최대한 빨리 국제사회 인도주의 지원 단체들의 입국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크룩스 대사는 북한이 코로나 ‘봉쇄’에 들어간 첫 국가들 가운데 하나이며 아마도 가장 늦게 문을 열 국가들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며, 외국인의 방북이 가능하게 하려면 적어도 연말은 지나야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