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캠핑장에서 피어나는 달콤함…'스모어(S'mores)' 이야기

미국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열린 제30회 '버닝 맨' 축제 현장에서 한 참가자가 불에 탄 조형물 잔해 열기로 구운 스모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미국 사회의 유행하는 트렌드와 일상 속 유행 키워드를 알아보는 ‘구석구석 USA’ 입니다. 김철한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주제인가요?

기자: 선선한 가을이 깊어가면서 미국에서 캠핑이나 야외 야유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오늘은 특히 캠핑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달콤한 디저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미국인들이 가을철 가족들과 함께 캠핑을 가거나 뒷마당에서 모닥불, 즉 캠프파이어를 할 때, 이 간식이 없다면 그 캠핑은 무효라고 선언할 정도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간식이 있습니다.

진행자: 어떤 간식일까요? 궁금한데요.

기자: 바로 스모어(S'mores)입니다. 이름의 유래가 재밌습니다. 영어로 “더 주세요(Some more)”라는 말을 아주 빠르게 발음하다가 굳어진 이름이라는 유래가 있습니다. 너무 맛있어서 아이들이 먹자마자 "엄마, 더 주세요!(Give me some more!)"라고 외친 데서 유래한 거죠. 만드는 법은 간단하지만, 칼로리는 무척 높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모닥불에 설탕, 물 그리고 젤라틴이 주성분인 폭신한 마시멜로를 꼬치에 끼워 노릇노릇하게 구운 다음, 바삭한 통밀 크래커(Graham Cracker) 사이에 얇은 초콜릿 한 조각과 함께 끼워서 샌드위치처럼 꾹 눌러 먹는 간식입니다. 뜨거운 마시멜로 열기에 초콜릿이 녹아내리면서 높은 당도의 달콤함을 선사합니다.

진행자: 아, 구운 마시멜로와 초콜릿의 조합이라니 맛이 없을 수가 없겠네요! 칼로리는 폭탄이겠지만 가을 밤바람 속 따뜻한 모닥불 앞에서 먹으면 정말 천국의 맛이겠습니다. 이 문화는 미국에서 언제부터 시작된 건가요?

기자: 그 역사가 무려 100년이 넘습니다. 조사를 해본 결과, 1927년 미국 걸스카우트 공식 핸드북에 스모어의 레시피가 문서로 기록돼 있습니다. 당시에는 지금의 'S'mores'가 아니라 ‘Some Mores’라는 이름으로 소개됐습니다. 다만 이것이 스모어가 1927년에 처음 만들어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정확히 누가 스모어를 처음 만든 건지는 밝혀졌습니까?

기자: 그 부분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1927년 걸스카우트 핸드북에 'Some Mores'라는 이름의 레시피가 실린 것은 확인되지만, 특정한 한 사람이 처음 만들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일부 역사 자료에서는 걸스카우트보다 다른 야외활동 단체나 캠프에서 먼저 만들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확인되는 기록만 놓고 보면, 걸스카우트가 스모어를 처음 만들었다기보다는 미국의 캠핑 문화 속에서 이미 존재하던 간식을 널리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진행자: 미국인들의 가족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간식이군요. 그런데 이 클래식한 스모어 문화가 최근 미국의 젊은 세대 사이에서 새로운 고급 트렌드로 변신하고 있다면서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뉴욕이나 로스앤젤레스 같은 미국의 대도시에 있는 유행하는 레스토랑이나 옥상 야외에 마련된 루프톱 바에 가면 미니 화로를 테이블 위에 서빙해 주는 일명 '고급 스모어 키트(Luxury S'mores Kit)'를 판매합니다. 한 세트당 30~50달러라는 제법 비싼 가격인데도 인기리에 판매가 되고 있다는데요. 유기농 마시멜로와 벨기에산 고급 다크 초콜릿, 수제 크래커를 제공하는 방식이죠. 젊은이들이 굳이 멀리 캠핑장에 가지 않더라도 도심 한가운데서 캠핑 감성을 즐기며 이를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영상으로 찍어 올리는 것이 요즘 유행입니다.

진행자: 요즘에는 스모어 맛을 낸 음료도 인기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에는 스모어의 맛을 커피나 다른 디저트에 접목해 출시하는 메뉴도 눈에 띕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벅스입니다. 스타벅스는 2026년 여름, 6년 만에 스모어 프라푸치노를 다시 출시했고, 여기에 스모어 콜드브루와 아이스 스모어 차이를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마시멜로의 풍미와 초콜릿, 그레이엄 크래커의 맛을 커피와 차에 결합한 제품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제 스모어는 캠프파이어에서 직접 구워 먹는 간식을 넘어, 음료나 다른 디저트로도 계속 변신하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기본적으로 마시멜로와 초콜릿, 그레이엄 크래커라는 친숙한 조합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제품으로 판매하는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스타벅스는 스모어 음료를 소개하면서 캠프파이어와 가족, 친구들과 함께했던 여름의 추억 같은 향수와 감정적인 경험을 하나의 맛으로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스모어가 단순한 간식을 넘어 미국인들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하나의 문화적 소재로 활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일반 유통업계나 대형 마트의 마케팅 경쟁도 대단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기자: 네, 가을철만 되면 미국 마트의 초콜릿과 마시멜로 매출이 평소보다 수십 퍼센트 급등합니다. 아예 대형 제과 기업들이 가을 한정판으로 '스모어 맛 시리얼', '스모어 맛 아이스크림'을 쏟아내죠. 실제로 스모어는 이미 캔디바나 아침식사용 제품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돼 왔습니다. 결국 스모어는 미국인들에게 과거의 따뜻한 향수와 현재의 트렌디한 낭만을 동시에 연결해 주는 가을철 문화 코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더 주세요!"라는 이름처럼 가을의 낭만을 한층 더 느끼게 해주는 달콤한 스모어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VOA 뉴스