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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북한, ‘인권’ 중심 코로나 대응해야”


지난달 3일 북한 평양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수업 중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지난달 3일 북한 평양의 한 중학교 학생들이 수업 중에 마스크를 쓰고 있다.

유엔인권기구가 인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응할 것을 북한에 권고했습니다. 유엔과 국제사회의 공동 목표인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기반으로 권고안을 작성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가 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세계적 대유행 대응 국면에서 인권을 중심에 둘 것을 북한에 촉구했습니다.

OHCHR은 이날 발표한 ‘대유행 대응조치와 연관성 있는 인권 권고’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 대유행에 앞선 지난 5년간 유엔 인권 메커니즘과 보편적 정례검토 (UPR), 특별보고관 조약기구 차원에서 북한에 제시한 권고안들을 기반으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2030년까지 유엔과 국제사회의 최대 공동 목표인 ‘지속가능개발 목표’(SDGs)’ 17개 가운데 북한이 고려해야 할 10개 목표에 대한 권고를 중심으로 작성했습니다.

먼저 빈곤 종식(No Poverty)와 기아 퇴치(Zero Hunger), 건강한 삶과 복지 증진’(Good Health and Well-being)과 관련해서는, 국가 배급제도 개혁과 차별 없는 식량 접근권 보장, 공중 보건 서비스 개선 등을 권고했습니다.

또한 식량 불안정과 영양 실조를 방지하고 국제사회에 지원을 요청하며 만연한 부패에 대응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농촌 등 외딴 지역의 산모와 어린이 사망률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질의 교육 보장(Quality Education)을 위해서는 사회적 지위나 부모의 정치적 견해에 따른 교육 차별을 종식하고, 교육의 질과 인프라 개선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성평등 보장(Gender Equality)과 관련해선 가정 폭력 등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고, 인신매매, 특히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를 방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평화, 정의, 강력한 제도’ (Peace, Justice and strong institutions)목표에 대해서는 구금 조건을 재검토하고 형벌 결정은 국제사회 표준에 맞도록 개혁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독립적인 인권 기관을 설립하고, 표현의 자유, 언론의 독립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파트너십 활성화’(Partnerships for the Goals) 달성을 위해서는 유엔 인권 기구에 접근 권한을 부여하고 협력하며,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대한 영향을 평가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밖에 건강하고 안전한 물관리와 좋은 일자리 확대와 경제성장, 모든 종류의 불평등 해소 목표와 관련해서도 인권을 중심에 두고 대응할 것으로 권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필립 알스톤 전 유엔 빈곤 특별보고관은 7일 ‘신종 코로나’로 전 세계 빈곤율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유엔의 15년 계획인 ‘지속가능 개발목표’가 후퇴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알스톤 전 특별보고관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내고 극도의 빈곤은 인권 침해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신종 코로나 여파로 수억 명이 실업과 빈곤에 노출되고, 2억 5천만 명 이상이 추가로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제사회의 불평등 문제 해결, 재분배 수용 등 빈곤 퇴치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알스톤 전 보고관은 전 세계의 불평등은 이번 전염병 전에도 만연했다며, 전 세계 절반에 가까운 34억 명이 하루 미화 5달러 50센트로 생활하고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수준은 1990년 이후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유엔의 15년 계획인 ‘지속가능개발 목표’의 핵심은 경제 성장이지만, 지난 5년 간을 되돌아보면, 빈곤의 종식보다는 더욱 극심한 불평등이 빚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다국적 기업과 투자자들이 공공재원에서 보장된 이익을 얻는 반면, 가난한 나라와 지역 사회는 더욱 소외됐다는 겁니다.

알스톤 전 특별보고관은 따라서 신종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지속가능개발 목표’ 계획의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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