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한 IT 노동·자금세탁 지원망 제재···개인 10명·기관 1곳

미국 연방 재무부 입구 (자료사진)

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해외 정보기술, IT노동자들이 벌어들인 수익을 이전하고 자금세탁을 지원한 개인 10명과 기관 1곳을 제재했습니다. 북한이 해외 IT 노동과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28일 미국 기업 등에 정보기술, IT 인력을 위장 취업시켜 불법 무기 프로그램을 위한 자금을 조달한 혐의로 개인 10명과 기관 1곳을 제재했습니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김기혁, 김효동 등 북한 국적자 8명과 러시아 국적자 2명, 그리고 러시아에 기반을 둔 북한의 금융·기술개발 기관인 ‘제1금융기술개발센터’가 포함됐습니다.

재무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북한은 위조 문서와 도용한 신원정보, 허위 신분 등을 이용해 해외 IT 노동자들을 미국과 동맹국의 기업에 위장 취업시켜 왔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정권은 이들이 벌어들인 임금의 대부분을 가져가며, 이를 통해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재무부는 특히 북한의 해외 IT 노동자들이 기업 네트워크에 접근한 뒤 악성코드를 유포하거나 민감한 정보를 빼내고, 기업의 독점 정보를 탈취하는 등 추가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번에 제재 대상에 오른 ‘제1금융기술개발센터’는 러시아에 북한 IT 노동자들을 파견해 수익을 창출했으며, 복잡한 가상화폐 거래와 자금세탁 수법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무부에 따르면 이 기관과 연계된 김경주, 리태철, 소현진 등 북한 국적자 6명은 2025년 이후 총 75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제재 대상에는 북한 IT 노동자들의 활동을 관리하거나 자금 이전을 지원한 인물들도 포함됐습니다.

러시아 국적자 비톨드 오베르타스는 북한의 불법 금융 거래를 지원한 중개인으로 지목됐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오베르타스가 2025년 1월 이후 북한 당국자들을 위해 약 200만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환전과 최소 125만 달러 규모의 기타 통화 거래를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러시아에서 북한 IT 노동자 대표단을 이끈 김기혁은 2024년 이후 약 50만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를 이전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이어 러시아 국적자 일리야 보이코프도 북한 IT 관련 기업을 지원하면서 약 350만 달러 상당의 가상화폐 거래를 처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제재 대상자와 기관이 미국 관할권 내에 보유한 자산은 동결되며, 미국인과의 거래도 전면 금지됩니다.

재무부는 북한의 불법 수익 창출과 제재 회피를 차단하기 위해 국제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북한 정권은 해외 IT 요원들이 자행하는 사기 행위로 미국 기업들을 표적으로 삼고 악용하고 있으며, 민감한 데이터를 무기로 삼아 기업들로부터 막대한 금액을 갈취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리더십 아래 재무부는 이런 악의적 활동으로부터 미국 기업을 보호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정부의 이번 대북제재 조치는 지난 3월 개인 6명과 기관 2곳을 지정한 이후 7개월 만에 이뤄진 것입니다.

VOA 뉴스 조진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