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미국 워싱턴의 재무부 건물.

미국 정부는 최근 북한 등에 대한 외교정책에서 금융 기관과 거래에 대한 경제적 제재 활용을 높이고 있는 추세라고, 미 의회조사국이 밝혔습니다. 금융제재를 통한 미국의 지렛대를 유지하기 위해 국제 금융통신망 관련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을 의회에 제안했습니다. 이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의회조사국은 19일 발표한 국제 금융통신 체계에 관한 첫 보고서에서 최근 몇 년간 미국 정부는 외교정책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금융 기관과 거래에 대한 경제 제재에 점점 더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달러와 미 금융기관의 중심성은 미국에 경제적 지렛대를 제공하며, 의회는 금융통신 체계에 대한 제재 대상의 접근을 제한하기 위한 방안을 고려해 왔다는 겁니다.

의회조사국은 특히 과거 대북 금융거래 연루 가능성이 제기됐던 벨기에 소재 국제 금융거래 네트워크인 ‘스위프트’ (SWIFT)’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위프트는 벨기에 소속이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는 스위프트와 미 정부의 제재 대상에 오른 기관이 주고 받는 금융 메시지 처리는 금지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의회는 이란의 경우 스위프트와 같은 국제 금융통신 시스템이 특정 외국 은행을 시스템에서 제거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제재 사용을 승인했고, 북한의 경우에도 이런 정책을 고려한 적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위프트는 전 세계 20개 나라에서 최소 1만1천500개 금융기관이 외국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위해 이용하고 있는 국제 은행거래망입니다. 

2017년 초 유엔 전문가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2016년 스위프트를 이용해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에서 약 8천100만 달러의 자금을 빼내는 등 이 금융통신망을 이용해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다카의 방글라데시 중앙은행 건물.

이에 따라 미 의회 일각에서는 스위프트에 ‘세컨더리 보이콧’, 즉 3자 금융제재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의회조사국은 2017년 3월 벨기에 당국이 스위프트가 북한 은행에 대한 서비스를 더 이상 제공하지 못하게 했고, 이어 스위프트는 북한 은행 7곳을 시스템에서 퇴출시켰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퇴출된 북한 은행 7곳 중 유엔의 제재 대상이 아닌 은행 4곳을‘운영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퇴출시킨 것은 이례적이고 스위프트에 대한 외교적 압박이 있었을 수 있다는 신호라고, 의회조사국은 밝혔습니다.

의회조사국은 새로운 기술과 금융서비스 제공자들이 현재 국제 거래 지평을 변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 등 일부 나라는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거나 제재 가능성에 대한 노출을 줄이기 위해 스위프트와 유사한 자체 금융통신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나라의 새 시스템이 성공적이고 전 세계에 널리 적용된다면 미국은 국가안보와 외교정책 목표 증진을 위한 금융통신 혹은 교차거래에 대한 접근을 더 이상 지렛대로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의회조사국은 의회가 미국도 자체 금융통신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는지, 새 국제 금융통신 서비스 공급자들이 미국의 소비자와 기업, 경제, 국가안보, 외교정책 목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볼 것을 제안했습니다.

또한 미국 정부는 반부패와 사이버안보 등과 관련된 국제 금융거래 문제 해결을 위해 다른 나라들과 금융통신 기준을 세우는 등 다자간 협력을 늘려야 하는지도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외교정책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스위프트와 같은 국제 금융통신 시스템에 제재를 부과해야 하는지, 제재를 부과할 경우 미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런 제재 조치가 미 국가안보 이익과 외교정책에 미칠 영향, 제재 부과의 장점과 이점은 무엇일지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새로운 국제 금융통신 체계가 미국의 제재 효과를 약화시킬지, 미국 달러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지 평가해볼 것도 제안했습니다.

한편, 미 의회는 지난 2017년 제정한 ‘적대국들에 대한 제재법’에 담긴 ‘대북 차단과 제재 현대화법’을 통해 6개월마다 북한의 국제 금융통신 서비스 참여 현황을 의회에 보고할 것을 대통령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2017년 중순 미 의회에서는 스위프트처럼 북한의 국제 금융망 접근에 핵심 역할을 하는 전문 금융통신 서비스 제공자의 미 달러 접근 제한과 같은 3자 금융제재를 적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브링크액트’, 이른바 ‘웜비어법’이 추진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9년 말 제정된 웜비어법에는 국제 금융통신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세컨더리 제재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VOA 뉴스 이조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