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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이웃집 ‘테디베어’ 찾기...온라인으로 데이트하는 ‘데이팅 앱’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 이웃집 ‘테디베어’ 찾기...온라인으로 데이트하는 ‘데이팅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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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곳곳의 다양한 모습과 진솔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구석구석 미국 이야기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는 어린이들, 또 고생하는 의료진을 돕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우선, 이동이 제한되고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온종일 집에서만 시간을 보내게 된 아이들을 위해 새로운 놀이가 등장했는데요. 부모와 아이들이 동네를 돌아다니며 이웃집의 곰돌이 인형을 찾는 일명, ‘테디베어 사냥(Teddy Bear hunt)’ 놀이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요즘 이 놀이가 유행이라고 하는데요. 여러분도 곰돌이 인형 사냥을 한번 떠나보실까요?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많은 집 창문에 테디베어 인형이 놓여져 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많은 집 창문에 테디베어 인형이 놓여져 있다.

“첫 번째 이야기, 희망을 전하는 이웃집 ‘테디베어’ 찾기”

자택 대기령이 내려진 미 동부 버지니아주의 페어팩스. 유치원에 다니는 남매인 루카스, 리디아 장 어린이는 요즘 이웃집 창문에 세워놓은 테디베어를 찾으러 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새로운 인형을 찾을 때의 기쁨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는데요. 루카스 군은 자기 집에서도 테디베어 사냥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녹취: 루카스 장] “테디베어 인형을 창문에 얹었어요.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테디베어를 찾고 있어요. 곰돌이를 보면 기분이 진짜 좋아요. 귀여워서요”

사람들이 이렇게 창문에 곰돌이 인형을 올리기 시작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코로나로 우울하고 불안한 요즘, 아이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주기 위해서인데요. 4살 난 리디아 양도 곰돌이를 통해 힘을 얻고 있었습니다.

[녹취: 리디아 장] “유치원 못 가니까 슬퍼요. 그런데 곰돌이가 내 친구예요. 귀여워요, 엄청 귀여워요.”

곰돌이 인형 찾기는 미 전역에서 유행하고 있는데요. 자택 대기령이 내려진 지 한 달도 훨씬 더 지난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도 테디베어 사냥을 하는 가족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주민의 이동은 제한을 받지만, 자녀와의 산책은 허용되다 보니 산책을 나온 김에 인형도 찾는다고 하네요.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사는 브랜든 모리애러티 씨도 딸 엘로이즈와 함께 테디베어 사냥에 나섰습니다.

이웃집 창문에 있는 곰돌이를 찾는 것이 재미있지 않느냐고 묻자 딸 엘로이즈도 그렇다고 하는데요.

같은 동네 주민인 에미 호프마이스터 씨는 사람들이 창문에 테디 베어를 올려놓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걸 보고는 자신도 동참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하네요.

우선, 자기 집 창가에 테디베어 인형을 세워 두고는 동네에 얼마나 많은 테디베어가 있는지 자녀들과 찾아 나섰다는데요. 하루 동안 찾은 곰돌이가 10개나 된다고 했습니다. 에미 씨의 딸 아이비 양도 곰돌이 인형을 보면 행복하다고 했죠.

그런데 오클랜드에서는 이렇게 어린이를 위해서만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을 돌보느라 고생하는 의료진을 응원하는 행사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 역시 요즘 미국 여러 지역에서 유행이라고 합니다.

수전 버니 번스틴 씨는 자신이 사는 오클랜드 동네에 이 같은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의료진을 응원하기 위해 밤 8시에 집 밖에 나올 테니 동참하고 싶은 사람은 같이 집 밖에 나오라고 공지를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순식간에 마을 사람들한테 이 소식이 전파됐고, 많은 사람이 동참했다고 하는데요. 덕분에 잘 모르던 이웃들도 동참하면서 마을 사람들이 더 친해지게 됐다고 합니다.

밤 8시가 되면 마을 사람들은 약속한 듯 집 밖에 나와 악기도 연주하고, 응원 구호도 외쳐주면서, 동네에 사는 의료진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데요.

