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한 연합군사훈련의 대폭 축소를 지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대화 제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응답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은 미한 연합훈련이 방어적 성격이라고 강조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연합훈련 축소 지시가 대북 대화와 미한동맹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미한 연합훈련 축소 지시를 북한과의 외교 재개를 위한 유화적 메시지로 해석했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미국 6자회담 차석대표
조셉 디트라니 / 전 북핵 6자회담 차석대표
“저는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매우 중요하게 봅니다.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에게 미국이 협상을 재개하기를 원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점을 강조하고 싶은데, 이 훈련들은 방어적 성격으로 북한의 잠재적 위협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다른 국제 현안에 집중해온 데 이어, 이제 북한 문제로 관심을 돌려 김 위원장과 다시 협상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김 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강조하면서, 미한 연합군사훈련을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이 자신의 재임 기간 “위협적이지 않고 정중한 태도”를 보여왔다며, 연합훈련은 북한에 “적대적인 신호”를 보낸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글은 지난 17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정례 미한 연합연습인 을지자유의 방패, UFS 개시와 맞물려 나왔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산 선임연구원
브루스 클링너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은 이번 훈련 축소 지시 조치는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려는 시도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지난 2018년 첫 미북 정상외교 당시와 지금은 안보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면서 억지력 약화 위험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브루스 클링너 / 맨스필드재단 선임연구원
“북한의 위협은 수십 년 동안 그래왔듯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북한은 다양한 사거리의 미사일을 개발하고 개량해 배치했으며, 새로운 세대의 전술핵 탄두 개발을 포함해 핵무기도 확대했습니다. 또 해군과 지상군 등 재래식 전력도 강화해 왔습니다. 따라서 한국과 주한미군에 대한 위협은 몇 년 전보다 훨씬 더 커졌습니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그러면서 이런 안보 환경에서 연합훈련을 축소하면 미한동맹의 억지력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북한은 을지자유의 방패 훈련 UFS를 앞둔 지난 6일과 11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14일에는 외무성 담화를 통해 핵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달라진 안보 환경에는 북한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하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포함됩니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VOA에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정밀타격과 드론전 등 새로운 기술과 전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훈련 축소는 이런 변화까지 감안해 미한 양국 군의 대비태세에 미칠 영향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훈련 축소의 영향이 군사 대비태세에만 국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번 조치가 군사 대비태세에 미칠 영향뿐 아니라 한국에 어떤 동맹의 메시지를 보내는지에도 주목했습니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데니스 와일더 / 전 백악관 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
“한 차례의 훈련을 축소한다고 해서 대비태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이 되지 않는 한 그 점은 우려하지 않습니다. 제가 우려하는 것은 미국이 얼마나 확고하게, 지속적으로 한국 방위에 관여할 것인지에 대해 이미 한국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한국 국민에게 매우 좋지 않은 메시지를 보낸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이 공격받을 경우 미국이 과연 함께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울 뿐입니다.”
고든 창 변호사
미국의 동아시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최근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월선을 지적하면서, 북한에 훈련 축소가 어떤 신호가 될지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고든 창 / 미중 관계 전문가, 변호사
“앞으로 지켜봐야 알겠지만, 북한이 이번 기회를 이용해 비무장지대에서 훨씬 더 도발적인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주 북한군은 비무장지대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한국 측 지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는 극도로 도발적인 행동입니다.”
앞서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6일 북한군이 최근 동부전선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오자 한국군이 경고사격을 실시했으며, 이후 북한군이 북쪽으로 돌아갔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합훈련 축소 지시에는 이란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한국 정부에 대한 불만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전 미 국가정보위원회 북한 담당 국가정보분석관
시드니 사일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 프로그램 선임고문은 VOA에 동맹국에 더 많은 협력을 요구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기대를 과거보다 훨씬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드니 사일러/ CSIS 한국석좌 프로그램 선임고문
“그것은 동맹 관계의 일부이고, 외교와 안보 분야에서 우리의 협력의 일부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그런 요구를 하는 것 자체가 전혀 새로운 일은 아닙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기대를 훨씬 더 직접적이고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병력이나 탄약 지원까지 기대한 것은 아니더라도, 이란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동참하기를 바랐던 만큼 한국의 협조 수준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가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란 비핵화 자체보다는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진행되는 미국의 군사작전에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리비어 전 차관보는 독일과 프랑스 등 다른 주요 동맹국들도 해당 작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한국만의 선택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