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9.11 추념 "국민 보호 주저 않을 것"...미 주요 카드사, 총기 판매 별도 코드 방침

조 바이든(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11일 워싱턴 D.C. 인근 버지니아주 펜타곤(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9·11 테러 21주년 추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왼쪽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21주년 추념 연설에서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비자’ 등 미국의 주요 신용카드 회사들이 총기 판매 내역을 별도의 판매자 코드로 분류할 방침임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기간 정신 건강 관련한 어린이와 청소년 환자가 늘어났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9.11테러 21주년 추모식을 찾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2001년 9월 11일, 국제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공격으로 약 3천 명의 목숨을 앗아간 9.11 테러 21주년을 맞아 11일 미국 곳곳에서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 공격을 받았던 장소 가운데 한 곳인 국방부를 찾아 추모행사에서 직접 연설했는데요. 9.11테러 당시 국방부에서는 18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 내용 알아볼까요?

진행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21년 동안 우리가 절대 잊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지켰다”며 “(21년 전) 그날 미국의 이야기는 바뀌었지만, 미국의 본성은 결코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이 지켜낸 약속,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걸까요?

기자)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11년 미군이 파키스탄에서 9.11 테러의 주모자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일과 지난달 무인 항공기 공격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알카에다 수장 아이만 알와자히리를 사살한 것을 언급하면서,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미국의 결의는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9.11테러가 어떤 사건이었는지 잠시 되짚어 보고 가죠.

기자) 네. 9.11 테러는 테러범들이 민간 여객기를 공중에서 납치해 자살 테러를 감행한 전대미문의 공격이었습니다. 2001년 9월 11일, 납치당한 민간 여객기 2대가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심장부에 있는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을 향해 돌진했고요. 납치당한 또 다른 비행기 1대는 워싱턴 D.C. 외곽에 있는 미 국방부 건물에 추락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 벌판에서도 승객들이 납치범들과 저항을 벌이다 비행기 1대가 추락했는데요. 동시다발적인 테러 공격으로 약 3천 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테러 공격의 배후에는 바로 국제 테러 조직 알카에다가 있었죠?

기자) 맞습니다. 테러 이후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을 비롯한 테러 분자 색출과 응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당시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의 신병 인도를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아프간을 장악하고 있던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 정파 ‘탈레반’이 이를 거절하면서 미국의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된 아프간 전쟁이 시작됐습니다.

진행자) 9.11테러라고 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있습니다. 세계무역센터에 비행기가 충돌하는 모습인데요. 당시 TV로 중계되면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인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기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110층 높이의 초고층 건물 두 동이 나란히 서 있어 흔히 ‘쌍둥이 빌딩’이라고 불리던 세계무역센터 건물에 비행기가 들이받는 것은 상상도 못 하던 일이었는데요. 두 건물이 검은 연기를 뿜어내며 내려앉으면서 비행기 탑승객은 물론 고층 건물 안과 그 일대에 있던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특히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현장에 투입됐다 순직한 수많은 소방관과 경찰 등 뉴욕에서만 3천 명에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진행자) 뉴욕에서도 11일 추모 행사가 열렸겠군요?

기자) 네, 9.11 테러가 발생했던 뉴욕 세계무역센터 자리를 뜻하는 ‘그라운드 제로’에서는 당시 희생된 이들의 이름을 부르는 ‘호명식’이 진행됐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남편 더그 엠호프 씨가 뉴욕의 9.11 기념관에서 열린 추모 행사에 참석했는데요. 별도의 연설은 하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펜실베이니아주는 누가 찾았습니까?

기자) 바이든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했습니다. 9.11 테러 당시 생크스빌 벌판에 추락한 여객기에서도 40명이 숨졌습니다.

진행자) 테러 참사가 발생한 지역 외에 미 전역에서 추모의 물결이 일었다고요?

기자) 네, 미국 곳곳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 집회가 열리기도 하고 종교 기관들에서는 추모 예배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9.11은 이제 미국에서 범국가적인 ‘추모와 봉사의 날’로 기념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많은 미국인이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9.11테러가 발생한 지 20여 년이 지나면서 미국에 많은 변화가 있었죠?

기자) 네, 당시 미국인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테러 공격에 충격을 받았지만, 한편으론 테러 집단이라는 공공의 적에 대처하기 위해 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대선 부정 논란과 낙태, 투표권 등을 둘러싸고 분열된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특히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인 대립과 분열이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진행자) 바이든 대통령이 11일 추모 연설에서 이런 사회상에 대해서도 언급했나요?