수전 씨는 이웃 주민들의 이런 응원 소리를 들은 의료계 종사자가 정말 감동받고 고마워했다고 전했습니다.

잠깐의 응원 시간을 마친 이웃 주민들은 잘 자라는 인사말을 건네며 각자의 집으로 들어가는데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많이들 힘들어하지만, 이렇게 오히려 더 똘똘 뭉쳐 하나 되는 마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넷 기기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데이를 즐기는 한 여성의 모습.
인터넷 기기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데이를 즐기는 한 여성의 모습.

“두 번째 이야기, 데이트도 영상으로, 온라인 데이팅 앱”

코로나 사태로 미국인의 생활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직장 업무도, 학교 공부도, 오락이나 쇼핑도 이제 다 집에서 인터넷 온라인으로 해결하게 됐는데요. 젊은이들의 데이트도 이제 온라인 공간으로 옮겨갔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근사한 곳에 가서 데이트를 못 하다 보니 온라인상에서 사랑을 찾아주는 일명 ‘데이팅 앱’이 유행인데요. 코로나 사태 이후 일부 데이팅 사이트는 이용자가 20%나 늘었다고 합니다.

‘틴더(Tinder)’라는 이름의 데이팅 앱은 다른 지역 사람과의 연결 서비스도 무료로 전환했는데요. 따라서 이제 이용자들은 미국 내 어디에 있는 사람과도 온라인 데이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미국 중서부 캔자스주에 거주하는 닉 칼라일 씨는 데이팅 앱을 통해 이렇게 사랑을 찾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영상으로 보면서 차 한잔하자고 신청했고, 그렇게 만남을 이어가다가 사귀기로 했다는 건데요. 하루는 상대 여성이 그냥 편안한 운동복을 입고 대화를 하면 어떻겠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닉 씨는 지난 3주 동안 정장 바지를 갖춰 입은 일이 없었다고 답했다면서, 그때부터 복장도 만남도 훨씬 더 편안해졌다고 하네요.

그리고 보통 첫 번째 데이트라고 하면 근사한 저녁과 포도주를 떠올리게 되지만, 온라인 데이팅 앱에선 훨씬 다양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는데요. 장 보면서 온라인 데이트하기, 요리하면서 만나기, 게다가 온라인 비디오 게임하면서 데이트하기도 있다고 합니다.

‘커피가 베이글을 만났을 때(Coffee Meets Bagel)’… 이름도 독특한 이 데이팅 앱은 한인 세 자매가 만들었는데요. 공동 설립자인 다운 강 씨는 온라인 데이트도 직접 만나서 하는 데이트와 크게 다를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 데이트라고 해도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데이트 때 지켜야 할 점은 똑같다는 건데요. 좋은 첫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겁니다. 대신 너무 무겁지 않게, 가벼운 첫 만남을 갖는 게 좋다고 하네요.

물론 온라인으로 화상 데이트를 하려면 컴퓨터 기기에 마이크와 카메라가 잘 작동하는지 챙겨야 하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할지, 머리를 짜내는 수고는 덜 수 있다고 하는데요. 뉴욕에 본부를 둔 데이팅 앱 ‘오케이큐피드’의 멜리사 호블리 씨는 요즘 사람들에겐 누구나 갖고 있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어디에 살고 있든, 모든 사람이 신경 쓰고 있는 것이 바로 코비드19, 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건데요. 코로나 사태야말로 다른 사람과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기 때문에 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겁니다.

데이트를 할 수 있는 방법이 다 막혀버린 요즘, 온라인 데이트의 장점을 최대한 누려볼 수 있다고 다운 씨는 설명했는데요.

온라인으로 나누는 대화를 통해 조금은 느리지만 더 깊은 관계를 쌓을 수 있을 거라는 겁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이렇게 온라인 데이트를 즐기고 있지만, 언젠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면 이동의 제한도 풀리게 될 텐데요.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온라인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 사랑을 찾아 나서게 되겠죠? 하지만 온라인 데이트는 코로나 사태가 만든 새로운 데이트 문화라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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