기자) 네, 바이든 대통령은 “2001년에 우리는 서로를 최대한 지원하고 서로를 보살피며 진정한 국가적 단합을 느꼈다”고 밝혔는데요. “우리가 함께하면 우리나라가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1년에 한 번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우리는 민주주의를 수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뉴욕의 커피숍 입구에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 로고가 게시돼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미국의 주요 신용카드 회사들이 앞으로 총기 구매를 별도 항목으로 분류할 방침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 최대 신용카드 회사인 ‘비자’가 10일, 총기 판매 내역을 별도의 판매자 코드로 분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비자는 국제표준화기구(ISO)의 총기 판매에 대한 새로운 판매자 코드를 채택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또 다른 신용카드 회사인 ‘마스터카드’와 ‘아멕스’도 ISO의 승인에 따라 비자의 움직임에 동참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때까지 총기 판매는 뭐로 분류됐습니까?

기자) 총기 판매는 ‘일반 상품(general merchandise)’으로 간주했습니다. 그런데 ISO가 지난 9일, 총기 판매에 대한 별도의 코드를 승인한 겁니다. 비자는 10일 성명을 내고 “ISO의 결정에 따라 비자는 우리의 오랜 규정에 부합하는 네트워크상의 모든 합법적 상거래를 보호하는 한편, 다음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판매자 코드라는 게 뭔가요?

기자) 신용카드를 사용해서 지출하고, 신용카드 만기일에 지출액을 결재하기 위해 받는 것이 신용카드 매출 전표입니다. 이 전표를 보면 내가 어디서, 무엇을, 얼마를 주고 구매했는지 알 수 있는데요. ‘어디서’를 보여주는 것이 바로 ‘판매자 코드’입니다. 슈퍼마켓이나 옷 가게, 커피숍 등 많은 소매점을 비롯해 거의 모든 종류의 구매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판매자 코드인데요. 이때까지는 총기를 사도 매출 전표에 일반 상품으로만 표기됐지만, 이제는 별도의 코드가 뜨는 겁니다.

진행자) 비자 사의 결정에 따른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찬반 의견이 갈립니다. 총기 소지 옹호론자들은 대부분의 총기 판매가 대량 총격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는데요. 따라서 이는 총기 산업에 대한 부당한 대우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총기 규제 옹호론자들은 대형 총기 사건의 서막이 될 수 있는 의심스러운 총기 판매 급증을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사실 ISO가 새로운 총기 판매 코드를 마련하게 된 것도 총기 규제 여론의 압박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진행자) 총기 판매 코드가 마련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네, 앞서 뉴욕시 공무원과 뉴욕주와 캘리포니아주의 연금 기금 등이 ISO와 은행에 총기 판매자 코드를 따로 분류할 것을 요구했었습니다. 이들 단체는 신용카드 결제 내역에서 총기 판매가 구분되면 신용카드 회사들이 의심스러운 총기 구매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총기나 탄약 판매 추적이 더 쉬워질 것이라며 신용카드 회사와 은행들을 압박해 왔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비자 사의 결정이 총기 규제 옹호 세력에는 의미 있는 승리라고 할 수 있겠군요?

기자) 맞습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항공권을 사거나 식료품값을 지불할 때, 신용카드 회사는 이런 소매상을 위한 특별한 코드를 갖고 있다”며 “총기상이나 탄약 판매처에도 동일한 정책을 적용하는 것은 극히 상식적인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브래드 랜더 뉴욕시 감사원장 역시 비자의 결정은 총기 폭력에 대응하기 위한 도구로서 도덕적, 재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불행히도 카드사들은 이 간단하고 실용적이며 잠재적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도구를 지원하지 못했다”며 “이제 그렇게 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신용카드로 구입한 총기 구매가 대형 총기 사건으로 이어진 예가 실제로 있을까요?

기자) 네, 지난 2016년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펄스 나이트클럽에서 총기 난사범이 무차별 총격을 가해 49명이 사망한 일이 있는데요. 당시 총격범이 사건 일주일 전 신용카드를 이용해 2만6천여 달러 상당의 총기와 탄약을 구입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 켄터키주 초등학교 재학생이 랩탑 컴퓨터를 통해 감정 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기간, 정신 건강과 관련한 어린이와 청소년 환자가 늘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클래리파이보건연구소(Clarifiy Health Institute)’가 최근 새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지난 2016년부터 2021년 기간 어린이, 그리고 청소년의 정신 건강 관련한 환자가 늘어났다는 내용입니다. 보고서는 이 시기, 1세부터 19세까지의 유아와 청소년의 의료보험 기록 2천만 건 이상을 확인해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는데요. 특히 2020년부터 2021년 사이, 그러니까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나타난 환자 증가율이 더 두드러졌습니다.

진행자) 정신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고 하면, 주로 어떤 증상을 얘기하는 거죠?

기자) 보고서는 9개의 증상을 나눠서 살펴봤습니다. 여기엔 우울 장애와 불안과 두려움 관련한 장애, 집착과 충동과 관련한 장애, 급식이나 섭식 장애, 자살이나 자해 시도, 신경 발달장애 등이 포함됩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증상 중 최소 1개 이상에서 장애가 있는 것으로 진단받을 경우 정신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그렇다면 팬데믹 기간, 이와 같은 정신 질환 관련 환자는 얼마나 많이 늘어난 건가요?

기자) 네, 2020년에서 2021년 사이를 살펴보면요. 지난 2020년에는 정신 질환 관련한 어린이, 청소년 입원 환자 등록 수가 환자 1천 명당 40명이었는데 2021년에는 거의 50명으로 늘었습니다. 정신 질환과 관련해 응급실을 찾은 어린이, 청소년 환자는 지난 2020년에는 환자 1천 명당 60명을 넘지 않았는데요. 2021년에는 70명에 가까워졌습니다.

진행자) 혹시 연령대별로 차이가 있는지요?

기자) 그런 양상을 보입니다. 일단, 남녀 모두 12세 이상의 청소년기에서 환자 수가 특히 많이 늘었습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연령대와 성별은 12세에서 15세 사이의 소녀였습니다. 이 연령대 소녀 중 정신 질환과 관련한 입원 등록 수는 지난 2020년 1천 명당 100명이었는데요. 2021년에는 125명가량으로 증가했습니다. 25%나 늘어난 겁니다. 16세에서 19세 사이의 여성이 그 뒤를 이었고요. 이어서 16세에서 19세 사이의 남성, 그리고 12세에서 15세의 소년이 각각 그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입원 환자 수 외에 응급실 방문 환자 수도 이와 비슷한가요?

기자) 네, 기본적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는 여성이 더 많습니다. 지난 2021년, 정신 관련한 질환으로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는 12세에서 15세 사이의 소녀가 1천 명당 150명을 넘기면서 가장 많았고요. 16세에서 19세 사이의 여성이 바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진행자) 정신 질환 관련한 환자 발생에 있어서 지역별로도 차이가 난다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뉴욕주와 펜실베이니아주 등 북동부 대서양 연안 지역에서 청소년 정신 질환 환자 수 증가가 두드러졌습니다. 지난 2016년에서 2021년 기간, 140% 가까이 늘었습니다.
메인주와 뉴햄프셔주 등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 역시 이 기간 어린이, 청소년 정신질환 환자가 100% 늘어났습니다. 반면, 노스다코타주와 미네소타주 등 미국 중서부 지역은 이 기간 청소년 정신 질환 환자 수 증가율이 30%가 채 되지 않아 미국 전역에서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진행자) 이번 보고서에 앞서 코로나 팬데믹 기간, 청소년의 자살률이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었죠?

기자) 맞습니다. ‘미국의학협회저널-소아과학’은 앞서 지난 4월, 코로나 팬데믹 기간 14개 주를 살펴본 결과 뉴저지와 조지아, 버지니아주 등 미국 내 5개 주에서 10세에서 19세 사이 청소년의 자살률이 증가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다시 청소년 건강에 관한 ‘클래리파이보건연구소’ 보고서로 돌아와서요. 연구소 측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혔습니까?

기자) 연구소의 장 드루인 설립자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정신 건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료 지도자들의 책임이 늘었다는 점을 이번 보고서가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정신 질환의 절반이 청소년기에 시작돼서 성인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연구소는 특히 모든 어린이를 상대로 한 정신·행동 건강 검진을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보험 가입 여부와 관계없이 질환 진단을 받은 어린이, 청소년이 적합하고 증거에 기반한 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